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의대 박형욱 교수, 美 ‘쏘리웍스’ 왜곡한 정책 비판
“중요한 내용 빼고 왜곡해 정부에 유리한 것만 이야기해”

단국의대 박형욱 교수는 정부가 내놓은 의료사고 시 의료진 ‘위로·사과·설명’ 제도화가 외국 사례를 왜곡한 "터무니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단국의대 박형욱 교수는 정부가 내놓은 의료사고 시 의료진 ‘위로·사과·설명’ 제도화가 외국 사례를 왜곡한 "터무니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정부가 외국 제도를 왜곡해 터무니없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의사를 악마화해 죄인을 만들어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산하 ‘의료사고안전망 전문위원회’가 내놓은 의료사고 시 의료진 ‘위로·사과·설명’ 제도화가 대표적인 예로 꼽혔다.

단국의대 인문사회의학 박형욱 교수는 지난 15일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세미나에서 ‘필수의료 패키지의 시작과 경과’를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박 교수는 “정부가 벼랑 끝 필수의료를 정책 패키지로 살린다고 말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필수의료를 벼랑 끝에서 밀어 버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슬쩍슬쩍 중요한 내용을 빼고 왜곡하고 정부에게 유리한 것만 이야기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요 국가에서 의료과실에 대한 형사 처벌이 거의 없다는 걸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며 “의사들이 특권을 요구하는 게 아님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마치 특권을 요구하는 것처럼 전달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최근에는 더 황당한 내용이 있었다. 의료진 위로·사과·설명 제도화 추진이 그렇다”며 “해외에서는 의사들을 법적으로 보호해 환자와 의사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겠다는 의도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엉뚱하게도 사과를 법제화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단국의대 박형욱 교수는 '쏘리웍스'는 의료진과 환자 간 의사소통을 원활히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단국의대 박형욱 교수는 '쏘리웍스'는 의료진과 환자 간 의사소통을 원활히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미국이 도입한 쏘리웍스(Sorry Works)라는 이름의 ‘진실 말하기(disclosure)’ 프로그램을 예로 들었다. 이는 의료진이 법적 책임의 걱정 없이 언제든 유감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미국은 상당수 주가 이를 법제화했다.

박 교수는 이를 소개한 책 ‘쏘리웍스’를 번역해 지난 2009년 국내에 출판한 저자 중 한명이다.

박 교수는 “미국의 쏘리웍스 운동은 의료진이 안 좋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유감을 표명하고 공감했을 때 의료분쟁이 적어진다는 의미지 (사과를) 안 한다고 비난하거나 이를 강제화하는 운동이 결코 아니다”라며 “외국의 제도와 사례를 (정부가) 왜곡해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영국도 마찬가지다. 해외의 사과법은 의료진의 사과를 법정에서 유죄 증거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법적 보호를 해서 의료진과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겠다는 취지인데 엉뚱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의사들에게 사과를 제도화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필수의료 위기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엉뚱하게 의사들의 이기심에 모든 원인을 돌려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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