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CA의 간암 인사이트] 간암의 근치적 치료법 '간절제술'과 '간이식술'
고대구로병원 이식혈관외과 박평재 교수
간암은 2022년 기준 1위 폐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암이다. 수술해도 2년 재발률이 40% 이상일 정도로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예후가 좋지 못하다. 때문에 대한간암학회는 '간암 정복'이라는 미션 아래 2017년부터 2월 2일을 '간암의 날'로 제정하고 '간암 정기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코리아헬스로그는 간암 전문가들로 구성된 간암학회와 함께 <KLCA의 간암 인사이트>를 연재한다. 연재를 통해 전달되는 근거중심의 올바른 정보들이 간암을 정복하는데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편집자주>
간암은 일반적으로 간세포암을 중심으로 일컫는 간에서 발생한 악성 종양으로 전세계적으로도 발병률이 높지만 특히 한국에서 발생률도 높고 사망률도 높다. 국내 간암의 원인은 첫번째 칼럼([KLCA의 간암 인사이트] 간암에서의 '감시검사')에서도 언급됐듯 간경변증, 만성 B형 간염, 만성 C형 간염 등의 위험인자가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B형 간염이 간암 원인의 60% 가량을 차지한다. 간세포암의 다양한 치료 방법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수술적 치료로서 간절제술과 간이식은 간암의 근치적인 치료를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간절제술은 간암을 포함하여 간의 일부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단일 병변이면서 간경변이 없거나 간경변이 있더라도 잔여 간기능이 충분하다고 예측되는 경우에 가장 우선되는 치료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간암의 발생이 B형 간염을 포함하여 기저 간질환과 연관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간경변의 여부를 평가하는 것과 절제 후 간기능이 잘 유지될지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간절제의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간경변의 진행도를 평가하는 Child-Pugh 등급, 문맥압 항진증에 대한 평가로서 식도 정맥류, 비장 비대를 동반한 혈소판 감소증(100,000/mm3)이 있으며, 수술 후 잔여간기능검사로는 Indocyanine Green 15분 정체율(ICG-R15)을 시행하고 필요 시 간의 용적을 측정하여 절제 후 잔존 간용적(future liver remnant)이 전체 간의 비율이나 환자 체중 대비 크기를 파악하여 수술 후 간부전의 위험성을 평가한다.
간절제가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있어서 간절제술은 다른 치료에 비해 좋은 성적을 보이고 또한 절제를 통해 암의 조직을 얻어내어 암이 갖는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tumor biology)를 확인할 수 있어 향후 치료를 예측하는 경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간절제술은 과거에 비해 많은 기술적인 개발과 술기의 발달로, 위험 요소인 출혈과 수혈을 감소시켜 성공률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최근 들어 최소 침습 수술인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이 도입되어 수술 후 회복과 재원 기간 감소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 개최된 국제학술대회 ‘The liver week 2024’에서 발표된 바에 따르면 2008년에 비해 간암의 초치료로서 적극적으로 간절제술이 증가하고 있다, 복강경 수술의 경우에도 2008년 전체 간절제술의 10.6%에서 2022년에는 60.6%로 확대 적용되는 등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치료의 변화가 일고 있다.
간암 치료에 있어서 간이식은 간암을 포함하여 전체 간을 전부 절제하여 제거한 후 기증 받은 간의 일부 혹은 전부를 환자에게 새로 제공하여 치료하는 방법이다. 일반인이 생각하기에 간이식술은 간을 전부 제거하기에 암이 아무리 심해도 전부 제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겠으나 간이식 후에는 타 장기에 대한 거부반응을 억제하고자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여, 면역저하로 인한 암의 조기 재발의 위험도가 있기에 암의 재발 인자를 평가하여 엄격한 적응증에 따라 시행되어야만 암에 대한 치료 뿐만 아니라 간경변을 포함한 기저 간질환에 대한 치료가 이루어져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다.
간암의 간이식 적응증은 다양한 기관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하지만 전통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이탈리아 밀란 그룹에서 제시한 밀란 적응증이며, 단일 결절로 5cm 이하이거나 다발성인 경우 3개 이하면서 각 결절의 크기가 3cm 이하고 혈관 침범과 원격전이가 없는 경우로 정의된다. 이와 같은 적응증에 따라 간이식을 할 경우 초기 수술 관련 합병증, 감염 관련 합병증, 거부반응 등의 문제들만 적절히 관리되면 장기 생존율은 매우 높다.
간이식은 크게 생체 간이식과 뇌사자 간이식으로 구분되고 국내의 상황 상 생체 간이식의 경우 주로 8촌 이내의 가족으로부터 간의 일부를 기증받아 시행된다. 기증자의 경우 건강 상태에 대한 평가와 간의 질환 유무, 간의 크기/비율, 혈관, 담도 등의 해부학적 모양에 대한 평가를 통해 기증 가능 여부를 파악한다. 또한 기증자의 안전성이 담보돼야 진행을 할 수 있다.
국내 간기증 수술 결과는 전세계 최고로 사망률은 없으며 합병증 발생률도 낮다. 또한 최근에는 기증자 수술도 최소 침습 수술이 도입되어 젊은 기증자에게도 미용적인 부담을 최소화할 뿐 아니라 회복의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뇌사자 간이식의 경우 뇌사자 기증 비율이 적은데 비해 대기자가 매우 많아 간을 받을 수 있는 수혜자의 응급도 점수(MELD)가 매우 높게 형성되어 있다. 그로 인해 간암만으로 뇌사자간을 수혜받을 가능성이 매우 낮아 이에 대한 전문가 그룹에서 수혜 원칙에 대한 재평가 논의가 있었지만(2023년 국제 학술대회 the liver week 2023) 현재로서는 간암에 있어 간이식은 주로 생체에서 행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경동맥 화학색전술, 방사선 치료, 면역치료, 표적치료 등이 개발되면서 간절제술이나 간이식을 할 수 없는 진행성 간암에 있어서도 효과적인 치료가 이루어지면서 간암의 병기가 감소하여(down-staging) 간절제술이나 간이식을 수행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좋은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그리하여 다양한 병기의 간암에서 다학제적 관점에서 치료 계획을 수립하고 적절한 시기에 간절제술이나 간이식술을 적용하는 것이 환자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겠다.
박평재 교수는 고려대의료원에서 외과를 전공하고 서울아산병원의 간이식 및 간담도외과 임상강사를 거친후 현재 고대구로병원 이식혈관외과에서 간이식, 간암 다학제, 후복막 종양 등의 진료를 수행하고 있다. 대한간담췌외과학회, 대한이식학회, 대한간이식학회, 대한간학회 정회원으로 활동중이며, 대한간암학회 26기 정보이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