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하지 않은 뇌졸중, 중증 아닌 일반 질환 포함 등 문제 제기
심평원 "3차병원 전문진료질병군 개선 필요하지만 신중해야"
뇌혈관 평가 지표 검토…소아응급·필수진료 상시 진료도 평가
심평원, 의학회마다 다른 입장에 “복지부와 협의 거쳐 논의”
정부가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의 중증희귀질환 진료 영역 강화를 추진한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필요한 환자 구성 비율 기준을 중증질환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회마다 입장이 달라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환자진료에 집중하도록 오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유지되는 5기 상급종합병원 평가 기준을 입원 중증환자 비율은 상향하고, 외래 경증환자 비율은 하향 조정했다.
중환자실 확보율 지표 등도 개선·도입했으며, 의료전달체계에 따른 합리적 의료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경증환자 회송률 지표를 도입해 상급종합병원 본연의 역할을 강화했다.
회송전담인력을 3명에서 6명으로 강화했고, 환자구성비율은 단순진료질병군 환자는 14%에서 12%로, 의원 중점 외래질병 환자는 11%에서 7%로 낮추는 대신 전문진료질병군 환자를 30%에서 34% 이상으로 강화했다.
또 경증회송률과 입원환자전담전문의, 중환자실·음압격리병실 병상확보율 등 상대평가 기준을 신설했다. 더불어 중증응급질환율과 희귀질환비율 등 가점도 신설했다.
하지만 전문진료질병군 기준 개선 요구가 일부 학회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뇌졸중’이 대표적이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파열되는 ‘뇌출혈’로 구분되는데, 종류에 상관없이 발생 후 응급 치료를 잘 받지 못하면 목숨을 잃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지만 현재 시술이나 수술을 하지 않는 뇌졸중의 경우 일반질병군에 포함돼 중증질환 환자 비율을 유지해야 하는 상급종합병원에서 뇌졸중 환자 진료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영현 자원평가실장은 지난 27일 열린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전문진료질병군 개선을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뇌졸중의 경우 주사나, 약, 외과적 진료는 일반질병군으로 돼 있어 학회 차원의 요구도 계속 있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하지만 학회별로 중증도에 대한 입장이 많이 다르다. 상급종합병원 환자구성비율을 중증으로 나누는 부분이 진행되고 있고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거쳐야겠지만 학회 의견을 듣고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학회만의 문제가 아닌 다른 이해관계가 충돌되는 부분도 있는 민감한 사안이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필수의료 보장을 위해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늘면서 정부의 필수의료 지원대책 등 보건의료정책 방향에 맞춰 중증응급과 소아응급 등 진료 기능을 확충할 수 있는 지정평가 지표도 검토하고 있다.
심평원 병원지정부 신은숙 부장은 “현재 응급심뇌혈관을 중증질환으로 보고 있고 중증환자 진료 실적은 상급종합병원의 가장 중요한 지표다. 5기부터는 중증 응급환자 비율을 상대평가 지표로 도입했기 때문에 중증응급환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뇌혈관 부분에 대한 진료영역을 비중 있게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 부장은 “소아응급과 필수진료과목이 상시 진료체계를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를 예비지표로 가져가려고 검토 중”이라며 “공공성이 부각됨에 따라 향후 의료 회송뿐 아니라 공공성에 대한 방향을 검토하고자 한다”고 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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