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신장질환자, 치료해도 반응 없다?…유전성신장질환 의심해봐야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전준석 교수

2025-11-10     김경원 기자
젊은 나이에 신장질환을 얻게 된 사람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질환, 파브리병 같은 유전성신장질환인데 이같은 원인 질병을 모른 채 일반적인 신장질환 치료를 받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젊은 나이에 신장질환을 얻게 된 사람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질환, 파브리병 같은 유전성신장질환인데 이같은 원인 질병을 모른 채 일반적인 신장질환 치료를 받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전준석 교수는 대한신장학회 유튜브 채널 '내 신장이콩팥콩팥'에서 "이상하게 젊어서부터 신장이 빠르게 나빠지거나 낫지 않는 환자들이 있다. 이런 환자는 유전성신장질환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이런 만성신장병이나 말기신부전 환자에게 유전자검사를 진행했을 때 단일 유전자에 의한 신장질환, 즉 흔히 말하는 유전성신장질환이 약 10% 발견됐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환자의 일부는 유전성신장질을 갖고 있어서 신장이 점점 나빠짐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모르고 단지 약물에 의한 원인 혹은 고혈압에 의한 원인 등으로 추정하면서 일반적인 치료만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가족으로부터 물려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족 여러 사람이 신장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다른 부분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이 있거나 기존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유전성신장질환을 의심해볼 것"을 조언했다.       

유전성신장질환이 의심될 때는 우선 주치의와 상의하고, 자신의 병의 특성에 맞는 유전자검사를 해보는 것이 추천된다. 유전자검사를 통해 유전성신장질환이 진단되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전준석 교수는 "환자의 답답함을 덜 수 있고 진단을 추가적으로 하기 위한 여러 검사를 안 하게 될 수 있다. 또 유전자검사를 통해 진단되면 조금 더 예후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병이 나빠질지 안 나빠질지 모르는 애매모호한 상황보다 유전자 이상이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던가 점점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전자검사를 통해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질환, 파브리병 같은 유전성신장질환을 진단받게 되면 경우에 따라서 맞춤형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전 교수는 "최근에는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장질환 같은 경우에 신장에 물혹이 커지는 것을 줄여주고 신장이 나빠지는 것을 늦춰주는 약도 있고, 파브리병 같은 경우에는 효소가 부족한 것이기 때문에 효소를 보충해주는 치료가 있어서 효과만 있다면 질병이 진행하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맞춤치료제가 없다고 해도 정확한 진단만 받아두면 앞으로 치료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전준석 교수는 "유전자치료제나 맞춤치료제 등이 상용화되진 않았더라도 신약 임상시험이 있을 때 임상시험에 참여해서 약에 의해 어떤 효과를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전자검사를 통해 내가 유전자 이상이 진단되면 가족도 혜택을 볼 수 있다. 전 교수는 "유전자 이상은 내가 물려받고 내가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기 때문에 유전자 이상이 발견됐다면 (가족이) 조기부터 열심히 관리를 하거나 조기 진단을 통해 예후를 좋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