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기술사업화 오픈 세미나로 본 국내 정밀의학 기술
희귀질환 DMD·CMT 국산 치료제, 내년 임상 2상 돌입
'국산 첫 카티치료제', DLBCL 환자에게 임상 2상 진행
'전이성 대장암' 항체 발굴 성공…'타깃 신약' 개발 연구
NK면역세포치료제 핵심 기술 'NK세포 증폭기술' 개발

미충족 의료수요가 큰 암·희귀질환을 타깃한 국내 정밀의료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지난 2일 열린 '삼성서울병원 2022 기술사업화 오픈 세미나'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연구진 주도로 개발·연구 중인 정밀의료 기술들이 소개돼 그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 

암·희귀질환 극복 기술의 핵심인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검사는 '유전체 분석 전과정'이 삼성서울병원 주도로 개발된 국산 기술을 통해 현재 이뤄지고 있었다. 유전체 분석 전과정에 대한 서비스는 삼성서울병원 창업프로그램으로 설립된 지니너스만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제공 가능한 상황이다.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에서 현재 이 기술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니너스 박웅양 대표(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장)에 따르면,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지니너스는 싱글셀(단일세포) 수준에서 전체 유전자 특성을 분석할 수 있는 '싱글셀 분석 기술'을 개발해 현재 신약 개발과 암백신 개발로까지 나아갔다. 

지니너스의 유전체 기반 빅데이터와 싱글셀 분석 기술을 통해 신약과 암백신 개발에 유의미한 표지자(마커)를 발굴하고, AI(인공지능) 기반의 질병 예후예측 표지자를 발굴 중이라는 것이 박웅양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지니너스는 희귀난치성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파로스아이바이오와 혁신신약 개발 중에 있으며, 레나임과 mRNA 기반 췌장암 면역항암백신을 공동 개발 중이다. 또 비소세포폐암 예후예측 마커 발굴도 진행 중에 있다. 

희귀난치성질환인 듀센 근디스트로피(DMD)·샤르코-마리-투스 병(CMT) 국산 차세대 줄기세포치료제도 현재 개발 중이다.

삼성서울병원 창업프로그램으로 이엔셀을 세운 장종욱 대표(삼성서울병원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 교수)는 기존 세포치료제에 비해 고수율 생산기술을 통해 저비용으로 생산 가능한 고효능 차세대 줄기세포치료제 EN001의 DMD와 CMT 치료 분야 성과에 대해 이날 발표했다. 

장종욱 대표는 "비임상연구를 통해 듀센 근디스트로피 마우스 모델에서 EN001의 근육 섬유화 억제, 근육 재생, 세포사멸 억제, 혈액 내 근육효소 감소, 운동능력 증가와, 샤르코-마리-투스 병 마우스 모델에서 EN001의 신경수초 재생 촉진, 신경전도 증가, 운동능력 증가 효과를 확인했다"며 "EN001 독성 실험에서도 단회 및 반복 투여를 통해서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엔셀은 DMD에서 EN001의 임상 1상을 곧 완료하고 내년 초 임상 2상에 진입해 2025년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아 시판에 나설 계획이다. 또 CMT에서는 내년 중순까지 EN001의 임상 1상을 끝내고 바로 임상 2상에 진입해 2025년 조건부 품목허가를 획득할 방침이다. 

국산 첫 카티(CAR-T) 치료제의 개발 상황도 이날 발표됐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석진 교수(연구전략실장)는 '삼성서울병원 최신 CAR-T 임상연구 사례'로 이날 큐로셀이 개발 중인 재발성, 불응성미만성 거대 B 세포 림프종(DLBCL) CAR-T 치료제 안발셀(anbal-cel)의 임상 1상 결과와 현재 임상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지난 2021년 4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진행된 안발셀 임상 1상 결과, DLBCL 환자 11명 중 9명(82%)의 환자가 완전관해(CR)에 도달했다. 김석진 교수는 "카티 부작용인 사이토카인릴리즈신드롬(사이트카인 폭풍)이나 신경학적 부작용도 병원에서 관리 가능한 상태로 안발셀의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안발셀은 현재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국립암센터, 부산대병원에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김 교수는 "현재 30명이 조금 안 되게 투약을 완료했다"며 "내년 초면 100례의 임상 사례가 쌓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새로운 전이성 대장암 치료제 개발 상황과 NK면역세포치료제 핵심 기술인 'NK세포 활성·증폭 기술' 개발 상황도 공유됐다.

삼성서울병원 대장항문외과 조용범 교수(약물반응연구센터장)는 2차 표적항암제 치료 뒤 가용할 항암제가 없는 MSS(현미부수체안정형) 전이성 대장암 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이 될 수 있는 정밀치료 기술을 소개했다. 

조용범 교수는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게 CCL7 발현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CCL7이 대장암 뿐만 아니라 신장암, 위암에서도 발현이 높은 사실을 알게 됐다"며 "CCL7은 종양미세환경 형성에 관여하며 종양의 침습과 전이를 촉진한다"고 논문을 통해 입증한 사실을 설명했다. 

이어 조 교수는 "CCL7은 간전이를 억제할 수 있는 잠재적 치료 타깃이며 대장암 간 전이 진단과 치료 물질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며 "현재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지원으로 CCL7을 억제할 수 있는 항체 개발 연구가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조덕 교수는 이날 증폭이 어렵고 장기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던 NK세포를 활성화하고 증폭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 출원을 한 사실을 발표했다.

이 기술을 통해 35일만에 NK세포를 1만8,000배 증폭할 수 있다. 또한, 이 기술을 통해 개발된 NK세포는 90일 이상까지 생존 가능한 것을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

조덕 교수는 "NK세포 치료제 연구·개발은 뚜렷한 치료효과를 낼 수 있는 정확한 질환 선정이 중요하며 병합요법 등 임상시험 디자인을 잘 해야 한다"며 "병원연구자와 공동 연구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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