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루타테라 최대 6회 횟수제한규제 철폐 요구
심평원 "급여 승인 그렇게 나 치료횟수 제한 풀어주기 어렵다" 답변
국내만 6회 치료횟수 제한…해외원정치료 중 사망하는 비극 계속돼
치료횟수 규제로 낯선 외국에 원정치료 떠나는 치료 현실 바뀌어야

"건강보험 급여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환자가 자비로 치료해도 좋으니 우리나라에서 치료받을 기회를 달라."  

이는 방사선의약품 루타테라에 대한 최대 6회 치료횟수 규제를 풀어달라는 신경내분비종양 환우들의 요구에 지난 15일 건강보험심사평원가원이 "건강보험 급여 승인이 그렇게 났기 때문에 치료횟수 제한을 풀어주기 어렵다"고 답한데 대한 신경내분비종양 환우들이 외치는 절규다. 

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는 21일 성명을 내고 국내 방사선의약품 루타테라에 대한 최대 6회 치료횟수 제한 규제로 아픈 몸을 이끌고 해외원정치료를 다녀야 하는 신경내분비종양 환우들의 치료 현실을 바꿔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지난 19일부터 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는 원주의 심평원 앞에서 1인 시위도 진행 중이다. 

지난 19일부터  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는 원주의 심평원 앞에서 루타테라에 대한 최대 6회 치료횟수 제한 규제로 아픈 몸을 이끌고 해외원정치료를 다녀야 하는 신경내분비종양 환우들의 치료 현실을 바꿔달라고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사진 제공=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지난 19일부터  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는 원주의 심평원 앞에서 루타테라에 대한 최대 6회 치료횟수 제한 규제로 아픈 몸을 이끌고 해외원정치료를 다녀야 하는 신경내분비종양 환우들의 치료 현실을 바꿔달라고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사진 제공=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는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은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신경내분비종양 항암약 루타테라의 최대 6회 치료횟수 제한이라는 비상식적인 규제를 당장 철폐해 4기 암으로 투병 중인 환자가 낯선 외국으로 해외 원정치료를 가지 않고,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의사에게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신속하게 제도를 개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4기 신경내분비종양 환자의 마지막 단계 치료제인 루타테라는 2020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계기로 많은 신경내분비종양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삶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크게 도움을 주고 있는 약이다. 또한 다른 항암제에 비해 치료 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어 환자들 사이에 선호도가 높은 치료제다.

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는 "그런데 루타테라는 우리나라에서 치명적 단점이 있다"며 "그것은 바로 건강보험 급여 4회와 자부담 100%인 허가초과사용 2회를 포함해 최대 6회까지만 허용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암세포가 루타테라 6회 치료만으로 없어진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런 까닭에 신경내분비종양 환우들이 우리나라에서 루타테라 치료를 할 수 있음에도 치료횟수 규제로 말레이시아, 인도, 독일, 미국 등으로 해외원정치료로 내몰리고 있다.   

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는 "루타테라 치료가 당장 필요하다는 담당 의사의 소견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처방을 가로막고 있어서 하는 수 없이 7~14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말레이시아, 인도, 독일 등으로 가서 의사소통도 어려운 낯선 의료인에게 치료를 받고 곧바로 다시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되돌아온다"며 그들이 처한 현실을 말했다.

신경내분비종양 환자가 해외원정치료 길에 올랐다가 살아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일도 계속 일어나고 있다.

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는 "작년에는 신경내분비종양 환우회를 이끌던 대표가 해외원정치료길에 올랐다가 영영 우리의 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다. 정부의 규제에 막혀있는 한 해외원정치료를 떠나는 환자에게 이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정부는 자국민에게 이런 비극적인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당장 루타테라 6회 치료 제한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26일 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는 루타테라 약의 치료횟수 제한 철폐를 호소하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을 올려 5만2,070명의 국민의 동의를 얻었고, 국민신문고를 통해 민원을 제기하는 등 끊임없이 정부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지난 15일 심평원은 건강보험 급여 승인이 그렇게 났기 때문에 치료횟수 제한을 풀어주기 어렵다며 환우들과 국민들의 눈 높이에서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을 보내온 상황이다.

정부가 루타테라 급여 치료횟수를 4회로 규정한 것에 대해 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는 "약값이 비싸니 이해를 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환자가 100% 부담하는 허가초과 횟수가 2회에 그친 이유에 대해 심평원이 내놓은 "추가 치료에 따른 환자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것이 이유일 것"이라는 답변은 "너무나 초라하다"고 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는 논평했다.  

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는 "다른 국가는 자국민 건강 따위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제약회사의 이윤을 위해서 치료횟수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말인가"라며 "6회보다 더 많은 치료횟수로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는 보고서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강변했다. 

이어 "루타테라는 현재 세계 40개국에서 승인해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는 치료횟수 제한을 두지 않는다. 환자가 원하고 의사가 사전 검사를 해서 환자의 건강상태가 치료조건에 맞으면 루타테라 치료의 기회가 주어진다. 그 어떤 나라에서도 횟수를 제한해 자국 국민인 환자의 치료받을 기회와 생명을 연장해 조금이라도 더 살아갈 기회를 박탈하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지금도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이 하루라도 더 살아보고자 하는 희망으로 비행기를 타고 고국을 떠나는 하는 현실을 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는 재차 언급하며, 이같은 암치료 현실을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는 "우리나라에서 치료를 해주지 않으니 억울하고 분하고 서럽지만 커지고 있는 종양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다른 선택이 없다"며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는 의료강국, 의료선진국이라고 평가되는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으나, 현실을 조금이라도 더 생명을 연장하려고 우리나라 의료서비스보다 더 열악한 나라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는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고,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근거도 명확하지 않은 루타테라 치료횟수 제한 규제를 당장 폐지하고, 해외원정치료를 권장하는 비상식적인 규제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의료강국으로 평가되는 대한민국 국격을 더 이상 훼손하지 말며, 희귀암 환자에게도 평등하게 치료받을 기회와 권리를 보장하라"며 "대한민국의 국민이 낯선 나라에 가서 치료를 구걸하는 참담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국민의 인권을 보호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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