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이종욱 교수, 미국·유럽·아시아 15개국 3상연구 주도
"빈혈 개선시키는 유용한 치료제"…‘Lancet Haematology‘ 게재
혈관 외 용혈 증상이나 징후가 있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 성인환자의 치료에서 에쿨리주맙(eculizumab) 혹은 라불리주맙(ravulizumab)과 다니코판(danicopan)을 병용할 경우 빈혈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재생불량빈혈센터장인 이종욱(혈액내과) 교수는 희귀난치성 혈액질환인 발작성야간혈색뇨증 신약의 제3상 국제임상연구를 주도한 결과 이같은 효과가 입증됐다고 6일 밝혔다.
발작성야간혈색뇨증(PNH)은 PIG-A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적혈구를 보호하는 단백질 합성의 장애가 초래되며, 인구 100만명당 10~15명이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병명처럼 파괴된 혈구세포가 소변과 함께 섞여 나와 갑작스런 콜라색 소변을 보는 특징이 있다.
적혈구가 체내의 보체공격을 받아 파괴(용혈)되므로 적혈구수혈이 필요한 중증 빈혈이 발생할 뿐 아니라 혈관 내 용혈로 인한 혈색뇨증 및 신부전, 혈전증, 폐동맥고혈압, 평활근수축(심한 복통) 등의 증상 및 합병증으로 인해 심각한 삶의 질이 저하되고 사망에 이르는 질병이다.
PNH의 치료제는 말단보체억제제(terminal C5 inhibitor)인 에쿨리주맙(eculizumab) 혹은 라불리주맙이며, 이는 용혈을 차단해 빈혈의 개선, 신부전 및 혈전증을 예방하여 PNH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기여해 왔다.
그러나 말단보체억제제 치료를 받는 환자의 약 20%에서는 혈관 외 용혈로 인한 빈혈이 지속되어 삶의 질 척도 저하 및 수혈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다니코판(danicopan)은 경구용 D인자 억제제로서 보체의 상위단계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proximal inhibitor).
이종욱 교수는 에쿨리주맙 혹은 라불리주맙을 투여받고 있는 PNH환자들 중 혈관 외 용혈로 인한 빈혈(혈색소 9.5g/dL 이하)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병용투여군 및 위약군을 2대 1로 배정하여 12주간 치료했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 15개국 다양한 인종의 73명 환자가 등록되었으며, 연구설계단계에서 계획된 중간분석에서 63명(다니코판 투여군 42명, 위약군 21명)을 분석한 결과 1차 유효변수인 혈색소의 증가가 다니코판 투여군에서 위약군에 비해 12주동안 의미 있게 향상됐다.
2차 유효변수인 혈색소 2 g/dL이상 증가율, 수혈회피율 (수혈이 불필요한 비율), 삶의 질 척도 개선율, 절대망상적혈구수의 변화 등 모두 다니코판 투여군이 의미 있게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1저자 및 교신저자인 이 교수는 “다니코판은 보체의 상위단계를 차단하는 말단보체억제제(라불리주맙) 치료 중 혈관 외 용혈이 발생한 환자들에게는 빈혈을 개선시키는 유용한 치료제가 될 수 있다”며, “라불리주맙은 혈관 내 용혈을 완전히 차단해 줄 수 있으며, 다니코판은 일부 환자에게 나타나는 혈관 외 용혈을 개선시켜, 이러한 병합요법이 PNH치료의 진일보된 연구로 볼 수 있다”고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혈액학 최고학술지 ‘Lancet Haematology' 온라인에 11월 27일자로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