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따갑고 머리 아프고…레지오넬라증, 폐렴 악화 시 치사율 39%
장마 끝나고 본격 무더위가 시작됐다. 한낮은 찜통 더위고, 스콜 같은 소나기가 퍼붓는 아열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카페나 영화관 등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고온다습한 날씨에 에어컨 가동을 최대로 올린다. 이때 실내외 온도 차가 5~8℃를 넘어가면 주의해야 한다. 바로 ‘냉방병’으로도 불리는 ‘여름감기’ 때문이다.
감기는 바이러스로 호흡기에 염증이 생긴 상태다. 보통 여름 감기는 목감기로 많이 생긴다. 이번 여름처럼 폭우와 폭염이 반복돼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과도한 냉방에 노출되면 감기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실내‧외 온도 차가 5~8℃ 이상 벌어지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기 쉽다. 에어컨 등 냉방 기구에 장시간 노출돼 주변 환경과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기 쉽고, 먼지‧바이러스 등 외부 물질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여름감기 방치하면…중이염‧비염‧폐렴 합병증까지
초기에는 목이 건조하고 가벼운 기침 증상이 나타난다. 심해지면 침을 삼키거나 음식을 넘기기 힘들고 두통‧발열‧오한이 생기고, 입맛이 떨어지는 식욕부진 증상이 함께 온다. 결막염이나 설사가 나타나기도 한다. 목감기가 심해지면 쉰 목소리가 나거나 귀밑 부분에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목감기는 흔하다. 하지만, 원인 바이러스나 세균 종류가 많아 백신 개발이 어렵다. 원인 병원균을 없애는 치료보다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치료가 대부분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고령자‧영유아와 이식 수술을 받은 면역저하자 등은 기침 정도의 목감기 증상이 중이염과 비염‧폐렴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레지오넬라증’이 폐렴으로 가면 치사율 39%
레지오넬라증은 몸살감기와 비슷해 진료를 미뤘다가 폐렴으로 진행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레지오넬라균은 대형건물 냉방 설비용 냉각탑 수조에 서식하고 있다가 에어컨을 가동하면 건물 전체로 퍼져나가는 박테리아다. 면역력이 떨어져 있으면 치명적일 수 있다.
레지오넬라증은 폐렴으로 진행되면 치사율이 39%에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다. 두통‧근육통과 함께 오한‧발열‧복통‧설사 증세가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여름감기를 예방하려면 손과 구강을 청결히 하고, 에어컨 실내외 온도 차를 5℃ 이내로 맞추고 자주 환기해야 한다. 에어컨 필터 청소도 1~2주에 한 번씩 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천웅 교수는 “여름감기와 함께 복통‧설사가 함께 나타나면 탈수 증세가 올 수 있어 미지근한 물을 많이 자주 마셔야 한다”며 “하지만, 차가운 음료와 아이스크림은 감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고, 밀폐된 노래방에서 높은음의 노래를 부르는 등 목에 무리를 주는 것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