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학교병원 외과 이보람 교수에게 듣는 '담도·담낭암'
국내 암 발생의 2~3% 차지…"담도·담낭암, 매년 발병률 증가"
간담췌질환·노화·가족력·비만·흡연 등이 담도·담낭암 위험↑
WHO, '간흡충' 담도암 주요 원인…"민물고기 익혀 먹어야"
초기엔 증상 없어…붉은 소변·회백색 변 '담도·담낭암' 신호
간기능 혈액검사·복부초음파·복부CT 등으로 조기 진단 가능
완치 위한 유일한 치료법 '수술'…"꾸준한 모니터링 중요해"

국내 특이하게 낙동강 유역의 거주자에게 다발하는 암이 있다. 바로 쓸개로 불리는 '담낭'이나 담즙이 지나는 길 '담도'에서 발생하는 '담도·담낭암'이다. 사진 제공=게티이미지
국내 특이하게 낙동강 유역의 거주자에게 다발하는 암이 있다. 바로 쓸개로 불리는 '담낭'이나 담즙이 지나는 길 '담도'에서 발생하는 '담도·담낭암'이다. 사진 제공=게티이미지

국내 특이하게 낙동강 유역의 거주자에게 다발하는 암이 있다. 바로 쓸개로 불리는 '담낭'이나 담즙이 지나는 길 '담도'에서 발생하는 '담도·담낭암'이다. 

담도·담낭암은 5년 생존율(완치율)이 29%로 치료 성적이 낮은 암이다. 이런 예후가 불량한 암이 낙동강 거주민에게 다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외과 이보람 교수는 유튜브 채널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2016년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의 암발생 특성 분석에서 담낭 및 담도암 발생률이 낙도강 유역 인근에 집중됐다는 결과가 있었다"며 그 이유를 민물고기 생식으로 감염될 수 있는 간흡충증이라고 지목했다.

이보람 교수는 "2023년 세계보건기구에서도 담도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간흡충을 꼽기도 했다"며 "때문에 위험요인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민물고기는 꼭 익혀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담도·담낭암은 현재 국내에서 전체 암 발생의 2~3%로 국내 다발암 9위를 차지할 정도로 드물지 않고 매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암이다. 

현재 담도·담낭암의 발병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발병 위험요인은 크게 5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한 가지는 간흡충감염을 비롯한 담도·담낭 내 결석, 만성 간염, 고지혈증, 담도·담낭 내 염증, 담관 주변 조직의 감염, 간흡충 감염 등과 같은 간담췌질환이다. 

나머지 4가지는 유전적 요인과 노화, 과체중, 흡연이다. 이보람 교수는 "담도·담낭암 가족력이 있다면 발생 위험은 더 높아질 수 있다"며 "또 담도·담낭암도 (다른 암처럼) 주로 60세 이상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비만은 담낭암의 위험도 높이지만, 췌장염, 담석, 담도염 등의 합병증까지 유발해 담도암 발생 위험도 함께 높인다. 

또 이 교수는 "흡연은 모든 암의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는 1급 발암물질로 담도·담낭암 유발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담도·담낭암은 예방이 가능하므로 이 5가지를 기억하고 위험요인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담도·담낭암은 초기엔 증상이 없다. 때문에 조기 발견이 어렵다. 종양이 어디 생겼는지에 따라 담도·담낭암은 증상도 다르다. 하지만 이보람 교수는 담도·담낭암에 꼭 알아야 할 4가지 특징적 증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 첫 번째는 대표적 담도·담낭암 증상인 황달이다. 이 교수는 "담도에 종양이 생겨 담즙 흐름이 막히면 담즙 내 색소 성분이 혈액으로 새어나와 얼굴, 눈의 흰자위가 황색을 띄게 된다"며 "이렇게 담도가 막혀 발생하는 황달은 폐쇄성 황달이라고 하며 더 진행될 경우 피부가 가렵거나 붉은 소변, 회백색 변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복부 통증으로, 우측 윗배나 심와부(명치 부위)에서 둔탁한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다. 이보람 교수는 "무통성 진행성 황달의 경우 말 그대로 복통을 동반하지 않을 수 있다"며 "통증의 빈도와 강도는 사람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세 번째는 구토, 메스꺼움, 복부 팽만 등이 동반되는 소화불량이다. 체기와 유사하게 발현돼 많은 사람들이 소화제를 복용하는데, 황달이나 둔탁한 우상복부 통증과 함께 소화불량이 동반된다면 담도·담낭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네 번째는 피로, 무기력감, 체중 감소 등 급격한 신체 변화다. 이보람 교수는 "암의 일반적인 증상 중 하나인 체중 감소와 함께 피로감이 계속 되거나 무기력감, 불안, 우울 등의 감정적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증상으로 ​​담도·담낭암을 의심할 때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이 교수는 "이때는 암 절제술이 불가하거나 절제술을 해도 재발과 치사율이 높으며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증상이 발생하기 전 검진을 통해 발견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담도·담낭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을까. 흔히 병원 건강검진 프로그램에 포함된 간기능 혈액검사·복부초음파·복부CT 3가지 검사로 담도·담낭암은 조기 발견할 수 있다. 

간기능 혈액검사는 병원에서 하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다. 흔히 간수치라고 말하는 AST, ALT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보람 교수는 "대부분의 담도·담낭암 환자가 담관 폐색에 의해 간기능검사 상 이상 소견을 보인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간단하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검사는 복부초음파 검사다. 또 최근 보편적인 초기선별검사로 활용되는 검사가 있는데, 바로 복부 CT 검사다.

이 교수는 "암 진단과 병기 측정에선 초음파 검사보다 CT가 유용하며 아주 작은 크기의 암도 발견이 가능하다"며 "종양의 위치나 침윤 정도, 침범 범위, 절제 가능성, 림프절 종대, 간 전이, 혈관 침범, 담관 확장 정도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담도·담낭암의 치료는 종양의 위치, 크기, 확산 정도, 환자의 건강 상태 등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보존적 시술 등의 방법이 있다. 또 이같은 치료 뒤에도 꾸준한 모니터링과 후속치료가 필요하다.

이보람 교수는 "담도·담낭암은 아직까지 뚜렷한 에방 수칙이나 권고되는 검진 기준이 없기 때문에 예후 개선을 위해서는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꼭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의심 증상이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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