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경화증, 베체트병 발병 위험 17배 상승해
시신경척수염, 쇼그렌증후군 83배·루푸스 31배

다발성경화증이나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환자는 다른 자가면역질환의 발병 위험도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다발성경화증이나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환자는 다른 자가면역질환의 발병 위험도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다발성경화증이나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환자는 다른 자가면역질환의 발병 위험도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가면역질환은 신체의 면역체계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질환으로, 다발성경화증과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도 시신경∙뇌∙척수 등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은 이 병원 신경과 민주홍 교수,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인하대병원 신경과 권순욱 교수, 숭실대 한경도 교수 연구팀이 다발성경화증 또는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환자의 자가면역 류마티스성질환 발병 위험을 분석한 연구에서 이같이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다발성경화증 환자 1,987명과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환자 2,071명을 연구에 등록한 지 1년이 지난 날부터 추적 관찰을 시작했다. 추적관찰의 종료 시점은 자가면역 류마티스성 질환을 진단받는 날 또는 관찰 종료일인 2019년 12월 31일 중 빨리 도래하는 날이었다.

연구에 따르면 다발성경화증 환자는 추적 관찰을 시작한 지 평균 4.5년,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환자는 평균 4.3년 내에 다른 자가면역질환이 새롭게 진단됐다.

특히 다발성경화증 환자는 베체트병을 진단받을 가능성이 17.2배 높았다.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환자는 쇼그렌 증후군을 앓을 위험이 82.6배, 전신홍반루푸스를 앓을 위험이 30.8배 증가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자가면역질환들의 공통적인 면역기전과 관련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상적으로 면역을 조절하는 T세포 대신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Th1세포가 활성화되고, 염증 유발 물질인 인터루킨17이 분비되는 면역 불균형에 의해 다른 자가면역질환도 발병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 다발성경화증 환자와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환자에서 다른 자가면역질환의 발생 위험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실크로드 지역에서 흔한 자가면역질환 '베체트병'은 다발성경화증 환자에서 발병 위험이 높아진 이유가 비타민D 결핍, 흡연 같은 공통 위험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또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환자 중 쇼그렌증후군이나 전신홍반루푸스를 함께 앓는 경우 입원 기간이 더 길고, 발작이나 하지마비 등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도 보고된 바 있다는 점도 연구팀은 강조했다.

민주홍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발성경화증과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진단 후에도 다른 자가면역질환 발병에 대비해야 함을 시사한다”며 “환자 진료 시 관련 질환의 동반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인 관리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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