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교수, "아베크마, 4차 치료제로 허가 받아야 가능성 있어"
경쟁약 '카빅티'에 비해 5차 치료에서 생존기간·반응률 이점 적어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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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S의 카티(CAR-T)치료제 '아베크마'(성분명 아데캅타진비클류셀)가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약인 얀센 '카빅티(성분명 실타캅타젠오토류셀)'와는 차별화된 허가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미 글로벌에서 허가 받은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5차 치료 적응증으로는 경쟁력이 약해 그보다 앞선 4차 치료제로 허가 받아야 승산이 있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아베크마'의 국내 도입 시기는 더욱 늦춰질 전망이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기현 교수는 최근 코리아헬스로고의 자매지 청년의사 기자와의 만남에서 '아베크마'와 '카빅티'의 임상시험 데이터를 비교 평가하며 이 같이 말했다.

아베크마는 지난 2021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면역조절제 ▲프로테아좀 억제제 ▲항 CD38 단일클론항체 등 이전에 4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후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성인 환자 치료에 신속 승인을 받았다.

카빅티는 그로부터 약 1년 후인 2022년 2월 FDA로부터 동일 적응증으로 승인 받았으며, 국내에는 올해 3월 식약처 승인을 획득했다.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아베크마보다 카빅티가 먼저 도입된 것이다. 문제는 카빅티가 국내에 먼저 도입됨으로 인해 아베크마의 경쟁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아베크마와 카빅티의 미 FDA 승인은 각각 이전에 4회 이상 치료를 받은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KarMMa-2 연구와 CARTITUDE-1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했으며, 이를 토대로 재발·불응성 환자의 5차 치료제로 허가 받았다.

하지만 먼저 허가된 아베크마가 KarMMa-2 연구에서 보여준 반응률(OR)과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각각 73%와 8.8개월인 반면, 카빅티는 CARTITUDE-1 연구에서 각각 97.9%와 22.8개월의 결과치를 보여줬다.

헤드 투 헤드(head-to-head) 연구가 아닌 이상 각기 다른 두 연구에서의 결과치를 가지고 아베크마와 카빅티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순 없지만, 5차 치료제로서 보여준 데이터가 수치상으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김기현 교수는 "카빅티는 CARTITUDE-1 연구에서 22.8개월이라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을 나타냈다"며 "이는 기존 5차 치료에서의 무진행생존기간이 약 4개월인 것과 비교하면 6배가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반면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아베크마가 5차 치료에서 보여준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8.8개월로 (카빅티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다"며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5차 치료에 치료옵션이 거의 없었던 국내 환경에서는 카빅티의 도입이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의미가 있지만, 그로 인해 아베크마는 5차 치료제로서 국내에 도입되기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유로 김 교수는 "아베크마가 국내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KarMMa-3 연구를 기반으로 해 4차 치료제로서 허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BMS는 이전에 3회 이상 치료 받은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아베크마의 3상 임상인 KarMMa-3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해당 연구에서 추적관찰기간 중앙값 18.6개월차에 아베크마 투여군의 mPFS는 13.3개월로 대조군인 표준요법군의 4.4개월과 비교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절반 이상(51%) 낮게 나타났다. 반응률은 아베크마 투여군에서 71%, 표준요법군에서 42%였으며, 완전반응률(CR)은 각각 39% 대 5%로 차이를 보였다.

BMS는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재 해외에서 4차 치료제로서의 적응증 확대를 시도하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FDA에 적응증 확대 신청서를 접수했고 유럽의약품청(EMA) 및 일본 후생노동성에도 신청서를 제출했다.

때문에 아베크마가 4차 치료제로서 국내에 도입되기까지는 좀 더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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