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 오은지·정병하 교수팀, 면역억제제 끊어도 건강한 유전자 규명
‘단일세포 분석법’으로 면역관용 환자 면역반응 억제 유전자 발현 확인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는 경우 혈액검사를 통해 중단해도 되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말기 신부전 환자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은 신장이식이다. 그러나 이식된 신장이 우리 몸 면역체계로부터 공격받지 않기 위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면역억제제를 장기복용 할 경우 오히려 감염, 악성종양, 당뇨병, 고지혈증, 신독성을 유발, 환자의 수명을 단축시키게 된다.
때문에 면역억제제를 소량 혹은 복용하지 않더라도 거부반응이 발생하지 않는 상태, '면역 관용' 상태를 확인 하는 것은 신장이식 환자에서 매우 중요하다.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공동교신저자) · 신장내과 정병하(공동교신저자) · 이한비(공동제1저자) 교수, 가톨릭대 대학원 의생명·건강의학과 배현주 연구원(공동제1저자) 연구팀은 면역관용 환자 4명의 혈액 검체를 단일세포 분석법을 이용해 연구한 결과, 면역관용 환자는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 혹은 거부반응 발생 환자와 면역 세포 분포와 유전자 발현 양상에 큰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단일세포 분석법’은 세포 단위 유전체 발현량을 측정하여 세포 수준 변화와 세포 간 상호작용을 밝히는 최신 연구 기법으로, 신장이식환자의 면역관용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밝히기 위한 연구는 많았으나, 단일세포 분석법으로 상관관계를 규명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인 연구결과에 따르면 면역세포인 미성숙 B세포와 조절 T세포가 면역관용 환자에서 증가돼 있고, 면역관용 환자의 B세포에서 면역반응과 연관된 유전자의 발현이 감소돼 있었다. 이는 거부반응을 유발하는 효과 T세포를 억제하는 기능과 연관되어 있는 만큼 면역관용 환자의 면역세포에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쪽으로 유전자 발현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면역관용 환자의 조절 T세포에서 CCR6 유전자 발현이 증가돼 있고 기존 연구에서 주목 받던 B세포와 T세포 외에도 NK 세포와 NKT 세포가 면역관용 환자에서 증가돼 있음이 확인됐다. 이는 선천면역세포 또한 면역관용에 기여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는 “향후 진료 현장에서 신장을 이식받은 환자의 혈액검사로 면역억제제를 중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선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면역유전학회(The European Federation for Immunogenetics) 공식 학술지인 ‘HLA immune response genetics ’ 정식게재에 앞서 온라인 4월호에 공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