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동욱 교수 연구팀
초미세먼지·미세먼지·일산화탄소·오존 영향 미쳐
임신 중 및 생애 초기 대기오염 노출이 아이들의 후생유전학적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인하대병원은 직업환경의학과 이동욱 교수 연구팀이 ‘어린이 환경과 발달 코호트(EDC Cohort)’의 76명의 모자 쌍을 추적 관찰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어린이들이 6세가 됐을 때 채혈한 피에서 DNA 메틸레이션(유전자의 활동을 조절해 특정 유전자가 켜지거나 꺼지게 만드는 화학적 변형 과정) 정도를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후생유전학적 노화 지표가 생활연령(실제 출생 후부터 경과한 나이)과의 차이를 계산했다. 이 차이가 대기오염 물질 노출과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 경우, 후생유전학적 노화가 촉진됐다고 봤다.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초미세먼지(PM2.5)에 평균 4.56㎍/㎥ 추가 노출되는 경우, 아이의 후생유전학적 나이가 0.406년 촉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산화탄소에 0.156㏙ 추가 노출될 경우, 평균 0.799년이 촉진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6세 채혈 전 1년간 노출된 초미세먼지, 미세먼지, 오존 또한 후생유전학적 노화를 유의미하게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교수는 이번 연구가 대기오염 노출이 어린이의 생물학적 나이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이를 통해 잠재적인 질병 상태를 조기에 식별하고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제시했다고 짚었다.
기존의 연구들은 대기 오염 노출이 성인들의 생물학적 나이 가속화와 연관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지만, 어린이 대상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특히 태아기와 유아기 대기 오염 노출과 생물학적 나이 가속화 간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었다.
최근 연구에서는 식이나 생활습관 개선, 약제 사용 등을 통해 후생유전학적인 노화를 되돌릴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어 대기오염 물질 노출로 인한 후생유전학적 변화를 일부 개선할 수 있는 방법도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욱 교수는 “어린이와 태아는 지속적으로 세포분열을 하며 성장 중이기 때문에 독성 물질에 더 취약하다”며 “특히 임신 중 미세먼지 노출은 조산과 저체중아 출산의 위험을 높이고, 어린 시기 대기오염 물질 노출은 성장 저하, 알레르기, 호흡기 질환, 신경발달 저해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