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추진 정책으로 자부심과 사명감만 꺾여"
"의대 2,000명 증원 강남 피부과만 늘어날 것"

서울의대 소아중환자실 김유선 교수는 지난 22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공식 유튜브에 나와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 동력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사진출처: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 유튜브 화면 캡쳐).
서울의대 소아중환자실 김유선 교수는 지난 22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공식 유튜브에 나와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 동력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사진출처: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 유튜브 화면 캡쳐).

필수의료를 활성화 하기 위해 수가를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필수의료를 하고 싶어하는 의사들이 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 마련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서울의대 소아중환자실 김유선 교수는 지난 22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공식 유튜브에 나와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전공의 수련을 하면서 “죽어가는 소아 환자를 다시 살려서 건강하게 병동으로 돌려 보내고 이후 외래에 찾아오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고 가슴이 뛰는 경험을 하며” 소아청소년학과를 선택하게 됐다고 했다.

김 교수는 개인 사정으로 잠시 소아의료 현장을 떠났다 다시 돌아왔다. 돌아오기까지 여러 고민이 많았지만 결국 사명감으로 현장으로 복귀했다.

김 교수는 “현장을 떠나기 전 3년 동안 영화 한 편을 보지 못했다. 핸드폰을 항상 손에 쥐고 전화가 오면 뛰어나가는 생활을 해왔다”며 “돈보다 중요한 게 사명감이었다. 환자들이 나빠지기 전에 치료해 다시 가족 품으로 되돌려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올 때 많이 고민했지만 결국 사명감이 커 돌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의사들이 마찬가지”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으로 “의사들은 환자 목숨 대신 밥그릇만 챙긴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며 의사들의 자부심과 사명감을 꺾이고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했다.

의대 정원을 늘리면 ‘낙수효과’로 필수의료 인력이 늘어날 것이라는 정부의 판단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을 마련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정부가 의사를) 많이 뽑으면 낙수효과처럼 없는 곳에 사람이 채워지지 않을까 생각했던 게 가장 큰 문제”라며 “2,000명을 더 뽑아서 필수의료 의사들이 늘어난다면 의사 수 증원에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 현재로선 강남의 피부과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문제의식에 동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상황이 이렇게 치달은 데에는 의료계의 책임도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정부에서도 늘어나는 국민 요구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은 것 아닌가. 언젠가는 한번 터졌을 일이라 생각한다”며 “의료계에서 자정 능력을 갖고 여러 해결책을 제시하고 실행해 봤다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했다.

이에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선 수가를 인상해 병원이 소아 진료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필수의료를 하고 싶은 의사들을 유인할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수가를 올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의료행위를 했을 때 100%가 아니라 80%만 보장받으면 병원 입장에선 해당 분야에 투자할 생각이 없을 것”이라며 “행위별 수가제로는 현실화하기 어려운 만큼 다른 수단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소청과의 경우 출산율이 점점 줄어 환자 수가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소아 진료를 하고 싶어 하는 의사들을 유인할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병원장이 아닌 사람에게 수가를 올려주겠다는 말은 큰 유인 동력이 되지 못한다”며 “적어도 필수의료를 하길 원하는 사람이 할 수 있으려면 그에 맞는 보상을 보장하고 법적 위험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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