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학회 3일 ‘강직성척추염의 날’ 맞아 환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발표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생긴 만성 관절염의 일종이다. 척추염증으로 통증‧부종과 뻣뻣한 느낌, 빨갛게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강직성으로 척추에 염증이 생기면 척추뼈들이 같이 굳거나 일체로 자라기 때문에 등이 뻣뻣해지기도 한다.
한편 강직성척추염은 통증뿐만 아니라 다양한 합병증과 함께 전신 피로, 근육통‧관절통‧무력감‧우울감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큼 동반 증상 관리에도 주의해야 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경상의대 류마티스내과 김현옥 교수와 인하대의대 류마티스내과 임미진 교수는 지난 10월 전국 26개 병원 강직성척추염 환자 9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3일 열린 ‘강직성척추염의 날’ 기념식에서 발표했다.
설문조사 결과,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이 통증을 가장 많이 느끼는 신체 부위는 허리(23.9%)와 엉치(엉덩이꼬리뼈, 20.2%)로 나타났다. 자고 일어난 기상 직후 통증과 뻣뻣함을 느끼는 경우(38.4%)가 많았다. 약 10%의 환자들은 질환과 관련 수술을 경험했다. 수술 부위는 고관절(35.4%)이었다.
강직척추염이 어떤 질환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척추‧관절통증 이외 전신 합병증이 나타나는 질환’(13.8%), 척추‧관절통증과 전신 합병증 이외 ‘무력감‧우울증‧피로감이 발생하는 전신 질환’(23.5%)으로 대답했다.
실제 환자들은 포도막염(35.9%)과 건선(12.7%)‧염증성장질환(6.7%) 등의 합병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강직성척추염 진단 이후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통증‧뻣뻣한 증상 지속’(70.6%)이 가장 많아다. 응답자의 34.7%는 ‘자녀에게 유전될 것이 우려된다’, 28.1%는 ‘학업‧직장 생활에 지장을 받는다’고 답했다.
한편 강직성척추염은 HLA-B27 유전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자녀가 이 유전자가 양성일 확률은 50%이다. 하지만,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해도 실제 질병 발생률은 2~5% 미만으로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증상이 있는 경우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강직성척추염 진료에 가장 필요한 점으로 ‘MRI 촬영에 대한 급여 적용’(62.4%)과 ‘운동‧생활관리 교육’(47.1%), ‘기존 치료제로 교체 시에도 급여 적용’(40.3%) 등을 손에 꼽았다.
이와 관련, 인하대의대 류마티스내과 임미진 교수는 “조기 진단과 합병증 조기 발견을 위해 MRI 급여 적용 확대가 필요하다. 또 사용 중인 생물학적제제의 효과가 부족하다고 판단돼 다른 약제로 교체하면 바꾼 약제가 기존 약제보다 효과가 더 적은 경우에도 현재 보험 규정에서는 기존 약제로 재교체 시에는 급여를 인정하지 않아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관련 정책의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류마티스학회는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11월 첫째주 금요일 ‘강직성척추염의 날’ 제4회 기념식을 열었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이날 기념식에서 강직성척추염의 최신 치료 지견을 소개하고,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발표와 함께 강직성척추염 치료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전문가 패널 토론회도 진행했다.
서울의대 강은하 교수는 ‘강직성척추염 진단의 어려움과 오진 위험’에 대해 발표했다. 강 교수는 “요통의 감별 진단에 있어서 강직성척추염을 포함한 염증성 척주관절염의 증상 특징을 잘 알지 못하면 진단을 놓치거나 오진하기 쉽다. 증상으로는 질환을 의심할 수 있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의를 통해 적절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며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해야 병의 진행을 막고,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제의대 구본산 교수는 최근 치료 경향을 반영해 ‘AI를 이용한 강직성척추염 연구’를 주제로 발표했다. 구 교수는 “강직성척추염에서 조기 진단, 치료반응 예측, 척추 및 천장관절의 영상분석을 통해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 AI 접목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으로 희귀질환인 강직성척추염에 대한 인식 확산과 더불어 진단과 치료에도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신석(빛고을전남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이사장은 “그간 유튜브와 블로그‧카카오톡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강직성척추염에 대한 인식을 높여, 질환 조기 진단과 치료에 기여해 왔다”며 “대한류마티스학회는 강직성척추염을 진료하는 전문가 집단으로서 항상 환자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