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혈액종양내과 구동회 교수가 말하는 '지스트'
위장관 점막하층·근육층에 자라…지스트 60~70% 위에 발생
초기 증상 無…점막 아래층에 생겨 내시경으로 발견 어려워
조기 발견 시 수술로 완치…5종의 표적치료제로 완치 확률↑
식도부터 직장까지를 잇는 위장관벽의 점막 아래층이나 근육층에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종양이 있다. 바로 위장관기질종양(Gastrointestinal Stromal Tumor, GIST) 지스트다.
지스트는 전체 위장관에서 발생 가능한 암인데다 내시경을 통해 볼 수 있는 점막층이 아닌 그 아래 '점막하층'이나 '근육층'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지스트의 대부분은 양성 종양이지만 20~30%가 악성 종양이기 때문에 결코 안심할 수 없다.
강북삼성병원 혈액종양내과 구동회 교수는 유튜브 채널 '강북삼성병원'에서 지스트를 "위장관, 즉 식도부터 직장까지를 잇는 위장관 전체의 벽 근육층에서 돌연변이를 일으켜 발생하는 종양"이라며 "보통 내시경으로 관찰되는 '점막'의 한층 아래인 점막하층이나 근육층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 내시경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지스트가 조기 발견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구동회 교수는 "점막하층이나 근육층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위암과 달리 속쓰림과 같은 증상이 없는 무증상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스트의 증상은 종양이 커지거나 암세포가 점막하층이나 근육층을 뚫고 나와 점막을 침범하면서 나타난다. 위장관기질종양이 커지면서 복통이 나타날 수 있고, 심지어 장이 막히는 장폐색을 유발할 수 있다. 구 교수는 "점막을 침범할 경우 장출혈이나 장파열로 인한 복강 내 파열이 갑자기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철결핍성 빈혈이 확인되지만 위궤양이나 치질 등의 다른 원인을 찾지 못하면 지스트를 의심하고 검사를 해야 할 때도 있다.
구동회 교수는 "일반적인 철결핍성 빈혈이 있는 경우, 위궤양이나 치질 등의 원인을 찾기 위해 위·대장내시경으로 확인하곤 하는데, 여기서도 원인을 찾지 못하는 원인 불명의 경우에는 위장관기질종양을 확인하기 위해 복부 CT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스트는 내시경을 통해 발견이 어렵지, 발견이 불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내 의료환경에서는 다행인 점도 있다. 지스트는 전체 위장관에서 발생하지만, 60~70%가 위에서 발견된다. 따라서 40세 이상부터 2년마다 한 번씩 이뤄지는 국가암검진 위내시경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이 가능한하다.
구 교수는 "우연히 위내시경에서 발견돼 진단받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며 "조기에 발견될 경우 수술적 절제로 완치가 된다"고 설명했다.
지스트는 수술 이외에 표적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한 암이다. 구동회 교수는 "2000년대 초반 개발된 이마티닙(imatinib)이라는 약제는 고형암에서 최초로 증명된 표적치료제로 지스트라는 질병이 완치 가능하게 만들어준 대표적인 표적항암제"라며 "직장에서 발생하는 경우, 진단 당시에는 항문의 보존이 불가능하지만, 이마티닙 사용 후 수술을 통해 완치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 교수는 "또한 수술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크기가 5cm 보다 크거나 암세포의 분화 속도가 빠른 경우, 그리고 지스트 원발 부위가 위장이나 혹은 소장이냐에 따라 3년간 이마티닙을 재발의 예방, 즉 완치의 유지를 복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스트는 조금 생소한 암이지만, 국내에서는 2010년 이후로 진료지침이 2번 나왔고 일본, 중국, 대만, 한국 4개국의 대표 연구자들이 2016년에 아시아 지스트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기에 이 종양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표준지침이 국내에 잘 알려져 있다.
또한 1차 치료제인 이마티닙 이외에도 2006년 2차 치료제 수니티닙(sunitinib), 2013년 3차 치료제 레고라페닙(regorafenib), 2020년 4차 치료제 리프레티닙(ripretinib)과 아바프리티닙(avapritinib)까지 나와 있어 치료 옵션이 넓은 편이다.
구동회 교수는 "국내에서는 3차 치료제까지 보험 급여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위장관기질종양은 수술 치료뿐만이 아니라 좋은 표적치료제 사용으로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병"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대사증후군 있는 여성, 자궁경부 상피세포 이상 위험 높아
- 린파자, 국내서도 유방암 환자 수술보조 요법으로 권고
- 국산 폐암 신약 '렉라자', 국내 의료환경에서 실제 효과 입증
- 국내 의료진, 암 수술 합병증 '림프부종'에 새 재생의학 치료법 제시
- 말기에 대부분 진단되는 '난소암', 그래도 수술하는 이유
- EGFR 변이 폐암 1차 치료 선택지 넓어진다
- 튀김·부침 등 기름진 음식 조리 때 '연기', 폐암 발병 위험 더 높인다
- 담관암도 '표적항암제' 시대 열려…FGFR 계열 속속 허가
- "더 이상 '렉라자' 선택에 망설임은 없다"
- 삼성서울병원, '하트메이트 인공심장수술' 국내 리딩
- 강릉아산병원, 강원권 최초 AI 기술 접목한 내시경검사 시스템 도입
- 스마트 기술 활용하면 장애 재활과 돌봄 무엇이 달라질까
- 국내 의료진, 완치율 30% '담도암' 조기 진단법 제시
- 예방적 백혈구 투여, 세포독성항암제 부작용↓…"급여 확대 필요"
-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신약 ‘캄지오스’ 23일 국내 허가
- 당뇨병성 말기신부전 발병률 1위 '한국'…신장질환 예방, 해결법 있다
- 낙동강 유역에 다발하는 암 있다…'완치율 29% 암'의 진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