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피부과 이동훈 교수에게 듣는 '피부묘기증'
피부를 긁기만 하면 붉어지면서 확 부풀어 오르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일종의 만성 두드러기질환이다. 바로 '피부묘기증' 혹은 '피부그림증'이라고도 불리는 만성 유발성 두드러기인 것이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이동훈 교수는 '서울대병원tv'에서 만성 두드러기 중 특정 원인 없이 발생하는 두드러기를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특정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두드러기를 '만성 유발성 두드러기'로 나뉘는데 "피부묘기증 같은 경우에는 만성 유발성 두드러기의 하나"라고 짚었다.
피부묘기증을 초래하는 원인은 피부를 긁는 '물리적 자극' 그 자체이다. 이동훈 교수는 "실제로 피부를 긁었을 때 그 자리를 따라서 약한 피부묘기증 경우에는 붉어지는 경우도 있고 심한 피부묘기증 경우에는 부풀어 오르고 굉장히 심한 피부묘기증 경우에는 물집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피부묘기증의 문제는 피부가 붉어지거나 부풀어 오르거나 물집이 생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 교수는 "부풀어 올랐을 때 굉장한 가려움을 만들게 되고, 다시 또 그 자리를 긁게 되면서 점점 악화가 되는 것이 문제가 된다"며 "그런 경우에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물리적 자극이 왜 피부묘기증을 유발하는 것일까? 이동훈 교수는 "알레르기 세포 중 비만세포라는 세포가 있는데, 피부묘기증을 앓는 사람의 경우에는 물리적 자극에 의해 비만세포가 활성화되면서 거기서 다양한 물질들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때 나오는 물질이 히스타민이나 뮤코트리엔, 프로스타글란딘 등인데, 알레르기, 염증 등 여러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들이 피부에 영향을 미쳐서 염증을 만들고 피부를 부풀어 오르게 하고 혈관도 확장시켜 두드러기 증상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피부묘기증을 악화하는 요인도 있다. 이 교수는 "술을 마신다면 혈관이 늘어나고 또 심해질 수도 있다"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도 악화 요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 이외에 꽉 끼거나 청바지, 울 같은 거친 재질로 된 옷을 입는 것도 피부묘기증에 좋지 않다.
면이나 실크 같은 부드러운 재질로 만들어진 옷을 너무 끼지 않게 입는 것이 피부묘기증이 있는 사람에게 좋은 것이다. 피부묘기증 환자에게 가장 좋지 않은 옷은 스티브 잡스가 즐겨 입었던 스타일의 옷이다.
이동훈 교수는 "피부묘기증이 있는 사람에게 안 좋은 패션 중의 하나가 스티브 잡스의 울로 된 까만 스웨터와 청바지"라며 "피부묘기증에 굉장히 안 좋은 패션으로, 굉장히 가려워지는 패션"이라고 짚었다.
피부묘기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온도와 습도도 굉장히 중요하다. 이 교수는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주고, 자외선 같은 것도 일반적인 피부관리 차원에서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