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암, 흡연·음주 안한 젊은 여성들에서 증가세…유전적 요인 추정
세계구강암학회, 국내서 최초로 열려…43개국서 700명 가까이 참가
흡연과 술을 마시는 남자들에게 주로 발생했던 구강암과 구인두암이 최근들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증가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유전적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인두암은 구강암, 후두암과 같이 두경부암의 암 중 하나로, 과거에는 흡연과 술을 많이 마시는 남자들에게 주로 생겼지만 최근들어 구강암과 함께 발생빈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유두종바이러스로 인해 생기는 암 중 증가속도가 가장 빨라 미국에서는 부인과 암을 제치고 암 1위에 오른 구인두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현재 13세 여아로 제한돼 있는 HPV 국가필수예방접종을 남아에게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제9차 국제구강암학술대회(IAOO 2023)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에 김세헌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이사장)는 2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구강암, 구인두암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제고하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학회에 따르면 2002년, 2010년, 2019년을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두경부암의 경우 후두암은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으나 구강암과 구인두암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체 두경부암 중 구강암이 차지하는 비중도 24.9%에서 31.3%로 증가했으며, 2020년 기준 전체 구강암의 36.6%가 여성에서 발생했다.
연령별 발생빈도는 50대, 60대, 70대에서 전체의 약 70%를 차지했지만 40대 이하의 환자수도 전체의 18.5%를 차지하는 등 젊은 환자들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았다.
이에 학회 정만기 홍보이사는 금연, 절주를 하고 항상 구강을 청결하게 하는 한편, 2주 이상 지속되는 궤양 등은 전문의 검진을 통해서 조기에 치료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더욱이 자궁경부암의 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로 인한 구인두암의 경우 최근 남성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13세 여아의 경우 국가필수예방접종에 HPV(자궁경부암백신)가 포함돼 있기 때문으로 학회는 남아에서도 HPV가 무료접종될 수 있도록 접종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회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비인후과학회 김세헌 이사장은 “현재 138개국에서 HPV접종을 시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아에서만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에 포함돼 있다”면서 “남아에서도 HPV가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된다면 경제성이나 국가경쟁력 면에서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질병관리청에서도 남성 접종의 비용-효과 분석 연구를 통해 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학회에서도 대국민 홍보를 통해 HPV가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두경부암 수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번 국제학회에서도 구강암 환자 의 하악에 치아까지 넣어 구강을 재건하는 등 3차례의 라이브 서저리가 시행돼 참석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