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부재 속 담관암 등 치료목적 사용만 80여건
얀센이 요로상피암 치료에 최초(first in class) FGFR 억제제로 개발한 '발베사(성분명 얼다피티닙, 개발명 JNJ-42756493)'가 국내에 치료 옵션이 부재한 다양한 FGFR 변형(FGFR alterations) 고형암에서 대체 약제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인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13일 현재까지 '발베사'의 국내 치료목적 사용승인 건수는 총 82건이다.
발베사는 작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FGFR2 또는 FGFR3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로서, 백금 기반 화학요법제를 포함하여 최소 한 가지 이상 화학요법제 치료 중 또는 이후에 질병이 진행되었거나, 백금 기반 화학요법제를 포함한 수술 전 보조요법(neoadjuvant) 또는 수술 후 보조요법(adjuvant) 치료 12개월 이내에 질병이 진행된 환자 치료'에 허가 받았다.
미국에서 발베사가 2019년 4월 허가 받은 것을 감안하면 3년 반이 지나서야 국내에 도입된 것이다. 하지만 발베사는 치료목적 사용승인제도를 통해 이미 2020년 중반부터 국내에서 사용돼 왔다.
절반에 가까운 경우는 본래 적응증인 요로상피암 치료에 쓰였지만, 절반이 넘는 사례는 본래 적응증과 관련 없는 다양한 고형암에서 사용됐다.
허가사항 외 발베사가 가장 많이 사용된 암종은 근래 'FGFR(섬유아세포성장인자수용체)'이 치료 표적으로 인정된 간담췌 암종(담도암, 담관암, 췌장암 등)이었다.
2020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글로벌에서는 간담췌 암종 분야에 다양한 FGFR 억제제들이 속속 개발됐지만, 그 중 국내에서 허가된 약제는 전무했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0년 4월 'FGFR2 재배열이 있는 담관암' 치료에 '페미가티닙(상품명 페마자이레)'을 승인했으며, 이후 2021년 5월과 2022년 9월 '인피그라티닙(상품명 트루셀틱)'과 '푸티바티닙(상품명 리고비)'을 승인했다.
현재 간담췌 암종 치료 가이드라인은 절제불가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단계에서 1차 표준요법에 실패한 환자라면 분자유전학적 프로파일링을 통한 표적치료를 권고하고 있으며, 그 중 치료제가 개발돼 있는 'FGFR2 융합 및 재배열'을 필수적인 바이오마커로 제시하고 있다.
발베사가 국내에서 간담췌 암종의 대체 약제로 사용될 수 있었던 것도 'FGFR2 융합 및 재배열'이 치료 표적으로 자리잡은 까닭이다. 특히, 얀센이 아시아에서 진행한 2상 임상시험은 국내 의료진이 타 암종에서 발베사의 효과를 예측하는데 한몫했다.
비소세포폐암, 요로상피암, 식도암, 담관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발베사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소규모 단일군 임상시험에 한국이 포함되며, 타 암종에서의 치료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당시 발베사는 FGFR2 융합 및 재배열을 가진 10명의 담관암 환자에서 부분반응 6명, 안전병변 4명으로 100%의 질병조절률(Disease Control Rate; DCR)을 보여주며, 치료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간담췌 암종에서 발베사의 사용은 현재진행형이다. 작년 11월 식약처 허가 이후에도 3명의 담관암, 담도암 환자에서 발베사가 사용됐으며, 이는 페미가티닙이 국내 도입되는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독은 작년 4월 인사이트(Incyte)社와 페미가티닙의 국내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올 4월 도입을 발표한 바 있다. 인피그라티닙과 푸티바티닙 역시 현재 국내에서 2상 및 3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나, 향후 국내 도입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