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오히려 졸려하고 우울감‧집중력 떨어져…진료 받아야
‘과다수면장애’는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시간 동안 밤에 잠을 자도 낮에 졸린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국제 수면장애 분류지침은 과다수면장애에 여러 질환을 포함한다. 그 가운데 ‘기면병’이 첫 손에 꼽힌다.
기면병은 저항할 수 없는 정도로 심한 낮 시간 졸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증상을 특징으로 한다. 여기에 잠이 들거나 잠에서 깰 때 환각이 느껴지거나, 낮에 졸린데도 밤에는 잠을 잘 취하지 못하고, 가위에 자주 눌리는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기면병에서 대표 증상은 더 있다. 탈력발작이다. 낮 시간 활동 중 몸의 일부나 전체에서 갑자기 힘이 빠지는 증상을 보인다. 탈력 발작은 주로 감정 변화와 결부돼 근육의 긴장이 갑자기 소실돼 쓰러지는 것을 말한다. 기면병은 탈력발작 유무에 따라 1형과 2형으로 구분한다.
과대수면을 유발하는 질환에 ‘특발과다수면’도 있다. 깨우지 않으면 10시간 또는 그 이상을 잘 만큼 야간 수면이 긴 것이 특징이다. 특발과다수면에 탈력발작은 없고, 술에 취한 사람처럼 아침에 일어날 때 잠에서 깨기 어려운 수면관성 증상을 보인다.
과다수면이 의심되면 설문검사와 면담을 통해 우울‧불안이나 주간 졸림증 정도를 먼저 평가하고, 1박 2일에 걸쳐 야간수면다원검사와 다중수면잠복기검사를 시행한다. 야간수면다원검사에서 수면무호흡증 등 주간졸림증을 유발하는 수면장애 여부를 확인하고, 다중수면잠복기 검사는 다음 날 낮동안 시행해 평균 수면잠복기와 렘수면잠복기를 측정해 과다수면장애를 확진한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로 나눈다. 약물치료로는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활성화시켜 각성을 유지시키는 모다피닐‧아르모다피닐과 같은 약물을 사용한다. 최근 히스타민 수용체에 작용해 주간졸림증과 탈력발작을 호전시키는 피톨리산트라는 약물이 국내에 도입돼 과다수면장애 치료에 약물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비약물 치료에는 생활습관‧행동 교정이 있다. 규칙적인 수면 습관과 운동, 건강한 식이, 수면위생, 필요시 규칙적인 낮잠을 자는 것 등이다.
과다수면장애는 대부분 사춘기 이후부터 초기 성인 사이에 많이 생긴다. 이 시기에 발생하는 다른 병이나 신체 상태와 혼동하기 쉽다. 청소년기는 아동기에 비해 자고 일어나는 시간이 뒤로 밀리는 수면위상지연 현상이 일어나 밤에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늦게까지 공부하는 경우도 있어 수면부족도 생긴다.
청소년기 과다수면장애의 영향은 수면과 관련된 영역에 그치지 않는다. 병원을 찾은 청소년들은 과다수면 증상을 직접 호소하기 보다 우울감‧과민함 등 기분 변화나 주의집중력 장애로 학업의 어려움과 피로‧불면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준 교수는 “과다수면장애가 있으면 낮시간에 졸리고, 피곤‧무기력‧예민해지며, 공부할 때 집중이 잘 되지 않고, 밤에는 잠이 잘 오지 않는다고 호소한다”며 “과다수면장애가 의심되면 수면의학 전문의와 상의해 올바른 검사 방법과 치료에 대해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