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대 비대위 교수 50명, 서울아산병원 인근서 피켓 시위
전의비 최창민 위원장 "고등법원 판결에 희망 걸고 있다"
홍석경 교수 "중환자실 진료 유지하고 있지만 체력적 한계"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서울아산병원 교수 50여명은 3일 병원 본관 인근에서 피케팅을 진행했다. ⓒ청년의사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서울아산병원 교수 50여명은 3일 병원 본관 인근에서 피케팅을 진행했다. ⓒ청년의사

주 1회 휴진을 결정한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정부에 의대 증원과 의료개혁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 의대 증원 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환자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서울아산병원 교수 50여명은 3일 병원 본관 앞에서 피케팅을 진행했다. 비대위는 앞서 총회를 진행하고 3일부터 주 1회 휴진을 결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상처뿐인 의대 증원 누굴 위한 정책인가’, ‘진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의료의 미래를 짓밟지 말아주세요’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나섰다.

이들은 “끝까지 환자 곁을 지키기 위해 휴진한다. 주 9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다. 정부가 환자를 저버리고 근거 없는 의료 패키지를 강행할 동안 끝까지 환자 곁을 지키기 위해, 지속 가능한 진료를 위해 불가피한 일부 휴진을 결정했다. 내일은 환자들의 곁을 지킬 수 있길 희망한다”고도 했다.

울산의대 비대위원장을 맡은 전국전국의과대학교수 최창민 비상대책위원장은 주 60시간 근무를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주 1회 휴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청년의사
울산의대 비대위원장을 맡은 전국전국의과대학교수 최창민 비상대책위원장은 주 60시간 근무를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주 1회 휴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청년의사

울산의대 비대위원장을 맡은 전국의과대학교수 최창민 비상대책위원장은 현 사태에서 환자 진료를 이어가기 위해 불가피하게 휴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현재 사직한 상태다.

최 위원장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주 60시간 근무를 이어가야 하기에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쉬기로 했다. 당직 등 개인 스케줄에 따라 휴진 요일은 달라질 것”이라며 "정부는 의사들이 환자를 떠났다고 말하는데, 진료를 안하는 게 아니라 두 달 동안 진짜 열심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당직을 서면서 유지했는데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내년까지 비상진료체계로 가자고 한다”며 “의사들이 주 70시간에서 100시간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보고 있는데 그렇게는 살 수 없다. 환자를 사고가 나지 않게 제대로 보려면 주 60시간 근무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부 측에 의대 증원의 근거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26학년도 정원을 발표한다고 했는데, 아직 하지 않은 상태다. 끝까지 희망을 갖고 있다”며 “이번 고등법원 판결은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나왔어야 할 판결이다. 또한 정부가 실제로 현장 실사를 하지 않은 대학도 많기에 재판부도 내용을 보면 문제가 많다는 것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전임의가 돌아오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 수는 많지 않다며 "필수의료과 전임의들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전공의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살리겠다고 하는 필수 진료과가 무너지고 있다.

그러면서 이날 전의비 총회를 통해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확정 발표할 경우의 행동 방침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오늘 총회에서 정원이 확정될 때 우리가 어떻게 행동할지 논의하기로 했는데 우선 법원 판결을 지켜보자는 쪽으로 결론이 나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만약 법원에서 기각될 경우) 이 상태로 진료를 계속 유지하는 게 목표가 될 것이다. 병원도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홍석경 교수는 중환자실 진료를 유지하고 있지만 체력적인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청년의사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홍석경 교수는 중환자실 진료를 유지하고 있지만 체력적인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청년의사

이날 피케팅에 참여한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홍석경 교수는 정부 의료개혁 추진에 위기감을 느껴 동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환자 진료를 계속 유지할 계획이지만 체력적인 한계에 봉착했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오늘 참가한 교수들 모두 정치에 관심 없이 병원에서 환자를 보던 이들이다. 그런데 이 자리에 나온 것은 의료개혁이라는 이름 하에 시작되는 것들에 대해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병원에서 여러 병동이 폐쇄되고 외래나 수술이 예전의 50% 전후로 축소됐으나 응급실과 중환자실은 진료를 유지하고 있다”며 “교수 3명이 번갈아 가며 일주일에 3번씩 당직을 서고 있다. 어떻게든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체력적인 한계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누가 먼저 쓰러지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이날 피케팅을 마무리한 교수들은 비공개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각 진료과의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병원을 운영할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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