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환자 지원 프로그램 종료…기존 환자 전액 지원 전환

확증 임상시험 실패로 유효성 입증이 힘들어진 다케다의 폐암 표적항암제 '엑스키비티(성분명 모보서티닙)'가 국내에서도 시장 철수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한국다케다제약은 한국혈액암협회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엑스키비티'의 환자 지원 프로그램(약제비)을 오는 4월 30일부로 종료한다.

단, 기존에 엑스키비티 약제비 지원프로그램에 등록된 환자들(2024년 4월 30일 접수일 기준)은 2025년 12월 31일까지 지원이 유지되며, 해당 환자들의 5월 1일 이후 처방 건에 대한 약제비는 '정액' 지원에서 '전액' 지원으로 변경된다.

엑스키비티는 지난 2022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전에 백금기반 화학요법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상피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 20 삽입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 치료'에 허가 받았다.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희소폐암을 타깃한 최초의 경구제로서, 114명을 대상으로 한 초기(1/2상) 임상시험의 반응률 및 반응기간에 근거한 허가였다.

하지만 이후 진행된 엑스키비티의 확증 임상시험(EXCLAIM-2 연구)은 실패로 끝났으며, 이로 인해 다케다는 작년 10월 미국 시장에서 엑스키비티의 시판허가를 '자진취하'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한국다케다제약은 국내 시장에서의 엑스키비티 행보에 대해 함구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현재까지 진행해오던 약제비 지원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기존 환자들은 약물 지원으로 변경함으로써 결국 국내 시장 철수를 시사했다.

한편,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옵션에 엑스키비티가 빠짐으로써, 향후 국내 시장에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엑스키비티에 앞서 지난 2022년 2월 식약처로부터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이상 치료에 허가를 받은 리브리반트는, 작년 3상 임상인 PAPILLON 연구를 통해 1차 치료제로서의 효능 입증에 성공하며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하지만 최근 진행한 리브리반트의 세 번째 급여 신청이 첫 관문인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또다시 좌초되며, 국내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치료 환경은 더욱 열악해질 것으로 보인다.

엑스키비티가 빠짐으로써 치료 선택지도 줄고, 그마저 하나 있는 리브리반트 역시 고가의 치료비 부담으로 사용이 힘든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얀센 역시 한국혈액암협회를 통해 약제비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긴 하지만, 초기 투여비를 제외하면 지원 정도(1~4주까지 1주 간격으로 바이알 당 112만3,200원, 5주부터 2주 간격으로 바이알 당 31만2,000원 지원)가 미미해 환자들의 부담은 상당한 상황이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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