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응급·희귀난치성 질환 환자 중심의 진료 재편
서울아산병원 교수들, 인력이탈 등 의료붕괴 우려
“중증 중심 진료 재조정, 강도 높게 이어갈 수밖에”
‘무기한 휴진’을 예고하고 중증·응급·희귀난치성 질환 환자 중심으로 진료 재편을 시작한 4일, 서울아산병원은 다소 한산한 분위기 속 차분하게 진료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환자들로 붐비던 외래환자 대기실 일부 텅 빈 의자들만이 진료 축소 상황을 보여주고 있었다.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이날부터 중증·응급·희귀난치성 질환 환자 중심으로 진료 재편에 돌입했다. 전공의 사직 이후 인력 이탈이 가속화되자 한정된 자원을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시켜 의료붕괴 속도를 늦춰보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경증환자는 1·2차 의료기관으로 회송하고 단순 추적환자 진료가 축소되면서 다소 감소한 듯 보였다. 반면 암 환자 진료 공간이나 어린이병원 등 중증·응급·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이 많은 진료과 대기실은 평소와 다름없이 환자들로 여전히 붐볐다.
병원 관계자는 “일부 교수들이 진료를 축소하겠다고 했지만 (진료) 차질이 빚어지거나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오늘(4일) 평소보다 외래 공간이 한산한 것은 사실”이라며 “전체 휴진 규모에 대해 파악하진 않았지만 일부 진료과의 외래환자 감소는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의대 교수비대위의 자체조사 결과에 따르면 4일 기준 서울아산병원에서 진행되는 수술은 지난해 동기 대비 49% 줄고, 전주 대비 29% 감소했다. 외래환자 진료도 줄었다. 외래 진료는 지난해 동기 대비 30.5%, 전주 대비 17.2% 감소했고 신규환자도 42.1% 줄었다.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이대로는 진료 재조정을 강도 높게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울산의대 교수비대위 관계자는 “영상의학과나 마취통증의학과 등 일부 진료과 스텝들이 이탈하면서 볼 수 있는 환자 수도 제한적”이라며 “상급종합병원에서 볼 수 있는 중증환자 중심으로 집중해 진료를 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놓칠 수밖에 없는 환자들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순위에 따라 이미 진단된 질환의 2차 소견이나 지역에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은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후에도 중증질환 중심으로 진료를 조정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