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병원 조금준 교수에게 듣는 ‘임신 전 검사’가 중요한 이유

계획 임신을 위한 임신 전 검사에 대한 관심이 최근 높아지고 있다.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도 있고, 만혼과 출산 연령대가 높아진 것이 중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손에 꼽힌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임신 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검사를 통해 위험인자에 대한 노출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에게 임신 전 검사의 중요성에 대해 자세하게 들었다.

Q1. 임신 전 검사가 중요한 이유는?

임신 전 검사는 계획 임신의 첫걸음이다. 임신 전 검사 후 계획 임신을 하면 배아가 발생하고 발달하는 시기인 임신 초기에 약물이나 위해 환경에 노출되는 위험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검사를 통해 모르고 있었던 기저질환을 교정하거나, 알고 있었던 만성질환의 경과를 알아보고 임신에 적합한 약제나 치료계획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감염질환에 대한 항체 형성 여부를 알아보고, 항체가 없으면 예방접종을 한 후 임신을 준비할 수 있다. 임신 전 검사를 통해 영양 상태를 파악, 임신에 필요한 영양소가 결핍되지 않도록 보충할 수 있다.

Q2. 연령에 따라 임신 검사항목이 다른가?

임신 전 검사항목은 연령과 관계없이 같다. 다만, 청소년기와 고령 임신에는 더 주의해야 할 항목이 있다. 청소년(15~19) 임신은 빈혈조산, 전자간증이 증가한다. 임신 기간에도 청소년기는 성장과 발육이 계속되고 있는 시기인 만큼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해야 한다. 성 매개 질환 발생이 높고, 약물 남용에도 노출될 수 있다.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고령(35세 이상) 임신은 임신성 당뇨병과 임신성 고혈압조산, 저체중 출생아, 전치태반, 태반조기박리, 제왕절개분만의 빈도 등이 증가한다. 특발성 조기 진통과 태아 홀배수체 염색체 이상 증가, 보조 생식기술에 의한 다태임신 및 태아 기형이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Q3. 임신 준비 전 난소검사’(AMH)를 하는 것이 좋은가?

일반적으로 인공수정이 필요한 경우 ‘AMH’ 값이 낮으면 인공수정에 대한 불량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한편 임신 여부에 대한 예측에는 효용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MH는 임신을 준비하는 모든 여성에서 스크리닝으로 할 필요는 없다. 인공수정을 준비하는 여성 중에서 고령이나 난소 수술 경험 등 난소 기능 저하가 의심되면 유용한 검사가 될 수 있다.

Q4. 임신 전 검사에 어떤 것들을 해야 하는가?

우선 가족력이다. 부부 각각의 고혈압심장병간질환 등 내과 질환의 여부와 지적장애와 간질난임유산 등에 대한 가족력을 조사한다. 유전질환 위험성이 있으면 임신 전 보인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유전병이 확인되면 보조 생식기술’(ART, 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y)을 이용해 시행하는 착상 전 유전진단’(preimplantation genetic testing)에 대해 상담할 수 있다.

의학적 조사도 있다. 임신으로 여성 건강에 치명적인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거나 태아에게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은 질환을 찾아보고 상담한다. 당뇨와 간질자가면역질환고혈압심혈관계질환, 빈혈신장질환, 우울불안장애 등 만성병 유무를 조사한다. 필요하면 임신 전에 치료한다. 내과 질환 이외에 부인과 초음파를 통해 자궁이나 난소의 종괴 여부도 확인한다.

감염 및 예방접종도 점검한다. 수두결핵, ‘거대세포바이러스’(CMV, 소아와 접촉이 많은 기관의 근무자, 투석실 근무자), ‘톡소포자충증’(고양이를 키우는 사람, 날고기를 먹거나 다루는 사람)에 노출될 위험이 많은 여성은 임신 전 이러한 감염 여부를 알아보는 검사를 권고한다. 면역결핍 바이러스감염(HIV)BC형 간염 등 감염을 알아보는 혈청검사와 임균클라미디아 트라코마티스, 매독균 등 성매개 감염 여부도 조사한다.

영양평가도 중요하다. 키에 대한 체중의 적절성 여부와 식습관을 알아보고, 건강한 식생활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비만하면 고혈압과 자간전증, 임신성 당뇨병, 지연임신, 신경관 결손, 복벽 결손, 후기태아 사망, 조산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식욕부진이나 폭식증에서는 전해질 장애와 태아 성장지연, 저체중 출생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Q5. 계획 임신을 준비하고 있다면?

국내 연구에 따르면, 임신부 약 50%가 계획하지 않은 임신으로 추정된다. , 비계획 임신하면 흡연과 음주약물 등 위험인자 노출 정도가 1.5배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안전하고 건강한 출산을 위해서는 반드시 계획을 세우고 임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계획 임신을 하면 임신 전부터 위험요소에 대한 노출을 예방하고, 기저질환 유무를 확인하고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다. B형 간염 바이러스나 풍진 항체 등이 없으면 예방접종을 완료한 후 아기를 맞이할 수 있다. 임신을 계획하는 시점의 3개월 전부터 엽산을 복용하는 것을 권유한다.

Q6. 남성의 엽산 복용이 계획 임신에 있어 도움이 되는가?

엽산은 아미노산과 핵산의 합성에 필수적인 비타민이다. 세포 분열과 성장에 중요한 성분이다. 기존 발표된 연구들을 보면, 정상 생식력을 가진 남성에서 엽산과 아연을 복용해도 정자농도 또는 총 정상 정자 수의 유의한 증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임 치료를 원하는 일반 부부 남성 파트너에게서도 엽산과 아연 보충제 사용이 정액 질이나 부부 출생률을 크게 개선하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엽산의 복용은 남성의 가임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에 비해 남성과 다르게 여성에게 엽산 복용은 매우 중요하다. 임신 전 엽산 복용은 태아의 신경관 결손(무뇌아, 척추 갈림증 등 배아시기에 신경관이 정상적으로 완전히 닫히지 않아 신경계의 어느 부분에 결손이 생기는 선천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모든 가임 여성은 매일 0.4의 엽산을 복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일반 산모에서는 임신 약 1개월 전부터 임신 초기 3개월까지(임신 14) 매일 0.4~1의 엽산 복용을 권장한다. 신경관 결손 임신의 과거력과 당뇨항경련제 복용 등 고위험 산모에서는 매일 4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7. 난임 진료의 기준은?

난임은 피임하지 않고 1년간 규칙적인 관계를 통해 임신을 시도했어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건강한 젊은 부부의 약 85~90%1년 이내 임신을 한다. 30세 이상 여성이 불규칙월경과 심한 생리통, 심한 성교통이 있거나 여성의 나이가 35세 이상이고, 임신 시도 6개월 후에도 임신이 되지 않는다면 난임의 원인을 조사하는 것이 좋다.

Q8. 기저질환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으면 어떻게 하나?

임신 전 만성질환을 진단받은 후 임신 중에도 약물을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난치성 만성질환이 있다. 루푸스나 류마티스 관절염 등 면역성 질환과 간질공황장애우울증 등 신경정신질환, 심혈관계호흡기당뇨갑상선기능이상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만성질환을 가진 여성은 질병 자체 또는 질병 때문에 복용하는 약이 태아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하여 임신을 시도하지 않거나, 임신이 확인되면 약물을 임의로 중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임신을 유지하면서 기저질환이 조절되지 않으면 태아와 임신부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있다.

기존 기저질환에 대한 주치의는 물론 산부인과 주치의와 긴밀한 상담이 중요하다. 복용 약물의 대부분은 태아 기형 위험이 기저 위험을 벗어나지 않거나 다른 약물로 대체가 가능하다. 상담을 통해 기저질환을 관리하면서 임신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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