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사망 원인 부동의 1위 ‘폐암’…언제 발견하냐가 승패 갈라
폐암, 5년 생존율 40%…조기 발견 땐 80%, 정기검진이 최선
우리나라에서 ‘폐암’은 발생률 기준 전체 암 가운데 세 번째로 많다. 암 사망 원인으로 보면, 1위를 차지하는 치명적인 암이다. 국가암등록통계(2018~2022)에 따르면 폐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40.6%에 불과하다. 전이가 없는 조기 폐암은 5년 생존율은 79.8%에 이른다. 폐암의 조기 진단과 치료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이유다.
전체 폐암 환자 85% 비소세포…소세포폐암 진행 빠르고 예후 나빠
폐암은 폐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다. 발생 위치와 세포 형태에 따라 크게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나뉜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환자의 약 85%를 차지하고, 진행 속도가 비교적 느린 편이다.
이에 비해 ‘소세포폐암’은 성장과 전이가 매우 빠르고 예후가 나빠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폐암은 전체 암 발생률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사망 원인으로는 1위를 차지해 고위험군에서는 정기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통증 모르는 장기, 폐… 알았을 땐 이미 진행
폐암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다. 최근에는 흡연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비흡연자 폐암도 꾸준히 늘고 있다. 대한폐암학회 비흡연인 폐암 자료를 보면, 2024년 국내 폐암 환자의 약 36%는 비흡연자다. 특히 여성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실내외 공기오염이나 라돈, 간접 흡연, 직업적 노출, 가족력 등 환경·유전 요인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폐암은 초기 증상의 거의 없어 조용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폐암의 위험 요인으로 ‘자각 증상 부재’가 손에 꼽힌다. 폐암 증상 가운데 기침이나 가래 같은 증상은 감기·기관지염으로 오인되기 쉽다. 폐는 통증을 잘 느끼지 않는 장기여서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많은 환자가 증상이 나타난 뒤 뒤늦게 진단받는다. 이때는 치료 성과와 생존율이 크게 떨어진다.
암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는 호흡곤란과 기침·혈담, 체중감소 등이 나타난다. 흉통과 쌕쌕거림, 피로, 식욕감소, 연하곤란을 호소하기도 한다. 전이되면 두통(뇌 전이)과 뼈 통증(골 전이), 하지마비(척추 전이) 등 여러 증상이 동반된다. 대부분 초기 환자는 뚜렷한 증상 없이 건강검진이나 다른 검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정기검진의 중요성이 더 강조된다.
고위험군 증상 없어도 정기검진 필수
폐암 고위험군은 정기검진을 반드시 받는 것이 좋다. 흡연력 30갑년 이상, 55세 이상 중장년층, 가족력이 있거나 미세먼지, 조리 유해물질 과다 노출 등 환경 요인이 있다면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고위험군은 증상이 없더라도 저선량 흉부 CT를 통한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
폐암 진단은 보통 흉부 X-레이로 폐 이상 여부 확인으로 시작한다. 초기 병변은 잘 보이지 않아 저선량 흉부 CT로 정밀 진단한다. CT에서 폐 결절이 발견되면 조직 검사로 확진한다. 조직 검사 방법으로 경피적 폐생검과 기관지내시경, 기관지 내시경 끝에 초음파를 단 기관지내시경초음파(EBUS)를 활용해 폐 결절 및 림프절 전이까지 정밀하게 진단한다.
폐암은 발견 시점이 치료 결과를 좌우한다. 조기에 진단될수록 수술 가능성이 높아지고 완치율 또한 크게 향상된다. 수술이 어려운 진행성 폐암은 항암·면역·표적 치료가 핵심이다. 유전자 변이에 따라 표적치료제를 사용한다. 먹는 약으로 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도 적다. 특히 PD-L1 단백질이 높게 발현된 환자에게는 면역 치료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암은 치료가 끝나도 재발 위험이 존재한다. 수술 후에는 CT·혈액 검사 등을 통한 정기 추적 관리가 필요하다. 보통 3~6개월 간격으로 시작해 최소 5년 이상 이어진다. 폐 기능 회복과 체력 유지, 금연·영양 관리 등 생활 관리도 필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정미 교수는 “몸 상태를 잘 살피고 이상 징후를 놓치지 않는 것이 재발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요즘은 치료 기술이 발전으로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치료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며 “진료를 시작하는 용기, 그것이 치료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