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의학원 오세종·최재용 박사 연구팀이 생애 초기에 받은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전달물질의 변화 양상을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생애 초기 스트레스는 성인이 되기 전 학대, 폭력, 따돌림 등 다양한 심리적 외상을 반복적이고 복합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것으로 성장하면서 인격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생애 초기 스트레스 관련 뇌 연구는 유전자 발현 변화 등의 분자생물학적 연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뇌에서 일어나는 기능적 변화에 대한 연구는 미미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생애 초기에 모성분리 스트레스 및 모성분리·보정 스트레스를 받은 암수 실험쥐를 대상으로 글루타메이트, 가바, 세로토닌 등 각각의 신경전달물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방사성의약품을 주사하고 PET 영상으로 방사성의약품 흡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모성분리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 생후 2일부터 하루 4시간씩 12일간 어미 쥐로부터 분리된 쥐들은 방사성의약품 흡수율이 정상쥐와 비교해 흥분을 조절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는 암컷 19∼27%·수컷 7∼12%, 학습과 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는 암컷 11∼16%·수컷 7∼15%,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은 암컷 19∼28%·수컷 7∼11%로 나타났다.
또한 모성분리 스트레스와 보정 스트레스를 모두 받은 경우, 어미 쥐와 분리돼 생후 20일 된 쥐를 하루 4시간씩 6일간 아크릴 케이지에 움직일 수 없도록 보정한 후 방사성의약품 흡수율을 정상쥐와 비교했을 때 가바는 암컷 31∼38%·수컷 31∼37%, 글루타메이트는 암컷 24∼29%·수컷 13∼22%, 세로토닌은 암컷 27∼35%·수컷 11∼19%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정상쥐에 비해 스트레스를 받은 쥐는 가바·글루타메이트·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의 손상이 컸으며, 모성분리 스트레스만 받았을 때 보다 모성분리와 보정 스트레스를 모두 받았을 때 신경전달물질의 방사성의약품 흡수율이 더 낮아 스트레스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신경전달물질의 손상도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성별 비교에서는 암컷 쥐가 수컷 쥐에 비해 학습과 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글루타메이트 및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의 방사성의약품 흡수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 암컷 쥐가 스트레스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스트레스가 뇌에 미치는 생애주기별 추적연구 및 다양한 표적 치료제에 대한 성별 효능 평가를 이어갈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원하는 ‘뇌질환 극복 방사선의학 선도기술개발 사업’과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의학분야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Psychiatry‘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