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성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은 최근 10년간 치료환경이 급변한 유전성희귀질환이다. 5번 염색체의 ‘SMN1 유전자’의 결손이나 돌연변이로 운동신경단백질 ‘SMN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전신 근육이 점차 약화, 위축되는 진행성근육병인 SMA는 대부분의 희귀질환처럼 치료제가 없는 병이었다. SMA 발병 시기 등에 따라 몸 안의 SMN 단백질 총량이 달라 환우마다 질병의 경과가 조금씩 달랐지만, 이런 까닭에 결과적으로 SMN 단백질 부족 탓에 근육의 힘이 약화돼 모든 SMA 환우가
4월 17일은 세계혈우연맹(WFH)이 지난 1989년 제정한 ‘세계 혈우인의 날’이다. 세계혈우연맹은 출혈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매년 슬로건을 정하고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의 슬로건은 ‘모든 이에게 공평한 기회: 모든 출혈질환에 대해 알기’로, 출혈성 질환이 있는 모든 사람이 치료받을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국내에서는 지난 1994년 혈우병 환자들의 어머니들이 만든 한마음회가 혈우병 관련 환자단체의 시초로 청년단체인 고리회를 거쳐 현재는 한국코헴회라는 이름으로 혈우병에 대한 사
두통은 아주 흔하게 우리 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래서 두통을 적극적 대처가 필요한 병으로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두통은 종류가 꽤 많고 양상도 굉장히 다양하며 사람마다 통증 역치마저 천차만별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두통이건 타이레놀 같은 진통제를 복용하고 한숨 자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이런 방법으로 해결되는 두통도 있지만 해결되지 않는 두통도 많은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통제 복용량을 계속 늘려가며 고통을 견디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두통 중에는 두통 자체가 병인 편두통, 군발두통 같은 난치성두통이 상당수 포함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 MS)은 뇌, 척수, 시신경 등 우리 몸 전체에 깔린 신경섬유 속살인 '축삭'을 둘러싼 피막 '수초'가 자가면역세포에 의해 손상되며 나타나는 희귀난치성질환이다. 겉질인 수초가 손상되면 축삭이 바깥에 노출되면서 신경섬유를 통한 신경계 정보 전달에 문제가 초래되는데, 수초 손상 부위가 어디이고 얼만큼 손상됐냐에 따라 다발성경화증 환우의 증상은 그야말로 천차만별로 나타난다. 특히 다발성경화증은 발병 뒤 치료를 지속해도 재발과 완화가 반복되는 특징을 보이는데, 재발할수록 기존 장애가 더 심해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은 우리 몸속 신경이 손상되면서 극심한 형태의 만성 '신경병성 통증'을 초래하는 원인불명의 희귀질환이다. 불에 타는 것 같거나 칼로 베이는 것 같거나 전기가 통하는 것 같은 극렬한 양상의 통증이 신경병성 통증인데, CRPS 환우는 어느 날 느닷없이 이같은 신경병성 통증이 찾아와 끔찍한 고통 속에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 CRPS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흔히 삐거나 수술받은 상처 부위에 극렬한 통증이 나타나며 시작된다. '손상 정도에
폼페병은 국내 진단과 치료 시스템이 모두 구축된, 몇 안 되는 유전성희귀질환이다. 당덩어리 '글리코겐'을 우리 몸의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는 '당'으로 분해하는 효소 'GAA(acid α-glucosidase)'가 부족하거나 결핍돼 근육세포 내 소기관(리소좀)에 글리코겐이 축적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근육 손상이 유발되는 '진행성 신경근육질환' 폼페병 환우가 조기 진단을 통해 빠르게 치료만 하면 큰 문제 없이 살 수 있는 것이다.문제는 폼페병 진단이 조기에 이뤄지기 힘든 현실이다. 폼페병은 4만~5만명 당 1명 꼴의 발생률을 보이는
한국인 10만명 당 15명 꼴의 유병률이 예견되는 '기면병'은 오해가 많은 희귀질환이다. 뇌에서 분비하는 각성호르몬인 히포크레틴이 부족해 초래되는 '뇌질환'이라는 인식이 낮은 것만이 다가 아니다. 갑자기 힘이 빠지며 쓰러지는 '탈력발작' 증상이 모든 기면병 환우에게 100% 나타나는 것이 아닌데도 이 증상이 없으면 기면병이 아니라는 오해가 만연하다. 기면병에서 탈력발작은 드라마 등 미디어를 통해 많이 알려진 것처럼 전신 근육에 힘이 빠지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더 흔하게는 턱이나 어깨, 무릎, 팔 등 일부 근육에만 힘이 빠지는
독일이나 말레이시아로 해외원정치료를 다니던 암 환자들이 의료인프라가 잘 갖춰진 국내에서 '동일한 암치료'를 받기 위해 한 뜻으로 뭉쳐서 차세대 항암신약이라 불리는 방사성의약품 루타테라의 도입부터 급여까지 꾸준히 목소리를 내 국내 새로운 암치료환경을 만든 '희귀암'이 있다. 바로 신경내분비종양이다. 신경내분비종양은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계' 세포에 생기는 희귀암이다. 대장부터 위, 소장, 맹장, 폐, 흉선, 췌장 등등 우리 몸에 내분비계 세포가 존재하는 모든 곳에 신경내분비종양이 생길 수 있으며, 국내에는 이 가운데 위장관계 신경
엘러스-단로스증후군(Ehlers Danlos Syndrome)은 우리 몸의 주요 구성성분인 '콜라겐'의 결함을 초래하는 유전성희귀질환이다. 인구 5,000명에서 1만명 당 한 명꼴로 발생하는 이 병은 관절, 피부, 혈관을 비롯해 위장관계, 호흡기계, 내분비계와 눈, 치아, 손발톱 등 인체 곳곳에 존재하는 단단한 섬유성 단백질인 콜라겐 부족 사태를 초래하기 때문에 각종 건강문제를 유발한다. 먼저 뼈와 뼈 사이를 잇는 '관절의 콜라겐 부족'은 기이할 만큼의 과유연한 관절 특성을 보이며 관절이 뼈에 단단히 붙어있지 않아 흔히 탈구를 초래
태어날 때부터 눈의 각막, 홍체, 수정체, 맥락막, 망막, 신경 등에 한 개 이상의 문제를 지니고 태어나는 아이들이 있다. 모두 선천성희귀안질환이라는 이름으로 묶이는데, 여기에는 선천성백내장, 선천성레베르흑암시, 가족성삼출성유리체망막병증(Familial Exudative Vitreo-Retinopathy, FEVR) 등 수많은 세부 선천성희귀안질환이 있다. 대부분의 선천성희귀안질환은 현재 치료법이 없다. 때문에 상당수 선천성희귀안질환 환우는 최대 교정시력 0.1 아래인 법적 실명 상태로 악화되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때론 선천성희귀
당원병은 고혈당 위험이 높은 당뇨병과 달리 저혈당 쇼크 위험이 높은 '대사장애질환'으로 10만명 당 1명에게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우리 몸은 음식 섭취를 통해 포도당이 유입되면 필요한만큼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쓰고 남은 포도당을 글리코겐 형태로 간과 근육 등에 저장해뒀다가 필요할 때 여러 효소의 도움을 통해 글리코겐을 다시 포도당으로 바꿔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당원병 환우는 이 체계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바꾸는데 쓰는 특정 효소의 결핍으로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바꾸지 못하는 상태에 놓인다
중증난치질환으로 분류되는 암 치료는 환자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가 정해주는 대로 치료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지금의 국내 암치료는 이같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기존 항암치료 옵션보다 효과가 높은 것으로 입증된 고가의 항암신약이 치료 옵션으로 새롭게 나왔을 때가 대표적인데, 이때는 현재의 건강보험체계에서 고가 항암신약에 대한 급여를 적용하지 않으면 대학병원 진료실에서 의사가 치료 옵션을 설명하고 환자가 가정 형편이나 사보험 약정에 따라 치료법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20세기 국민의 건강불평등 문제를 해결
폐동맥고혈압(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은 널리 알려진 고혈압과 아주 다른 경과를 보이는 희귀난치질환이다. 고혈압은 폐에서 산소 샤워를 마친 혈액이 심장에서 뿜어져 나올 때의 혈관 압력이 높을 때를 말한다. 폐동맥고혈압은 온몸에 산소를 나눠주고 이산화탄소를 싣고 심장으로 들어온 혈액이 산소 샤워를 위해 폐동맥으로 진입할 때의 압력이 높은 병이다.폐동맥 압력이 올라가 혈액이 계속 역류하면 심장이 부담이 심해져 급사 위험이 올라간다. 이 병은 대부분 심장에서 폐로 들어가는 혈관인 폐동맥이 좁아져 생기는데,
신경섬유종증은 NF1·NF2 유전자 이상에 의한 유전성희귀질환으로 얼굴·목·손·발 등 노출 부위 피부를 비롯해 몸 안 이곳저곳에 종양이 생기는 병이다. 신경섬유종증으로 인한 대부분의 종양은 양성종양이지만 약 2~5%는 악성종양으로 진행되는데, 악성종양일 때의 5년 생존율은 50% 미만으로 국내 70%를 넘어선 전체 암 5년 생존율보다 낮다. 신경섬유종증은 악성종양이 아닌 양성종양이라 할지라도 신체 어느 부위에 생겼는지에 따라 치명도가 다르다. 대표적으로 우리 몸의 컨트롤러인 '뇌', 단단한 척추의 보호를 받는 중추신경계 '척수신경'
난치성피부질환으로 알려진 건선은 엄밀히 말해 '자가면역질환'이다.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성척추염, 염증성장질환, 전신홍반성루푸스 등과 같이 건선도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과민 반응해 스스로를 공격하는 병인 것이다. 다만 건선은 면역세포가 우리 몸을 감싸고 있는 '피부'를 집중 공략하면서 각질이 과도하게 쌓여 피부가 비늘처럼 벗겨지는 인설이나 붉은색의 볼록한 반점이나 판, 농포 등으로 구성된 발진 등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부 어디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그런데도 건선은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달리 병변이 눈에 잘 보이는 피
머리부터 발끝까지 물고기 비늘 같이 마르고 딱딱한 피부를 특징으로 하는 희귀질환이 있다. 어린선(魚鱗癬, ichthyosis)이라는 병으로, 병명처럼 얇고 마르고 딱딱한 물고기 비늘 같은 인설이 어린선 환우의 전신 피부를 덮고 있다. 피부의 표면에 인설이 각질처럼 쌓이는 어린선은 대부분 유전자의 이상으로 생기지만, 림프종 등을 비롯한 여러 질환과 약물 복용 등과 연관돼 발생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주 희박한 확률이지만 누구에게든 어린선이라는 희귀질환이 생길 수 있는 셈이다. 어린선은 수십 종의 형태(아형)가 있다. 가장
흔히 루푸스라 불리는 '전신홍반루푸스'는 천의 얼굴을 지닌 희귀난치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 고장으로 면역에 간여하는 세포와 물질들이 피부, 신장, 근골격계, 혈액계, 면역계, 신경계, 심폐계 등 스스로의 몸을 공격하면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 면역 세포와 물질들이 어디를 어떻게 선별해 공격하느냐에 따라 증상이 천차만별인 까닭이다. 25년 전 루푸스 진단을 받은 루푸스를 이기는 사람들 협회 김진혜 회장(45)은 혈액 응고에 간여하는 혈액세포의 하나인 '혈소판'이 공격을 당하면서 '혈소판감소증'으로 발병했다
경증에도 대학병원부터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반해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유독 매달리는 환자들이 있다. 바로 아토피 환자들이다. “누가 그러는데 아토피에는 이게 최고래”라는 주변의 말 한마디가 환자와 보호자들의 간절함을 파고든 탓이다.아토피에 좋다는 말에 알로에, 노니 같은 식품을 먹기도 하고 목초액을 희석해 바르기도 하며, 디톡스를 통해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며 단식과 관장, 비타민C 메가도스 요법을 하기도 한다. 심지어 봉침이나 전위치료, PRP(자가 유래 혈소판 재생치료술) 등을 하는 환자들도 있다.중증아토피연합회(중아연)를 이
척수성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의 가장 심각한 형태인 1형 SMA 환우 강연수 씨(24세·여)는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21년 7월 19일 마지막으로 9차 스핀라자(성분명 뉴시너센) 투약을 받았다. 그때만 해도 그것이 마지막 스핀라자 투약일 것이라고 그녀는 생각조차 못했다. 스핀라자 투약을 시작한 2019년 9월 9일 이후 그녀의 상태는 꾸준히 호전됐기 때문이다. 상황이 바뀐 것은 그 다음달인 8월 4일 코로나19백신으로 화이자 백신을 2차 투약한 뒤였다. 백신 부작용으로 가만히 있는데도 가슴
과거 미지(未知)의 영역에 있었던 적지 않은 중추신경계질환들이 뇌과학의 발달로 차츰 기지(旣知)의 영역으로 넘어오면서 새로운 이름을 얻고, 진단과 치료법이 정립되는 요즘이다. 그 대표적인 중추신경계질환의 하나가 뇌와 척수, 시신경 등의 중추신경계를 침범해 하반신 마비나 시력상실, 대소변 장애 등을 초래하는 '시신경 척수염 범주질환'이다.시신경 척수염 범주질환은 '중추신경계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또 다른 중추신경계 자가면역질환인 다발성경화증의 한 형태로 분류됐으나 이 병에 특징적인 자가면역항체인 아쿠아포린4항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