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15% 감축, 중증 위주 진료…"수가 등 보상 따라야"
전공의 의존 안 하면서 수련 내실 다질 방향도 모색 중

서울대병원 조영민 기획조정실장은 1일 서울의대 비대위 토론회에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사업 준비 방향을 설명했다. 사진 출처=서울의대 비대위 공식 유튜브 생중계 화면 갈무리
서울대병원 조영민 기획조정실장은 1일 서울의대 비대위 토론회에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사업 준비 방향을 설명했다. 사진 출처=서울의대 비대위 공식 유튜브 생중계 화면 갈무리

상급종합병원이 전문의 중심 병원이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병상은 줄이고 중증 환자 위주로 진료하면서 질 높은 전공의 수련까지 수행해야 한다. 반면 체제 전환에 따른 보상과 지원은 여전히 미지수다. '전공의에게 의존하지 않으면서' 살아남기 위한 고민은 서울대병원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대병원 조영민 기획조정실장은 1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과 전문의 중심 병원'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 대응 방향을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은 오는 9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사업(전문의 중심 병원 사업) 시범사업을 앞두고 있다. 중증질환 중심으로 환자를 보고 그외 환자는 권역 내 진료협력병원이 담당하게 해야 한다. '전공의에게 의존하지 않고' 수련된 인력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향도 여기 포함돼 있다.

서울대병원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병상 감축이다. 서울대병원 등 서울 지역 대형병원인 '빅5'는 중환자실이나 특수 병상 제외 일반 병상을 15% 감축해야 한다. 서울대병원은 200병상 규모다.

조 실장은 "병상 하나를 마련하는데 7억~8억원 정도 비용이 들어간다. 200병상이면 1,400억원이다. 이미 투자한 고정 비용이 있는데 상급종합병원이 (병상 축소로 입는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가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어린이병원과 산과 병상, 중증소아단기돌봄센터(도토리하우스) 병상도 지켜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병상을 단계적으로 감축해서 충격을 완화"하고 "중증 진료 수가 인상이나 인센티브 등으로 병상을 줄인 만큼 보상" 받는 구조가 마련되는 게 최선이다.

조 실장은 "정부는 건강보험료 추가 인상 계획이 없다. 병상 축소에 대한 보상 정도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정할 텐데 중증 필수의료 수가를 얼마나 인상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서울대병원은 공공의료 역할로 적자 폭이 크다. 바라건대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수가가 인상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의 중심' 체제 전환도 충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했다. 전공의 업무를 전문의와 진료지원인력(PA)로 대체하며 드는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은 전공의 업무를 "앞으로 누가 어떻게 담당하느냐"와 연결해 고민 중이라고 했다.

조 실장은 "전공의가 부담하든 전문의가 부담하든 서울대병원의 진료량은 일정하다. 진료량이 일정할 때 전공의 의존도를 50%에서 30%로 줄인다면 나머지 20%를 어떻게 채우느냐가 숙제"라면서 "지금까지 전공의가 부담하던 업무량을 파악해 전문의와 진료지원인력 간 업무분장 방향을 잡으려 한다. 병원 경영 시각에서도 그 비율을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전공의 수련 질을 담보할 방안도 찾고 있다고 했다. 조 실장은 "그간 대형병원의 박리다매 진료에서 전공의는 너무 많은 환자를 부담했다. 이제는 전공의에게 적절한 수(의 환자)를 배정하고 적절한 수준으로 지도전문의를 배치해 토론하고 공부하며 진료하는 수련을 지향하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의존도를 줄인다고 해서 전공의는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교육인재개발실에서 수련 질 향상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수련의 밀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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