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강원·고려의대 비대위원장들 단식 종료, 투쟁 지속 다짐
"진정한 의료대란 눈앞 두렵다…지금이라도 증원 취소해야"
의대 정원 증원을 멈춰달라며 교수들이 곡기까지 끊었지만 정부는 응답하지 않았다. 끝내 외면한 정부를 향해 교수들은 지금 멈추지 않으면 "진정한 의료대란"이 올 거라고 했다. 정부는 국립의대 교수 1,000명을 충원하겠다고 하지만 충북의대만 벌써 교수 10여명이 사직 의사를 밝힌 상태다.
충북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인 채희복 교수와 강원의대 비대위원장인 김충효 교수, 고려의대 공동 비대위원장인 박평재 교수는 13일 충북의대에서 단식 종료와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전면 취소를 위해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간담회에 앞서 공개한 성명에서 "지금이라도 증원을 취소하면 의대생과 전공의 일부라도 복귀시켜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재건할 수 있다. 늦었지만 지금이 돌이킬 수 있는 마지막 시기"라며 "정부는 '6개월만 버티면 승리'라고 하지만 그때면 의료는 붕괴되고 환자 피해는 넘쳐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단식은 종료하지만 오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오는 11월 14일까지 계속 투쟁하겠다고 했다.
박 교수는 "비대위가 속해 있는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 소통하는 단체들과 함께 어떻게 행동할지 정하고자 한다. 오는 11월까지는 우리 목소리가 (정부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교수는 "대학과 병원의 동료들과 함께하겠다. 그리고 도민을 설득하겠다. 이들과 연대해 싸우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채 교수는 "(단식 이상으로) 더 할 방법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 귀에 우리의 뜻이 들어가려면 여기서 더 나아가는 게 분신이나 투신밖에 없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정부 판단과 달리 의료와 의학 교육의 "진정한 위기는 아직 오직 않았다"고 했다. 피해가 누적돼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연말연초에 더 큰 혼란이 벌어질 거라고 했다.
박 교수는 "의료대란은 지금이 시작점이다. 사직 의사를 밝힌 교수들도 그간 진료 일정을 마무리하고 연말연초 지나서 병원을 나갈 것으로 본다. 암 수술은 밀리고 있고 겨울에는 호흡기계 질환과 심뇌혈관 질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한다. 이런 상황이 맞물리면 진정한 의료대란은 지금이 아니라 아마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될 것"이라면서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두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채 교수는 전임 비대위원장으로 활동한 배장환 전 교수가 학교를 떠난 후 다른 교수들이 뒤따르고 있다면서 의대 정원 증원이 오히려 지역의료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했다. 내년 2월 후 충북대병원을 떠나는 교수만 10명 이상이다.
의학 교육 문제도 기다리고 있다. 교육 질 담보도 전공의와 전문의 배출도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김 교수는 "한국 의료의 위기는 올해가 끝이 아니다.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정부 계획대로면 내년에 의대는 7,500명을 가르쳐야 한다. 6년 동안 계속된다. 제대로 교육할 수도 없고 졸업해도 양질의 의사가 될 수도 없다. 지금 새로 배출할 전공의도 없고 전문의도 없다"며 "어떻게든 9월에는 전공의와 의대생이 돌아오게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