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위암학회 1만 4천여명 위암 수술 환자 대상 조사
위암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매년 16만 명 이상인 가운데 개복수술보다 복강경‧로봇수술을 할 때 수술 효과는 물론 합병증과 통증도 적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한위암학회는 2019년 전국 68개 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 1만4,076명을 대상으로 위암 수술 방법별 결과를 분석한 연구 논문을 18일 표했다. 이 논문은 대한위암학회지 4월호에 실렸다.
학회는 위암 환자 연령‧성별과 질병 정도 등 요인을 제외한 후 조사에 적합한 최소침습수술(복강경‧로봇)을 받은 환자 1,689명과 개복수술을 받은 1,689명을 1 대 1로 매칭해 비교‧분석했다.
복강경‧로봇수술, 림프절 효과적 제거…입원기간 짧고 후유증 적어
분석 결과, 위 주변에 넓게 분포하고 있어 암을 전이시킬 수 있는 림프절을 더 효과적으로 많이 뗀 방법은 최소침습수술법이었다. 개복수술로 평균 38개 정도를 절제했다면, 최소침습수술로는 41개를 뗐다. 그러면서도 복강경‧로봇수술은 개복수술을 받은 환자보다 혈액 손실이 적고 입원 기간도 더 짧았다.
수술 후 한 달간 합병증이 생긴 비율도 개복수술에 비해 최소침습수술을 받은 쪽이 낮았다. 상처로 인한 문제는 67.6%p, 복강 내 농양은 40.4%p, 심장 문제는 71%p 낮았다.
임상에서도 복강경‧로봇수술 환자 치료 효과 체감
‘수술’이라면 해당 부위를 크게 째는 개복수술이 떠오른다. 하지만, 적게 째고 합병증을 줄이는 방법이 지속 발전하고 있다. 기존에는 배를 10㎝ 이상 넓게 째고, 의사가 눈으로 위와 주변 림프절을 직접 보며 절제하는 개복수술을 주로 했다. 이에 비해 최근에는 배꼽을 포함 0.8~3㎝ 정도 작은 구멍 1~5개 정도만 뚫고 시행하는 복강경‧로봇수술이 주로 쓰이는 추세다.
강남성심병원 외과 민관홍 교수는 “최소침습수술은 절개 범위가 적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암 조직을 떼어낼 수 있어 유용하다”며 “실제 임상에서도 개복수술보다 복강경·로봇수술을 받은 환자가 후유증과 통증도 덜 하고 입원기간도 짧은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복강경이나 로봇수술은 작은 구멍에 수술기구와 카메라를 집어넣고 배 안에서 절제한다. 로봇수술은 뱃속으로 집어넣는 기구가 마치 사람 팔처럼 관절을 기준으로 구부러진다. 뱃속에서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더 넓고 세밀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의사는 환부를 직접 보지 않고 3차원으로 5~15배 확대되는 고화질 카메라를 통해 밖에서 좁은 부분을 자세히 살피며 수술한다. 장기가 밀집돼있는 부분을 크게 보며 필요한 부분만 절제할 수 있어 주변 신경이나 불필요한 조직을 제거할 확률이 줄어든다. 후유증이 적고 일상으로의 좀 더 빠른 복귀가 가능한 이유다.
민관홍 교수는 “간혹 로봇수술이라 하면 의사 대신 사람 모양을 한 인공지능 로봇체가 수술하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며 “의사가 컴퓨터 제어기(콘솔)에 앉아 환자 주변에 설치된 수술기구를 원격으로 조종하며 직접 집도하는 시스템으로 안전성이 높아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