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 부족’ 여름만 문제 아냐…겨울에도 물 적게 마시면 ‘신장’에 치명적
느끼지 못할 뿐 추위·실내 난방 등으로 체내 수분 소모량 겨울도 多
우리 몸에 70% 정도는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분은 혈액과 심장‧신장‧간‧근육 등 주요 기관의 기능과 생리 활동 유지에 필수 요소다. 평소 땀과 호흡‧대소변을 통해 하루 1ℓ 이상의 수분이 손실되는 만큼 식음료를 통해 일정량의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균형이 무너진 상태가 ‘탈수’다.
보통 탈수를 여름철 문제로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겨울에도 탈수 위험은 상존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갈증 신호가 둔해져 물 섭취량이 자연스럽게 줄고, 실내 활동 증가와 운동량 감소도 수분 보충을 소홀하게 만든다.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면 체온 유지를 위해 호흡량이 늘어나면서 수분을 소모한다. 두꺼운 옷을 겹겹이 입으면 미세한 땀이 배출되지만 인지하기 어렵다. 난방으로 건조해진 실내 환경까지 더해지면 호흡기와 피부를 통한 수분 손실은 더 늘어난다. 겨울철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탈수가 진행되는 이유다.
탈수가 진행되면 혈액 속 수분이 줄어 혈액이 상대적으로 진해지고 점도가 높아진다. 혈액이 진해지면 혈관 안에서 흐르는 저항이 커져 혈압이 오를 수 있다. 높아진 혈압은 심장뿐만 아니라 신장에도 부담을 준다. 특히 고혈압 환자나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으면 신장에서 혈액을 걸러내는 능력이 떨어져 신장 손상이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감기 등으로 진통제(NSAIDs)를 복용하기도 한다. 수분이 부족하거나 신장 기능이 약한 상태에서 진통제를 복용하면 신장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 부담을 준다. 고령자나 고혈압약‧이뇨제 등을 복용하고 있으면 주치의 상담 후 복용해야 한다.
여기에 추운 날씨로 따뜻한 찌개류를 많이 찾게 되고, 김장 등으로 나트륨 섭취가 평소보다 증가하면 혈압이 올라가는 한편 과도한 염분 섭취가 신장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철 탈수 예방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갈증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하루 1~1.5ℓ 정도의 물을 조금씩 나눠 마시며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이나 알코올 섭취 시에는 탈수 방지를 위해 물을 함께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내 생활이 많은 만큼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운동으로 신체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염분 섭취를 조절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겨울철 신장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대동병원 인공신장센터 김민지(신장내과 전문의) 부장은 ”겨울철에는 나도 모르게 발생하는 탈수뿐 아니라, 혈압 상승과 진통제 사용, 고염 식습관 등이 맞물리며 신장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고령자나 신장 질환자는 수분 관리와 함께 혈압과 약물, 식습관 등을 잘 조절해 겨울철 신장 건강을 적극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