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부터 보험급여 적용…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주1회 요법
주1회 투약으로 1년에 10.10cm 성장…기존 제제 대비 순응도 향상
채현욱 교수 "장기투여 성장호르몬제제, 주사횟수 줄이는 게 최선"

뇌하수체 성장호르몬 분비장애(growth hormone deficiency, GHD)로 성장부전을 겪고 있는 만 3세 이상 소아들에게 그야말로 획기적인 치료제가 나왔다. 한국화이자제약의 주1회 투여 성장호르몬제제 '엔젤라(성분명 소마트로곤)'다. 

기존 치료제들은 성장이 멈추는 성인기까지 매일 맞아야 하는 주사제지만 엔젤라는 주1회 투여하는 성장호르몬 제제인 만큼 투약 편의성을 개선, 성장호르몬의 순응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채현욱 교수도 지난 14일 한국화이자제약이 주1회 성장호르몬 제제 엔젤라 프리필드펜주의 보험급여 출시를 기념해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성장호르몬 치료 과정에서 소아 환자는 '니들 포비아'라고 할 정도로 육체적, 심리적 부담을 받게 된다"며 "주사를 잘 맞으면 잘 크겠지 생각하겠지만 주사제 자체는 (경구약 등과 비교해)순응도가 낮은 편이고 더욱이 어린아이들이다 보니 1주일에 3회 이상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채 교수는 "환자의 치료 순응도는 소아의 키 성장 속도와 성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일주일에 하루 이하로 투여를 놓친 치료 순응도가 높은 환자가 일주일에 3일 이상 투여를 놓친 환자군 대비 더 좋은 키 성장 속도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채현욱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채현욱 교수

키성장이 쳐진다? '성장호르몬 결핍' 의심해봐야

채 교수에 따르면 키만 작다고 해서 성장호르몬 결핍이라고 얘기하지는 않는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우리 몸의 호르몬 분비를 총괄하는 뇌하수체에서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 질환이다. 같은 연령 및 성별에서 키가 100명 중 3번째 이하로 작거나 연 4cm 미만의 성장속도를 보여 성장호르몬 유발 검사를 실시 했을 때 2가지 이상의 호르몬 검사에서 최고 성장호르몬 농도가 10ng/mL 미만인 경우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진단한다. 필요한 경우 뇌MRI를 찍기도 한다. 

키가 작다고 해서 모두 검사를 하기는 어렵고 유전성 저신장, 가족성 저신장, 체질성 성장지연 등으로도 키가 작을 수 있어 진단이 늦어지기 쉽다. 

그러나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치료를 방치하면 동반질환 뿐만 아니라 소아 및 청소년기에 사회적, 정서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성장호르몬 치료는 빠를 수록 효과가 좋기 때문에 3세 이상부터 성장호르몬 제제를 빠짐없이 지속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문제는 성장호르몬 주사의 경우 매일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과 부담감으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데 있다.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는 소아환자에서 주1회 이상 투여를 놓치는 경우가 39%, 2회 이상 놓치는 경우가 23%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지만 성장호르몬 치료 순응도에 따른 키 '성장 속도 표준편차 점수' 연구(HVSDS)에 따르면 일주일에 하루 이하로 투여를 놓친 환자가 일주일에 3일 이상 놓친 환자 대비 더 높은 성장속도를 보였다. 결국 성장호르몬 제제의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치료 순응도를 개선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국내 최초, 유일의 주1회 요법 엔젤라

성장호르몬 제제의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화아자제약의 선택은 주1회 요법과 프리필드펜 타입의 주사제였다. 

엔젤라는 DNA 재조합 기술을 통해 반감기가 길어진 재조합 인간 성장호르몬 제제다. C-말단펩타이드(CTP) 기술을 통해 성장호르몬의 반감기를 연장해 주1회 투여가 가능하다. 

CTP는 인간 융모성 생식선 자극호르몬(hCG)의 베타 사슬에서 유래한 자연 발생 펩다이드로 hCG에 필요한 지속시간을 제공하지만 hCG 및 그 수용체와의 상호 작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엔젤라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hCG에서 파생된 3개의 CTP와 인간 성장호르몬이 융합된 형태로, 성장호르몬 수용제에 결합해 성장과 신진대사에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또한 이러한 기전을 통해 매일 투여해야 하는 성장호르몬 제제보다 긴 추정 반감기를 보인 것이다.

순응도 높인 '엔젤라' 매일 투여 제제 못지 않은 효과

이러한 기전의 엔젤라는 매일 투여하는 기존의 성장호르몬제제와 비교해도 효과면에서 절대 뒤지지 않았다. 

지난 2017년 4월에서 2019년 8월까지 한국을 포함해 21개 국가에서 사춘기 이전의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 환자 2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3상 임상연구에서 주 1회 엔젤라 투여군(0.66 mg/kg/week)과 소마트로핀 투여군(0.034 mg/kg/day)을 비교한 결과, 12개월 시점의 엔젤라 투여군의 연간 키 성장 속도는 1년에 10.10cm, 매일 투여하는 성장호르몬 투여군은 1년에 9.78cm로 두 제제의 연간 키성장 속도 차이는 0.33cm(95% CI: −0.24, 0.89)였다.  또한 사전 지정된 하위그룹 분석에서도 엔젤라 투여군의 키성장 속도는 연령, 성별, 성장호르몬 분비 수치와 관계없이 소마트로핀 투여군과 유사했다.

채 교수는 이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엔젤라는 매일 투여하는 성장호르몬 제제 대비 연간 키성장 속도에서 비열등성을 보였다"며 안전성과 내약성에서도 유사한 프로파일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한국화이자제약 희귀질환사업부 대표 김희정 전무
한국화이자제약 희귀질환사업부 대표 김희정 전무

엔젤라, 9월 1일부터 보험급여…치료 패러다임 바뀔까

엔젤라는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지난 1일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됐다. 엔젤라는 뇌하수체 성장호르몬 분비 장애로 인한 만 3세 이상 소아의 성장부전 치료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지 7개월만에 건강보험 급여까지 일사천리로 통과했다. 

이에 따라 3세 이상 연령에서 3% 이하의 신장이면서, 2가지 이상 성장호르몬 유발검사로 확진되고, 해당 역연령보다 골연령이 감소된 성장호르몬 분비장애 소아환자들에는 보험급여가 적용된다. 또한 매일투여 성장호르몬제에서 엔젤라로 전환하는 환자의 경우, 매일투여 성장호르몬제의 마지막 주사 후 다음날 주 1회 투여요법을 시작할 수 있다. 

채 교수는 “주 1회라는 투여의 편의성과 프리필드펜 타입의 사용 편리성을 갖춘 엔젤라는 치료 부담에 대한 3상 교차연구에서 매일 투여 성장호르몬 제제 대비 낮은 치료 부담을 보였고, 치료 경험의 만족도를 높여 환자와 보호자에게 선호되는 치료 옵션으로 확인됐다”며 “이번 엔젤라의 급여로 임상현장에서도 실제 처방이 이루어짐에 따라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의 치료 순응도 향상에 기여해 엔젤라를 중심으로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화이자제약 희귀질환사업부 대표 김희정 전무는 “엔젤라의 급여 적용을 통해 국내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가 필요한 소아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확대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 “주 1회 성장호르몬 제제인 엔젤라 치료를 통해 기존의 매일 치료 성장호르몬 제제로 일상에서 불편함을 겪고 있던 소아 환자와 보호자의 치료 부담을 덜고 꾸준한 치료를 이어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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