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되면 일상생활 어려워…전문의 찾아 치료 받으면 좋아져

우리는 보통 ‘기분이 좋다’거나, ‘기분이 나쁘다’고 말한다. 기분에는 즐겁고 유쾌한 기분은 물론 우울하고 슬픈 기분과 짜증스럽거나 불쾌한 기분을 포함한다. 한편 우울한 기분이 들거나 우울감을 자주 느낀다면 ‘우울증’일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우울증은 단순히 우울한 기분이 드는 것과는 다르다. 일상에서 우울증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우울증은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에서 방치하지 말고, 제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심하면 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우울증 환자 최근 4년 32.8% 늘어

우울증 환자는 매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8년 75만 3,011명에서 2022년에는 100만 32명으로 최근 4년 32.8% 늘었다. 한편 작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발표 자료에서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4.1명이었다. 이는 OECD 평균 자살률 11.1명에 2배를 넘는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를 보면, 우울증은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 가운데 4번째 많은 원인이다. 인구 10~15%가 일생에 한 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지만, 우울증은 여전히 개인적인 ‘나약함’으로 치부하거나 혼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방치되기 일쑤다. 우울증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병을 점점 키우는 경우도 많다. 우울증은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치료하면 호전될 수 있고, 정상 생활 회복이 가능하다.

유전‧심리‧환경 등 우울증 유발 원인 다양

우울증이 생기는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다른 정신질환과 마찬가지로 생화학적, 유전‧심리‧환경적 요인 등이 우울증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다.

생화학적 요인은 뇌 안에 있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 이상, 생체리듬 변화 등과 관련이 있다. 유전질환은 아니지만 우울증이 있는 부모나 형제‧친척이 있다면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은 커진다.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한 명이 우울증이면 다른 한 명도 일생 동안 우울증이 걸릴 확률이 7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존감이 낮거나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비관적인 사고를 가졌으면 일반 사람들보다 우울증을 경험할 위험은 더 커진다. 살아가면서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이 우울증을 일으키는 환경 요인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심각한 경제적 타격과 스트레스 등이다.

약물‧정신치료 병행하면 일상 정신건강 회복

우울증 치료는 약물치료와 함께 정신치료 접근을 함께 하는 것이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치료에 사용하는 항우울제는 주로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 체계에 작용한다. 약물 투여 후 4~6주 정도 복용해야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증상이 좋아진 후 재발 방지를 위한 유지요법도 최소 6개월 권장된다.

정신치료 접근은 우울증을 일으키는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을 높여 현재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다. 우울증 치료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정신건강도 좋아져 치료 전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살게 되기도 한다.

또 전자기코일을 통해 국소적으로 자기장을 형성해 대뇌 특정 부위 뇌세포 활성도를 조절하는 ‘경두개 자기자극술’도 있다. 심한 우울증에는 뇌에 전류를 의도적으로 흘려 수십 초 가량 자극을 유발, 다양한 신경전달물질 변화가 일어나게 하는 ‘전기자극요법’도 사용해 볼 수 있다.

센텀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장준호 과장은 “우울증을 개인적인 나약함 때문으로 치부하거나 혼자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방치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병을 점점 키우는 경우도 많다”며 “우울증은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치료하면 얼마든지 호전될 수 있고 정상적인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미국정신의학회 우울증 진단 기준(5개 이상, 2주 이상 지속)

• 하루 중 대부분 지속하는 우울한 기분

• 하루 중 대부분과 일상 대부분 일에서 흥미나 즐거움이 떨어짐

• 체중 감소 또는 증가(1개월 동안 5% 이상 체중 변화)

• 거의 매일 나타나는 식욕 감소나 증가

• 불면 또는 과다 수면

• 정신운동 초조나 지연

• 피로나 활력 상실

• 무가치감 또는 부적절한 죄책감

• 사고력이나 집중력 감소 또는 우유부단함

• 반복적인 자살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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