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큐비아, 전공의 사직 원외처방 영향 결과 분석
3월 상급종병 조제건수 전년동월 대비 13.3% 감소
“원내의약품 집계 시 제약사 매출 타격은 더 클 것”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이로 인한 전공의 사직으로 지난 3월 의약품 원외처방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 수 감소로 상급종합병원뿐만 아니라 제약사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아이큐비아는 국내 원외의약품 시장 분석을 위한 약국조제내역 조사 자료 ‘KNDA’를 바탕으로 지난 2월 하순부터 전개된 전공의 이탈이 원외의약품 시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지난 3월 전체 원외의약품 시장은 전년 동월 대비 조제건수가 6.4%, 조제금액이 3.9% 감소했다. 의료기관 유형별로는 상급종합병원의 조제건수가 가장 큰 폭의 감소율(13.3%)을 보였다.
상급종합병원의 조제금액 감소율은 3.7%로, 전체시장의 감소율 3.9%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아이큐비아는 외래 환자들이 향후 지속될 의료공백을 우려해 약을 장기로 처방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모든 의료기관 유형별로 전년 동월 대비 평균처방일수(Average Treatment Days, AVTD)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2023년 3월 70.0일에서 2024년 3월 77.3일로 10.6% 증가했다.
조제유형(Dispensing Type)별로는 상급종합병원의 약물반복조제(Repeat Dispensing) 건수가 전년 동월 대비 9.2%, 약물신규조제(New Dispensing) 건수가 21.4% 감소하며 신규 환자 대상 약물조제가 더 큰 폭으로 감소한 점이 확인됐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주요 약물군별 조제금액 감소율에도 차이가 관찰됐다. 주요 만성질환 약물군인 동맥경화치료제(C10), ARB고혈압치료제(C09), 당뇨병치료제(A10)는 각각 0.9%, 4.4%, 3.5%로 감소폭이 적은 반면 급성질환 약물군인 항생제(J01), 항류마티즘제(M01), 항바이러스제(J05)는 20.6%, 15.6%, 16.1%로 감소율이 두 자릿수에 달했다.
아이큐비아는 만성질환 약물군의 경우 평균처방일수 증가로 인한 조제금액 감소가 억제된 반면, 급성질환 약물군의 경우 상대적으로 큰 폭의 감소가 발생한 것으로 봤다.
아이큐비아는 이번 분석 결과를 공개하며 제약사들이 체감하는 매출 감소는 시장 데이터에서 관찰되는 의약품 시장 감소세보다 더 클 것으로 분석했다.
협력 패널도매상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한 결과, 상당수의 도매상들이 주문량 감소와 일부 의료기관의 경영난으로 인한 대금지급지연 등으로 현금흐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아이큐비아는 이러한 경영환경의 변화로 일부 도매상은 안전재고 수준을 보수적으로 가져가고 있어서 제약사의 매출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원외의약품 시장보다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의 여파가 더 클 것으로 보이는 원내의약품 시장의 경우, 아직 1분기 공식자료가 발표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집계된 대학병원급 패널의 미가공 자료(raw data) 분석에 따르면, 2024년 1분기(1~3월 전체) 원내의약품 시장은 전년 동기인 2023년 1분기 대비 0.3% 증가, 전 분기인 2023년 4분기 대비 5.4%의 감소가 예상된다.
아이큐비아는 전공의 사직의 실제 영향이 2월 하순부터 한 달 남짓이었음을 고려할 때 상당한 감소세라며, 현 사태가 지속돼 2분기 전체에 영향을 줄 경우 감소세는 두 자리 수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이큐비아는 그간 업계에서 상급종합병원의 진료 감소로 종합병원/병원/의원으로 환자가 이동하고,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해당 의료기관 유형에서 조제건수와 조제금액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KNDA 자료상에는 아직 그러한 경향이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았다고 첨언했다.
한국아이큐비아 관계자는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 상황과 이로 인한 제약시장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의료공백의 영향이 지속될 경우 다양한 시장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약회사, 도매상 등 관련 업체들의 대응 전략 수립에 필요한 시장 동향 분석 자료를 신속히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추후 5월 중 배포 예정인 병원 원내 시장 자료와 원외 처방 4월 업데이트 자료를 통해 전체 시장에 대한 더욱 자세한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