방광암 치료 변화…면역항암제 '임핀지', 이젠 수술 전후 사용 가능

방광암 치료 영역서 면역항암제 최초로 수술 전후 보조요법 승인

2025-08-04     김경원 기자
사진 제공=한국아스트라제네카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가 방광암에서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치료 적응증을 확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면역항암제 최초로 방광암에서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적응증을 승인받은 것이어서 치료 방법이 제한적이었던 방광암의 치료옵션이 보다 늘어나게 된 것이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임핀지가 지난달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방광암 환자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허가받았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근육 침습성 방광암 환자의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임핀지와 시스플라틴, 젬시타빈 병용요법에 이어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임핀지를 단독으로 쓸 수 있게 됐다.

방광암은 60대 이상 환자가 85% 이상으로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한다. 환자의 약 20%가 근육 침습성 방광암으로 진단되는데, 근육 침습성 방광암은 종양이 방광 근육층을 침범한 상태로 근치적 방광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기존 표준치료는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과 근치적 방광 절제술이었으나, 치료 후에도 재발률이 높고 예후가 좋지 않아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근육 침습성 방광암 환자의 약 50%는 3년 이내에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적응증 확대는 근육 침습성 방광암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임핀지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NIAGARA 임상 3상 연구)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연구에서는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임핀지 및 항암화학요법(Gencitabine-Cisplatin)을 병용해 3주 간격으로 4주기 투여한 후, 수술 후 임핀지 단독요법을 4주 간격으로 8주기 투여한 그룹(실험군)과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항암화학요법(Gemcitabine-Cisplatin) 후 수술만 시행한 그룹(대조군)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임핀지 수술 전∙후 보조요법은 대조군 대비 주요 1차 평가변수 중 하나인 무사건 생존율을 개선했다. 2년 시점 무사건 생존율은 실험군에서 67.8%, 대조군에서 59.8%로, 임핀지 수술 전∙후 보조요법은 질병 진행, 재발, 수술 미시행 및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32% 감소시켰다.

임핀지 수술 전∙후 보조요법을 한 실험군의 무사건 생존기간은 중앙값에 아직 도달하지 않을 정도로 치료 성과가 좋은 상황이다. 반면 대조군의 무사건 생존기간 중앙값은 46.1개월에 그쳤다.

또한 전체 생존율에서도 임핀지 수술 전∙후 보조요법은 2년 시점의 사망 위험을 25%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시점에서 임핀지 수술 전∙후 보조요법군의 82.2%가 생존한 반면 대조군은 75.2%로 나타났다.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함에도 시험군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의 비율은 유사했으며, 면역 관련 이상반응은 임핀지 투여군에서 더 높은 발생률을 보였으나 기존에 확인된 안전성 프로파일과 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임핀지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근육 침습성 방광암 환자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우선 권고되고 있다. 또한 유럽종양학회(ESMO)는 항암제 임상적 가치 평가(MCBS) 체계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A등급으로 평가했다.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정병창 교수(대한비뇨기종양학회장)는 “근육 침습성 방광암은 기존 표준치료만으로는 재발률이 높아 환자의 생존율 개선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수술 전∙후 보조요법에 있어 면역항암제가 치료 옵션으로 새롭게 허가된 것은 임상 현장에서 매우 고무적인 변화"라고 짚었다.

이어 정 교수는 "임핀지 투여를 통해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수술 성공률을 높이고,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재발률을 낮춰 궁극적으로 국내 근육 침습성 방광암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