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에 수도권 5000명 포함 전국 1만여명 참여
임현택 회장 "정부 군부독재인가…선배의사들 나설 것"
"K-의료, 사망선고…정부, 대화 협의체 구성하라" 촉구

대한의사협회가 30일 9시 서울 중구 덕수궁 앞을 비롯한 전국 7개 권역에서 개최한 ‘대한민국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에는 전국에서 1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청년의사).
대한의사협회가 30일 9시 서울 중구 덕수궁 앞을 비롯한 전국 7개 권역에서 개최한 ‘대한민국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에는 전국에서 1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청년의사).

"대한민국 의료에 “애도를 표한다.”

의사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30일 21시 서울 중구 덕수궁 앞을 비롯한 전국 7개 권역에서 ‘대한민국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덕수궁 앞에서 열린 서울·경기·인천 결의대회에서는 의사·의대생·전공의 2,000명을 포함해 약 5,000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 전국 7개 권역에서는 총 1만여명이 참여했다고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의협 임현택 회장은 정부가 잘 돌아가던 의료시스템을 망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현택 회장은 “정부는 (현재) 대처를 잘 해서 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굴러가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새로 진단된 암 환자가 치료를 못 받고, 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들은 퇴원하라는 말을 듣고 병원을 찾아 전전하는 게 제대로 된 안정적 대처인가”라고 되물었다.

임 회장은 “정부는 잘 돌아가던 의료시스템을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고 선거에 이용하려다가, 오히려 선거는 패망하고 자신들의 치부는 더 드러났다. 제대로 된 정부인지, 하루 빨리 몰아내고 새로 구성해야 하는 정부인지 모를 지경이 됐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14만 의료 전문가 단체의 대표를 잡범 취급하며 고발하고, 없는 죄도 만들어내고 있다”며 “사직한 전공의들은 탈옥한 범죄자처럼 갈 데 없으니 돌아오라고 한다. 이제 전공의, 의대생도 소환하며 처벌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나치시대 게슈타포, 군부독재를 방불케 한다”고 비난했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은 정부를 군부독재에 비유하며 이젠 전공의와 의대생이 아닌 선배의사들이 선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청년의사).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은 정부를 군부독재에 비유하며 이젠 전공의와 의대생이 아닌 선배의사들이 선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청년의사).

임 회장은 이젠 전공의와 의대생이 아닌 교수와 개원의, 봉직의가 전면에 나서야 할 때라고 했다.

임 회장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100일이 넘는 적지 않는 시간 동안 너무 고생했다. 이젠 그들의 외로운 싸움이 되지 않도록 선배들이 앞장서야 한다”며 “교수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전공의, 의대생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 개원의, 봉직의들도 환자와 우리나라 의료를 살리는 외로움 싸움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를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임 회장은 "국민을 나락의 길로 인도하고 망치는 자들이 갈 곳은 정해져 있다. 정부가 지금이라도 잘못된 길로 가는 걸 바로 잡지 않고 나라가 망하는 길로 가겠다면 의사들은 시민과 함께 국가를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자들을 끌어내리는 일의 선봉에 서겠다”고 했다.

의협 대의원회 한미애 부의장은 김교웅 의장을 대신해 ‘대한민국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 애도사’를 낭독하며 의료를 바로 세우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했다,

한 부의장은 “한국의료에 대한 사망선고를 내리고 그 애통함을 촛불 속에 담아 함께 애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 부의장은 “대한민국 의료를 지탱해 온 것은 정부의 정책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의사들 개인의 희생과 노력에 의한 것이었다”며 “그나마 유지되던 소위 ‘K-의료’를 죽인 것은 정부이고 권력”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의료계는 급진적인 증원보다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며 “의사 인력의 탄력적인 조절을 위한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고 의사 양성에는 역량과 질적 평가가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결국 버림 받았다”고 토로했다.

의협 대의원회 한미애 부의장은 "대한민국 의료에 사망선고를 내린다"며 정부와 대화체 구성을 촉구했다(ⓒ청년의사).
의협 대의원회 한미애 부의장은 "대한민국 의료에 사망선고를 내린다"며 정부와 대화체 구성을 촉구했다(ⓒ청년의사).

한 부의장은 “이제 파국의 판도라가 열리기 시작했다. 의료 강국이라고 외칠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이젠 잃어버릴 10년을 걱정한다”며 “한국의료의 장기 침체가 복원력을 가질 수 없다는 암울한 전망에 자포자기 상태”라고 말했다.

한 부의장은 "그럼에도 한국의료를 포기하지 않겠다”며 “정부에 공식적인 대화를 다시 한 번 정식으로 요청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정해놓고 대화하는 게 아니라 의료개혁의 실체인 필수의료 개선을 위한 대화 협의체 구성을 요청한다. 오늘(30일) 한국의료의 사망선고에 삼가 애도를 표하며 새로운 한국의료의 재개를 알리는 시발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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