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골무형성증 환아, '성장 패턴' 달라…병 특이적 성장 패턴 관찰 중요

양산부산대병원 희귀질환센터 유전학클리닉 전종근 교수

2025-08-12     김경원 기자
유전자 이상으로 뼈성장에 장애가 초래되는 '연골무형성증'은 불균형한 저신장을 초래하는 수많은 희귀질환 중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히는 유전성희귀질환이다. 특히 연골무형성증을 앓는 아이들은 연골무형성증에 특이적인 성장 곡선을 활용해 성장 패턴을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 성장 패턴이 일반 아이들과 조금 다를 수 있는 까닭이다.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유전자 이상으로 뼈성장에 장애가 초래되는 '연골무형성증'은 불균형한 저신장을 초래하는 수많은 희귀질환 중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히는 유전성희귀질환이다. 특히 연골무형성증을 앓는 아이들은 연골무형성증에 특이적인 성장 곡선을 활용해 성장 패턴을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 성장 패턴이 일반 아이들과 조금 다를 수 있는 까닭이다.  

양산부산대병원 희귀질환센터 유전학클리닉 전종근 교수는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유튜브 채널 '엔젤스푼TV'에서 "연골무형성증 아이들은 성장 패턴을 잘 관찰하는 것이 되게 중요하다. 특히 아이들이 연령에 따라 키성장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보기 위해서는 연골무형성증에 특이적인 성장곡선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종근 교수는 "연골무형성증을 앓는 아이들은 일반 아이들의 성장 곡선과는 성장 패턴이 좀 다를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연골무형성증에 특이적인 성장곡선을 활용해) 성장 속도나 성장 패턴을 이해함으로써 아이들의 성장 속도가 정상으로 가고 있는지 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연골무형성증을 앓는 아이의 성장 패턴을 잘 파악하는 것은 아이들의 키를 예측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연골무형성증 환아의 성장 패턴과 함께 X-ray로 골연령을 측정하는 성장판 검사결과, 부모의 키 3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골무형성증 환아의 키 성장을 예측하고, 이 예측치를 약물치료, 수술치료의 효과를 판정하는데도 쓴다. 

사실 연골무형성증은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는 상황이다. 전 교수는 "연골무형성증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질환의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전통적인 방법들이 실제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신장과 관련해 사지연장술 같은 금속기구를 활용해 팔과 다리의 뼈 길이를 인공적으로 늘리는 수술을 받는 것도 이중 하나다.

전종근 교수는 "두개골의 협착으로 인해 뇌실 크기가 커지거나 수두증이 발생할 때는 두개감압술 같은 수술을 하거나 척추관의 협착이 있거나 오자형 다리 같은 골격계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골격의 변형을 예방·교정하는 수술을 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연골무형성증이 초래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여러 수술기법이 쓰이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키성장 관련해 약물치료도 이뤄진다. 현재 성장호르몬 치료가 주를 이루지만, 보소리타이드(제품명 복스조고)라는 신약도 지난해 12월 국내 허가돼 치료환경 변화가 예상된다. 또 연골무형성증은 잦은 중이염, 청력 감소, 수면무호흡 등 여러가지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임상과와의 협진을 통해 다각적인 방면으로 점검하고 모니터링을 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연골무형성증 환아들의 삶의 질을 위해서는 관절 통증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절 통증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관리'다. 전 교수는 "제일 중요한 것은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체중이 증가하면 관절에 부하가 많이 걸리기 때문에 적정한 체중을 잘 유지하는 게 (관절 통증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외에도 통증이 너무 심할 때는 일반적인 진통제와 같은 약물을 일시적으로 투여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통증으로 인해 보행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는 보행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보조기구를 하고, 특히 운동 같은 경우에는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는 물에서 할 수 있는 아쿠아로빅 같은 운동이나 수영 등을 강력하게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골무형성증을 앓는 아이들의 취약한 관절 부위를 강화하기 위해 추천되는 근력운동이 있다. 전종근 교수는 "연골무형성증을 앓는 아이들은 허벅지나 엉덩이 관절이 되게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좀 더 강화시키기 위해 '스쿼트 자세'나 엉덩이를 하늘 방향으로 들어올리게 되는 '브릿지 운동' 같은 근력운동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연골무형성증 환우에게 또 다른 이유로 중요하다. 전 교수는 "환아들의 팔다리가 짧고 몸통이 크기 때문에 동일 연령의 정상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동일 체중이라고 해도 체질량지수가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그 외에도 관절 통증이나 하지 골격계 이상으로 인해 보행 시 움직이는데 제한이 있을 수 있어 운동량이 일반 아이들에 비해 감소돼 있어 좀 더 비만률이 높게 보고되기도 한다"고 그 이유를 짚었다.

비만은 관절통증을 악화하고, 온갖 대사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위협 요인인데, 연골무형성증 환우들에게 나이가 들수록 비만은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전종근 교수는 "성인기로 가면서 좀 더 비만이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잘 관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며 "성인기에는 비만으로 인한 대사질환의 발생 빈도가 조금 높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고혈당으로 인한 당뇨병, 고지혈증에 대한 혈액학적 모니터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연골무형성증을 앓는 환우들은 골격계 변형이나 수면무호흡증, 심혈관계질환 등 각종 질환에 대한 관리도 필요하다. 전 교수는 "성인이 되면서 척추관협착증의 빈도가 높아지고 척추후만증 같은 골격계 변형이 시간이 가면서 점차 진행 양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모니터링도 필요하다"며 "또 수면무호흡증, 심혈관계질환 등도 꼼꼼히 챙겨야 된다"고 했다. 

임신과 출산 시에도 연골무형성증 환우들은 주의할 점이 있다. 우선 이 병은 FGFR3 유전자 점돌연변이가 원인인 까닭에, 임신 시 자녀에게 50%의 확률로 전달될 수 있어서 산전검사를 통해 아이가 이 병을 앓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연골무형성증 여성의 골반은 작기 때문에 출산 시에도 권유되는 출산법이 따로 있다.

전종관 교수는 "본인이 환자인 경우에는 자녀에게 연골무형성증이 발생할 확률이 50%이기 때문에, 반드시 산전 유전검사를 통해 양수나 융모막 검사를 통해 태아에서 이 병의 이환이 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또 임신 중에는 체중이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체중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출산과 관련해 전 교수는 "대개 연골무형성증 여성의 경우에는 골반이 상대적으로 작다. 그에 비해 태아의 머리는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출산 시 산모와 태아에게 많은 의학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출생하는 아이가 두개 내 출혈과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자연분만 보다는 제왕절개를 권유한다"고 설명했다.

제왕절개 수술을 할 때는 마취와 관련된 이슈도 있을 수 있다. 전종관 교수는 "연골무형성증 환자는 상기도가 좁아져 있고, (두개골의 협착으로 인해 뇌실 크기가 커지거나 수두증이 발생하는 등의) 두개골의 문제 때문에 반드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료진과 상의해 협진이 잘 이뤄진 상태에서 분만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