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최연호 교수에게 듣는 '호산구성 위장관염'
호산구, 백혈구의 일종…누구라도 호산구 검출될 수 있다
'알레르기' 등으로도 장점막에 호산구 보일 수 있어 '오해'
진짜 병일 땐, '장점막' 변형되고 몸에서 단백질 빠져나가
희귀질환이라 흔하지 않은 병인데, 최근 오진으로 과잉 진단되는 '희귀질환'이 있다.
바로 '호중구성 위장관염'이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연호 교수는 유튜브 채널 '삼성서울병원'에서 "아이들이 구토라든가 구역질, 복통 같은 것으로 병원에 다니다가 잘 모르겠다고 하면서 큰 병원을 가라고 했는데, 가끔 큰 병원에서 알레르기 같은 게 의심되면서 '호산구성 위장관염이 걱정된다'라는 이야기를 듣는 분이 꽤 있는 것 같다"며 "그 병은 희귀병이다. 쉽게 있는 병이 아닌데 마치 증상이 그것과 비슷하니 그 병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서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산구성 위장관염은 위장관 내 비정상적으로 호산구가 많아져서 침윤과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복통과 구토 등이 나타나고 단백질 손실이 동반되며 위장관 주름이 비후(두꺼워짐)된다. 대표적 원인은 음식, 약물 등이 꼽힌다. 현재 이 병은 위내시경 검사로 진단한다.
흔한 구토와 구역질, 복통과 더불어 어지러울 때 원인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검사하다가 위내시경 검사를 하기도 하는데, 이때 위내시경 검사 중 우연히 조직검사를 했다가 호산구가 발견될 때 흔히 '호산구성 위장관염'으로 오해된다는 것이 최 교수의 설명이다.
최연호 교수는 "조직검사에서 호산구가 발견될 때 의사들은 '호산구가 여기 왜 나왔지'라고 반응한다"며 "사실 호산구는 누구한테라도 있을 수 있다. 호산구는 백혈구의 일종으로 알레르기 반응과 기생충 감염, 약물 반응, 염증성 질환 등이 원인이 돼 증가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음식을 좀 잘못 먹어서 알레르기가 생겨도 호산구가 장 점막에 쭉 보일 수가 있다"며 "호산구가 진짜 상당히 많아져서 수십 개, 수백 개가 되고 장점막이 변형되고 붓고 내 몸에서 단백질도 빠져나가고 큰 일들이 벌어질 때가 호산구성 위장관염"이라고 설명했다.
최연호 교수는 "어느 날 내가 증상이 조금 있어서 우리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피검사하고 초음파하고 대형병원에 가서 내시경까지 했더니 호산구가 나오니까 갑자기 우리 아이는 호산구성 위장관염이 돼버린 것"이라며 호산구가 몇 개 보였다는 이유만으로 호산구성 위장관염이 아님에도 그냥 진단을 해버리는 현실을 지적했다.
오진이 되면 실제 병보다 과한 치료가 이뤄지거나 그 병에 전혀 효과가 없고 몸에 별로 좋지도 않은 약을 쓸데 없이 쓰는 경우가 있어 제대로 병을 진단 받는 것이 치료에 앞서 아주 중요하다.
최 교수는 "호산구성 위장관염은 스테로이드도 쓸 수 있고 다른 여러 가지 복잡한 치료를 할 수가 있다"며 "일반적인 사람들도 가지고 있는 정상 현상일 수도 있는데, 그런 치료를 한다는 것은 내 몸에 무리가 가해지는 것이다. 그럴 필요가 절대로 없기 때문에 조심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최연호 교수는 "전문가의 눈에 띌 정도의 큰 사건이 벌어질 때가 호산구성 위장관염이지 절대 흔한 질환이 아니다. 그래서 좋은 전문가를 찾아서 확인하는 습성도 기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며 "큰 병과 희귀병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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