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불응성 FLT3 변이 환자에 '조스파타'와의 병용으로 시너지 높여
BCL-2 억제제 '벤클렉스타(성분명 베네토클락스)'가 FLT3 변이 재발·불응성 급성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이하 AML) 환자 치료에 표준 약물인 '조스파타(성분명 길테리티닙)'와 병용으로 반응률 개선과 전체생존기간의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10일(현지시간) 정식 출판된 미국임상종양학회지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는 FLT3 변이 재발·불응성 AML 환자에서 벤클렉스타와 조스파타 병용을 평가한 Ib상 임상시험 결과(원제: Venetoclax Plus Gilteritinib for FLT3-Mutated Relapsed/Refractory Acute Myeloid Leukemia)가 게재됐다.
연구진은 "AML은 최근 승인된 치료요법으로 일선 치료가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환자는 재발·불응성 질환을 경험하게 된다"며 "기존 화학요법으로 치료 시 재발·불응성 환자의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4~7개월에 불과해, 새로 승인된 표적치료의 중요성과 추가 치료 옵션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진은 "FLT3 억제제인 길테리티닙은 진행성 FLT3 변이 AML에서 매우 활성이 높지만 치료 효과는 없다"며 "우리는 길테리티닙 단독요법에 비해 반응 속도나 깊이, 지속성이 개선된 (외래 환자용으로 허용 가능한) 병용요법을 개발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연구진은 과거 FLT3 변이 AML 전임상 모델에서 조스파타와 병용시 시너지 효과를 보인 벤클렉스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최초 임상시험에 돌입한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벤클렉스타와 조스파타 병용요법은 FLT3 변이 재발·불응성 AML 환자에서 높은 mCRc(CR + 불완전한 혈구 수 회복이 있는 CR + 불완전한 혈소판 회복이 있는 CR + 형태학적 백혈병이 없는 상태) 비율 및 분자 반응률을 나타냈다.
FLT3 변이를 가진 56명의 환자 중 64%(36명)는 이전에 FLT3 억제제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있다. 벤클렉스타와 조스파타 병용요법을 받은 56명의 환자에서 나타난 mCRc 비율은 75%(CR 18%, 불완전한 혈구 수 회복을 가진 CR 4%, 불완전한 혈소판 회복을 가진 CR 18%, 형태학적 백혈병이 없는 상태 36%)였다.
이전에 FLT3 억제제 치료 경험 유무에 따른 결과는 비슷했다(유 80%, 무 67%). 추적관찰 기간 중앙값 17.5개월 동안, 반응까지 걸린 기간(median time to response) 중앙값은 0.9개월이었으며, 관해 기간 중앙값(median remission duration)은 4.9개월이었다.
FLT3 분자 반응(molecular response)은 평가 가능한 mCRc 환자의 60%(15/25명)에서 달성됐으며, FLT3 변이 환자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10개월이었다.
연구진은 "베네토클락스와 길테리티닙 병용은 FLT3 변이 재발·불응성 AML 환자에서 높은 mCRc 및 분자 반응률을 나타냈다"라며 "여기에는 실제 인구를 대변하는 미도스타우린 유도요법이나 이식 후 유지요법으로 소라페닙을 사용하는 등 이전에 FLT3 TKI에 1회 이상 노출된 환자와 여러 번 이전 치료에 실패한 환자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진은 "관해 상태에 있는 대부분의 환자는 분자 반응을 달성했으며, 반응이 빠르게 일어났고, 이는 이 조합이 깊은 FLT3 클론 반응을 유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단일 제제 길테리티닙 데이터와 유사하게, 베네토클락스와 길테리티닙 병용 치료 중 나타난 FLT3-ITD 돌연변이 부담 감소는 잠재적으로 더 긴 생존기간 중앙값과 관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진은 해당 병용요법이 외래 환자를 위한 경구 요법으로 설계됐지만, 골수 억제와 심각한 감염 가능성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베네토클락스와 길테리티닙 병용요법을 받은 환자에서 (베네토클락스 기반 요법의 알려진 안전성 프로파일인) 3~4등급의 혈구감소증이 빈번했다"며 "그러나 mCRc 환자 중 7일 이상 동안 베네토클락스 또는 길테리티닙 투여 중단이 필요한 환자는 거의 없었으며(각각 13% 및 8%), 이는 골수(bone marrow, BM) 백혈병 부담이 감소하면 일반적으로 혈구 수가 회복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환자는 반응 동안 장기간의 혈구감소증을 경험했으며, 이는 골수 관해를 달성한 후 지속적인 혈구감소증이 있는 환자에서 베네토클락스 치료 기간 단축, 길터리티닙 용량 감소 및 조기 G-CSF(백혈구촉진제) 사용을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고도 덧붙였다.
연구진은 "해당 Ib 임상시험 결과는 샘플 크기가 작다는 제한점이 있지만, FLT3 변이 AML에서 FLT3 억제제와 결합된 베네토클락스를 지지하는 첫 번째 근거를 제공한다"라며 "베네토클락스와 길테리티닙 병용요법을 FLT3 변이 AML의 표준 치료로 확실히 확립하려면 무작위 통제를 포함한 추가 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초기 임상시험 결과는 FLT3 변이 재발·불응성 AML의 치료에 새로운 표준요법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동시에 병용약물로서의 벤클렉스타 가치를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암센터의 아미르 파티(Amir T. Fathi) 박사는 동 저널 사설을 통해, 이 초기 임상시험이 FLT3 변이 환자의 임상 치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파티 박사는 "베네토클락스의 영향은 놀랍고 혁신적"이라며 "단일 제제로서 골수성 악성 종양에 대한 효능은 임상시험에서 거의 반응이 관찰되지 않아 미미했지만, 이후 기존 AML 치료의 최적 파트너로 부상하여 시너지 효과를 유도했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벤클렉스타가 '5-아자시티딘'과 병용해 새로 진단 받은 고령의 AML 환자에서 반응 및 관해율을 두 배 이상 높이고 전체생존을 크게 개선했으며, 또 다른 저강도 요법인 '저용량 사이타라빈(LDAC)'에 추가했을 때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파티 박사는 "Daver et al(앞서 언급된 Ib상 임상시험)은 전체생존 및 측정 가능한 잔여 질병의 억제를 달성하는 인상적인 비율을 통해 FLT3 억제제인 길테리티닙과 베네토클락스를 포함한 또 다른 매우 활성적인 조합에 대해 설명했다"라며 "이러한 데이터는 매우 흥미롭고 더 큰 연구에서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FLT3 변이 환자의 임상 치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Daver et al는 전통적인 고위험군인 FLT3 변이 재발·불응성 AML 환자에서 구체적이고 인상적인 데이터를 보여줬다"며 "많은 비율이 골수 반응을 달성했고, 그 중 많은 환자들이 측정 가능한 잔여 질병의 현저한 억제를 경험했으며, 이 조합은 이전 FLT3 억제제 노출 유무에 관계없이 환자들 사이에서 지속적인 반응으로 활성화됐고 많은 사람들이 이식으로 효과적으로 전환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다만 골수 억제에 대한 우려와 이전 Admiral 연구(FLT3 변이 재발·불응성 AML 환자에서 조스파타 단독요법을 구제화학요법과 비교 평가한 3상 임상시험)와는 약간씩 다른 환자 집단에 대한 우려를 감안할 때, 임상 실습에서 해당 병용요법을 사용하려면 내약성 및 안전성을 현재 표준요법(조스파타 단독요법)과 비교하는 3상 무작위 배정 연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러한 데이터의 궁극적인 가능성과 AML에서 (베네토클락스와 길테리티닙 병용요법이) 일반적이고 표준적인 진료로 채택될 가능성은 향후 무작위 연구의 결과와 임상의에 의한 골수 억제의 안전한 관리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