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더위에 불청객 오존 비상…어린이‧노약자 외출 자제해야
이른 더위에 여름 불청객인 ‘오존 농도’가 벌써부터 예사롭지 않다. 기상청 기상전망을 보면, 올여름 더위가 예년보다 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오존 농도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 건강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최근 한낮 기온은 25~30℃를 오르내리면서 5월 들어서만 75차례나 ‘오존주의보’가 전국적으로 발령됐다. 수도권 기준 연평균 오존주의보 발령 현황은 2021년 33일 158회로 발령 일수와 횟수 모두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오존 농도가 높아지는 주요 원인은 대기 오염이다.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에서 배출되는 매연, 스프레이나 냉동기 등에 사용되는 프레온가스, 농약 등 지상에서 방출된 오염물질이 대기 중에 오존을 생성한다.
오존은 대기 성층권에 생기면 자외선을 흡수해 생명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적당량이 존재할 때는 살균‧탈취 작용으로 이롭게 사용된다. 하지만 지표로부터 10㎞ 이내 대류권에서 발생하면 인체에 해롭다. 강력한 산화력이 있기 때문이다. 오존 농도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호흡기나 안구 질환을 악화시키고, 태아 발달 장애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
오존 농도가 높아지면 불쾌감과 기침‧두통‧피로감이나 호흡곤란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일상생활에서 오존 영향을 쉽게 느낄 수 있는 경우가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복사작업 할 때를 들 수 있다. 오존 농도가 높아지면서 목이 칼칼하고, 눈이 따가워지고 가슴이 답답해지고 머리가 무거워지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오존은 호흡기 점막을 자극해 심하면 염증을 일으켜 호흡기능을 떨어뜨리고, 기관지천식과 만성기관지염 증상을 악화시키는 한편 농도가 높아지면 신경계통에도 해를 끼친다. 1~2시간 동안이라도 고농도 오존을 흡입하면 이후 정상을 되찾는 데는 여러 날이 걸린다.
오존의 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0.1~0.3ppm에서 1시간만 노출돼도 호흡기 자극 증상과 함께 기침, 눈 자극 증상이 나타난다. 0.3~0.5ppm에서 2시간 노출되면 운동 중 폐기능이 떨어지고, 0.5ppm 이상에서 6시간 노출되면 마른기침과 흉부 불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오존 독성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식물에도 영향을 끼친다. 식물이 오존에 오염되면 잎이 변색되고 잎 전체에 작은 반점이 나타난다. 또 생태계 측면에서 광합성 기능이 저하되고, 영양 섭취가 떨어져 성장에 지장을 받는다.
실내에서는 실외에 비해 오존량이 30~50%가량 감소한다. 따라서 오존주의보가 내려지면 가능한 실내에 있는 것이 최선이다. 자동차 사용은 줄이고, 노약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교에는 체육활동을 중지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의정부을지대병원 호흡기내과 강효재 교수는 “오존은 미세먼지와 달리 기체 상태라서 마스크로도 걸러지지 않는다”며 “건강한 사람도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오존이 폐 깊숙이 침투해 매우 해롭고, 호흡기나 심장질환자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존은 피부에도 자극을 준다. 그래서 오존주의보가 있는 날에는 수분 공급에 신경을 쓰는 게 좋다. 하루 1ℓ의 물은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 노폐물을 배출하고, 피부에 오존성분이 쌓이지 않게 해준다.
오존 농도가 높아지는 것은 자외선이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피부 노화가 빨리 진행되고 각질이 두꺼워지면서 색소가 증가한다. 오존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가 얼룩덜룩하고, 칙칙해 보이는 현상을 보인다. 기미와 주근깨도 많이 생긴다. 어쩔 수 없이 외출할 때는 긴팔과 긴바지를 입어 오존이 피부에 닿는 것을 줄이고, 귀가해서는 오존에 노출된 피부를 깨끗이 씻어주는 게 좋다.
의정부을지대병원 피부과 한별 교수는 “강한 산화력을 지닌 오존은 피부의 비타민E‧C를 고갈시키고, 피부 표면의 지방을 산화시켜 보호기능을 떨어트리며 피부염을 일으킨다”며 “외출 후에는 반드시 이중 세안으로 묻어있을 수 있는 오존을 꼼꼼히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