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리브리반트'와의 병용요법 승인
진행성 EFG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사용
유한양행이 개발한 국산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명실상부 글로벌 신약으로 거듭났다.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이 개발한 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의 병용 약제로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일(현지시간)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19 결손 또는 엑손21 L858R 치환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 1차 치료에 '리브리반트'와 '렉라자(미국 상품명 라즈클루즈)' 병용요법을 승인했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개발한 국산 항암 신약으로 정상형 EGFR은 보존하면서 T790M 변이 및 활성화된 EGFR 돌연변이를 모두 표적하는 3세대 EGFR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다.
국내에서는 2021년 초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현재는 1차 단독요법으로 보험급여까지 적용되며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 함께 전방위적으로 쓰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8년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 자회사 얀센과 렉라자 개발을 위한 라이선스 및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존슨앤존슨은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렉라자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렉라자의 병용 약물인 리브리반트 역시 존슨앤존슨이 개발한 글로벌 항암 신약이다. 리브리반트는 EGFR과 MET을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특이항제로,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허가 받아 쓰이고 있다.
이번에 미 FDA의 승인을 받은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은 EGFR TKI 단독요법으로는 불충분한 1차 치료의 임상적 니즈(needs)를 제대로 충족시켰다.
통상적으로 진행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30%는 2차 치료 기회를 가지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환자가 간이나 뇌 전이를 동반하거나 TP53 유전자 변이를 보유한 경우 또는 ctDNA가 검출되는 경우는 일명 '고위험군'에 속해 질병이 빨리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금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1차 치료 옵션이 필요한 상황.
이번 FDA의 승인으로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은 기존 타그리소 단독요법과 비교해 무진행생존율(PFS) 개선을 입증한 최초이자 유일한 비(非) 항암화학요법(chemotherapy-free regimen)으로서의 가치를 인정 받게 된 것이다.
승인의 근거가 된 글로벌 3상 임상 MARIPOSA 연구 결과에 따르면,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은 타그리소 단독요법과 비교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 감소시켰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군에서 23.7개월로 타그리소 단독군의 16.6개월에 비해 7.1개월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미국에서 허가 받은 타그리소-화학요법 병용 역시 FLAURA2 연구에서 무진행생존율 개선을 입증했지만,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은 비 항암화학요법으로서 후속 치료에 백금 화학요법 선택지를 남겨뒀다는 점에서 큰 이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미 FDA는 최근 존슨앤존슨이 신청한 리브리반트 피하주사제 사용을 신속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리브리반트 피하주사제가 승인되면 기존에 정맥주사제가 가지고 있던 주입 관련 반응(IRR) 등 부작용 문제가 크게 개선될 뿐만 아니라 5시간 가량 소요되던 투약 시간도 5분으로 단축돼 클리닉 위로로 암 환자 치료 관리가 진행되는 미국 시장에서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의 접근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렉라자는 오는 9월 7~10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되는 세계폐암학회(WCLC 2024)에서 타그리소와의 진검승부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MARIPOSA 연구에서 아직 발표되지 않은 렉라자 단독요법군과 타그리소 단독요법군의 비교 결과를 공개하는 것인데, 3세대 EGFR TKI 간의 무작위 대조 연구 결과로는 세계 최초다.
해당 결과는 국내 연구자인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세훈 교수가 발표한다. 앞서 공개된 초록에 따르면 렉라자는 무진행생존기간, 반응률, 반응지속기간에서 타그리소와 유사한 효능을 입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렉라자는 지금까지 개발된 3세대 EGFR TKI 최초로 타그리소를 대체할 만한 근거를 마련했으며, 특히 리브리반트와의 병용요법으로 진행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국산 신약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