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20~40대, 스트레스 아닌 ‘면역학적 요인’…재발도 많아
‘원형탈모’는 모발이 원형 모양으로 갑자기 빠지는 증상이다. 원형탈모는 남성형 탈모인 대머리와 달리 부분 탈모에서 전신 탈모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심하면 두피 모발 전체가 빠지기도 하고, 눈썹과 속눈썹‧체모 등 몸에 있는 털이 다 빠지기도 한다.
연간 17만 명 원형탈모로 고민
원형탈모가 나타나는 유병률은 전 인구의 2% 정도다. 2021년 기준 원형탈모 환자 수는 연간 17만 명 수준이다. 원형탈모는 남성형 탈모와 달리 대부분 30세 미만에서 발생하고, 연령층으로 보면 20~40대 환자가 가장 많다.
원형탈모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대부분 스트레스를 손에 꼽는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쉬면서 자연치유를 기다리며 방치한다. 스트레스가 원형탈모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만으로 원형탈모가 생겨 심각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형탈모를 일으키는 원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오히려 ‘면역학적 요인’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떠한 자극으로 T세포가 활성화돼 모낭을 외부 물질로 오인해 공격을 가하면서 면역 반응을 유발, 이 반응이 원형탈모를 일으키는 것이다.
중증 원형탈모 환자…불안‧우울장애 등 정신과 질환 동반
전체 모발에 50% 이상 빠지는 것을 ‘중증 원형탈모’라고 한다. 20% 이상만 빠져도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사회활동을 시작하는 20대 이후 눈썹과 속눈썹이 빠지면 대인관계와 사회생활 전반에 어려움이 생기고 심하면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원형탈모 환자의 10% 미만에서 갑상선질환이나 백반증‧아토피피부염 등 만성 자가면역질환 합병증을 동시에 겪는다. 원형탈모는 정신과적 장애 유병률이 70%에 이를 정도로 정신적 문제를 동반할 위험도 커서 환자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원형탈모는 재발도 심각하다. 탈모 정도가 심하거나 유병 기간이 길고, 어린 나이에 발병한 경우, 아토피피부염을 동반한 경우, 손‧발톱까지 침범하면 예후가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 유박린 교수는 “중증 원형탈모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자살을 생각하거나 불안‧우울장애 등 정신과 질환을 동반하면서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한다”며 “원형탈모는 심각한 질환이자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