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그리소, 화학요법 병용으로 무진행생존 개선 입증
TKI+화학요법, 맞춤치료 선택지로서의 가능성 시사
아스트라제네카의 3세대 EGFR 티로신키나제 억제제(TKI)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국소진행성 혹은 전이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화학요법과의 병용으로 무진행생존(progression-free survival, PFS) 혜택을 입증하며, 3세대 EGFR TKI 기반의 다양한 병용요법을 통한 환자별 맞춤치료의 포문을 열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타그리소가 3상 임상인 FLAURA2 연구에서 이같은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냈다고 발표했다.
FLAURA2 연구는 국소진행성 혹은 전이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586명을 대상으로 1차 치료에 타그리소 단독과 '타그리소 + 화학요법(페메트렉시드 + 시스풀라틴 혹은 카보플라틴)' 병용을 비교 평가한 임상시험으로, 1차 평가변수로 설정된 PFS의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안전성 결과와 이상반응으로 인한 투약 중단률은 각 약제의 확립된 프로파일과 일치했다"며 "전체생존(overall survival, OS) 데이터는 해당 분석 시점에 미성숙했기 때문에 후속 분석에서 공식적으로 평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요약하면, 현재 EGFR 변이 폐암 1차 치료에 글로벌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는 타그리소에 화학요법을 병용할 시 예측 불가능한 안전성 우려 없이 무진행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 임상시험의 책임 연구자인 다나-파버 암 연구소 파시 예네(Pasi A. Jänne)박사는 "타그리소 단독요법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분야의 글로벌 표준요법으로 치료 환경을 변화시켜 많은 환자들이 생존율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바 있다"며 "FLAURA2 연구는 타그리소에 화학요법을 추가하면 단독요법에 비해 치료 결과를 더욱 개선하고, 치료 내성과 질병 진행을 더욱 더 지연시킬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를 환자와 의료진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사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TKI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병용요법의 탐색은 오래 전부터 시도돼 왔다.
EGFR과 VEGF 경로를 이중으로 차단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전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거 다양한 임상시험에서 1세대 EGFR TKI와 VEGF 억제제 병용요법이 연구됐지만, TKI 단독요법과 비교해 PFS는 개선한 반면 OS에서의 임상적 이점은 입증하지 못했다.
가장 최근에는 1세대 EGFR TKI인 '엘로티닙(상품명 타쎄바)'과 VEGF 억제제인 '라무시루맙(상품명 사이람자)' 병용요법을 평가한 3상 임상 RELAY 연구가 1차 평가변수인 PFS 개선을 달성하며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41%까지 낮췄지만, OS 데이터는 아직 미성숙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화학요법과의 병용도 지속적으로 연구돼 왔다. TKI에 화학요법을 추가하면 환자의 삶의 질 저하와 안전성 문제가 추가로 발생할 수는 있지만, 실제 환자의 20~30%는 2차 치료까지 생존하지 못하며, 화학요법과의 병용이 암의 이질성 문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잠재적 선택지로 연구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1세대 EGFR TKI인 '게피티니브(상품명 이레사)'와 화학요법 병용이 평가된 2개의 3상 임상시험(NEJ009 및 CTRI/2016/08/007149)에서 OS 개선이 입증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이번 FLAURA2 연구 결과가 화학요법 병용이 TKI 단독에 비해 추가적인 생존 혜택을 제공하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근거를 더한 것이다.
이로써 향후에는 환자의 삶의 질 측면에서 'TKI + 화학요법' 병용이 적합한 환자와 기존 TKI 단독요법이 적합한 환자를 선별하는 문제가 새로운 도전 과제로 제시됐다.
뿐만 아니라 TKI 내성 기전 극복을 위해 1세대와 3세대 약제를 병용하거나 '아미반타맙(상품명 리브리반트)'과 같이 EGFR과 MET 경로를 동시에 타깃하는 이중특이항체와의 병용으로 내성 발생을 지연시키는 등 다양한 시도가 진행 중이다.
한편, 해당 FLAURA2 연구 결과는 올 10월 개최되는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 발표될 것으로 예고됐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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