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응급의료센터 타과 전문의 늘지만 이마저도 ‘한계’
전공의 사직에 전문의도 이탈…법정 인력 기준 미달도
의료 현장은 문제없다는 윤석열 대통령 판단과 달리 응급의료전달체계 최상위인 권역응급의료센터마저 무너지고 있다. 전공의들이 떠난 자리를 지키던 응급의학과 전문의들도 하나둘 응급실을 떠나면서 임시방편으로 타과 전문의 근무가 늘고 있다.
몇몇 대학병원은 이마저도 힘들어 응급실 운영을 제한하고 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9월부터 응급실 야간 진료를 제한하기로 했고 경기 남부권을 담당하는 아주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매주 수요일 문을 닫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는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3분기부터 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이탈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30일 밝혔다. 21일 기준 전국 권역응급의료센터 44곳에서 근무 중인 전문의와 전공의는 총 513명으로 1년 사이 43% 정도 줄었다. 2023년 4분기에는 910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특히 정부는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전문의 중심 상급종합병원’을 대책으로 제시했지만 응급실조차 7개월째 응급의학과 전공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2023년 4분기 권역응급의료센터 내에는 응급의학과 전공의 총 322명이 근무했다. 타과 전공의도 99명 있었다. 하지만 1년 뒤인 2024년 3분기에는 응급의학과 전공의 21명, 타과 전공의 1명만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남았다.
그렇다고 전문의가 늘지도 않았다. 같은 기간 권역응급의료센터 내 응급의학과 전문의 수는 446명에서 443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2024년 1분기 458명까지 늘었지만 몇 개월 사이 15명이 이탈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 내 타과 전문의 수는 43명에서 48명으로 늘었지만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권역응급의료센터 9곳은 타과를 포함해도 전문의 수가 12명 미만으로 24시간 운영이 힘든 상황이다. 법정 인력 기준인 응급의학과 전문의 5명 이상을 충족하지 못한 권역응급의료센터도 2곳이나 있었다. 건양대병원과 울산대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4명만 근무 중이다.
전공의에 이어 전문의 이탈마저 시작되자 남아 있는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커졌다. 올해 3월 권역응급의료센터 의사 1명당 평균 진료환자 수는 160.9명이었지만 7월에는 197.9명으로 증가했다.
민주당 의료대란특위 정책위원인 김윤 의원은 “의료공백을 메우고자 현장을 지키는 보건의료인들이 지쳐가고 있다”며 “가장 위급한 환자를 위해 존재하는 응급의료 현장마저 무너질 위기로 타과 전문의로 의료공백을 겨우 메우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대책 없이 몰아붙이기만 했던 지난 6개월간의 무책임과 무능의 과오를 인정하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민주당 의료대란특위 정책위원으로서 현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국민 중심 의료개혁을 위해 힘쓰겠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29일 의료대란특위를 출범했으며 위원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이, 부위원장은 복지위 간사인 강선우 의원이 맡았다. 김윤 의원이 정책위원이며 자문위원은 전현희·이언주 의원, 위원으로 남인순·백혜련·서영석·이수진·박희승·서미화·문정복·고민정·차지호 의원과 민주당 정책위원회 강청희 부의장이 참여한다.
<코리아헬스로그 자매지 청년의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