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국내 허가도 기대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 '퍼제타(성분명 퍼투주맙)',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투주맙엠탄신)' 등의 개발로 HER2 양성 유방암 치료 역사에 한 획을 그으며 명실공히 유방암 치료 명가로 자리 잡은 로슈가, 차세대 PI3K 억제제인 '이나볼리십'을 차기 주자로 내세워 그 성세를 이어가려는 모습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보조 내분비 치료를 마친 후 12개월 이내 재발한 PIK3CA 돌연변이를 가진, 호르몬수용체 양성 및 HER2 음성(HR+/HER2-)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치료에 '이나볼리십 + 팔보시클립(상품명 입랜스) + 풀베스트란트) 병용을 혁신 치료제로 지정(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 BTD)했다.

이는 최근 공개된 3상 임상 INAVO 120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는데, 해당 연구에서 이나볼리십 추가 요법은 대조군인 '팔보시클립 + 풀베스트란트' 병용 대비 사망 또는 진행 위험을 57% 감소시키며,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유의미한 연장을 입증했다.

추적관찰 기간 중앙값 21.3개월 동안 이나볼리십 추가 요법군에서 나타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5.0개월이었으며, 대조군은 7.3개월이었다(HR, 0.43).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는 미성숙하지만 이나볼리십 추가 요법군 긍정적인 OS 추세를 보였다(NE 대 31.1개월, 조정 HR 0.64).

이나볼리십 추가 요법은 다른 2차 평가변수에 있어서도 대조군 대비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객관적반응률(ORR)은 이나볼리십 추가군과 대조군에서 각각 58.4% 대 25.0%로 나타났으며, 임상적이득률(CBR) 각각 75.2% 대 47.0%였다. 또한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각각 18.4개월 대 9.6개월이었다(조정 HR 0.57).

로슈는 이나볼리십이 PI3K 억제 기전의 치료제들 중 가장 효과가 좋은(Best in Class)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내분비 치료에 내성을 유발하는 PIK3CA 돌연변이는 HR+ 유방암 환자의 약 40%에서 발견되는 만큼, 이나볼리십 추가 요법이 이 환자군에서 표준 치료법으로 제시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제넨텍의 최고의학책임자 겸 글로벌 제품 개발 책임자인 레비 가라웨이(Levi Garraway) 박사는 "FDA가 해당 요법에서 관찰된 상당한 임상적 이점을 인정해 이나볼리십을 혁신 치료제로 지정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 유망한 이나볼리십 기반 요법은 PI3K 억제제 계열을 변화시켜, 1차 치료 환경에서 이 환자군에 대한 표준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나볼리십이 미 FDA로부터 혁신 치료제 지정을 받은 만큼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INAVO 120 연구에는 한국 환자들도 대거 포함된 만큼 국내 허가도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 이나볼리십의 허가 심사를 진행 중으로, 한국 로슈는 연내 허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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