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 교수, 엔허투 3상 ‘DESTINY-Breast04’ 연구 소개
“엔허투,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 표적 치료 효과 입증”
국내 허가 적응증은 아직…“더 많은 환자 치료 혜택 기대”
놀라운 치료 효과로 2022년 미국 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2)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던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 3상 임상시험 DESTINY-Breast04 연구 데이터가 국내에서 또 한 번 소개돼 눈길을 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이지은 교수는 지난 2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세계유방암학회 및 한국유방암학회 학술대회(GBCC 2024) 심포지엄을 통해 DESTINY-Breast04 연구 결과와 그 의미를 소개했다.
최근 전이성 유방암(mBC)은 기존 분류법인 에스트로겐(ER) 양성 유방암, HER 양성 유방암, 삼중음성유방암(TNBC) 대신 HER2 양성 유방암, HER2 음성 유방암, 그리고 HER2 저발현(low) 유방암으로 새롭게 분류되고 있다.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가 전체의 45~55%로 가장 많으며, HER2 음성 유방암 환자(30~40%)와 HER 양성 유방암 환자(15%)가 그 뒤를 따른다.
그러나 DESTINY-Breast04 연구 이전까지 HER2 저발현 유방암은 HER2 음성 유방암 환자로 간주됐으며 치료 옵션도 제한적이었다. 특히 HER2 음성이면서 호르몬 수용체(HR) 양성인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경우 CDK4/6 억제제 사용 후에는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거의 없는 실정이었다.
리얼월드 연구 결과에 따르면 CDK4/6 억제제 사용 이후 질병이 진행된 경우 무진행생존기간(PFS)은 4개월 미만이었으며, 통합 분석에서 항암화학요법(카페시타빈, 에리불린)을 투여 받은 환자들의 mPFS는 4개월 미만,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15개월 미만으로 제한적인 효과를 보였다.
이에 반해 이전에 1~2회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 557명을 대상으로 엔허투와 의사가 선택한 화학요법군(카페시타빈/에리불린/젬시타빈/파클리탁셀/납파클리탁셀, 이하 대조군)의 효과를 비교한 DESTINY-Breast04 연구는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표적치료의 효과를 입증했다.
HER2 저발현은 ‘IHC 점수 1+ 또는 IHC 2+이면서 ISH 음성’인 경우로 정의됐으며, 연구 결과 엔허투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여부와 상관없이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대조군 대비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생존 개선을 보였다. 또 IHC 수준 및 CDK4/6 억제제 사용 경험 여부를 포함한 모든 하위 그룹 분석 결과에서 유사한 혜택을 보였다.
1차 평가변수인 BICR 평가 호르몬 수용체 양성 환자 PFS는 엔허투 투약군 10.1개월(95% CI, 9.5-11.5), 대조군 5.4개월(95% CI, 4.4-7.1)로 나타났으며(HR: 0.51, 95% CI, 0.40-0.64), 2차 평가변수인 BICR 평가 전체 환자 PFS는 엔허투 투약군 9.9개월(95% CI, 9.0-11.3), 대조군 5.1개월(95% CI, 4.2-6.8)로 나타났다(HR: 0.50, 95% CI, 0.40-0.63).
마찬가지로 2차 평가변수인 연구자 평가 PFS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환자 코호트에서 엔허투 투약군 9.6개월(95% CI, 8.4-10.0), 대조군 4.2개월(95% CI, 3.4-4.9)로 나타났으며(HR: 0.37, 95% CI, 0.30-0.46) ▲전체 환자 코호트에서는 엔허투 8.8개월(95% CI, 8.3-9.8), 대조군 4.2개월(95% CI, 3.0-4.5)로 나타났다(HR: 0.36, 95% CI, 0.29-0.45).
아울러, 이지은 교수는 지난해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 발표된 DESTINY-Breast04 32개월 추적 관찰 결과도 소개했다. 추적 관찰 결과, mOS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환자 코호트에서 엔허투 투약군 23.9개월(95% CI, 21.7-25.2), 대조군 17.6개월(95% CI, 15.1-20.2; HR, 0.69; 95% CI, 0.55-0.87)이었다(HR: 0.69, 95% CI, 0.55-0.87).
또 엔허투의 전반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이전 연구 결과와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추적 관찰 기간이 연장돼도 간질성 폐질환(ILD) 또는 폐렴 사례 비율은 유지됐다.
ADC(항체약물접합체) 신약인 엔허투는 지난 1일부터 국내에서 트라스투주맙과 탁산계에 모두 실패한 HER2 양성인 절제 불가능한 또는 전이성 유방암(수술 후 보조요법을 받는 도중 또는 투여 종료 6개월 이내 재발한 경우도 인정함)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에 대해서는 아직 국내 허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이지은 교수는 “국내에서도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 엔허투가 허가돼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