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화 교수, '재발 고위험 조기 유방암'서 보조치료 의미 조명
조기 유방암 환자라도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는 초기 치료가 아주 중요하다. 그때가 '신의 영역'이 아닌 '인간의 영역'에서 재발 고위험군 조기 유방암 환자가 완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까닭이다.
고대안암병원 종양내과 박경화 교수는 지난 16일 한국릴리 주최로 열린 ‘버제니오 미디어 세션’에서 재발 고위험군 조기 유방암 환자에게 수술 뒤 보조치료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하며 재발 고위험 환자들을 위한 수술 후 보조요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재발 고위험군 조기 유방암 환자는 유방암 수술에서 림프절 전이가 4곳 이상인 환자이거나, 림프절 전이가 1~3개이면서 종양 크기가 5cm 이상이거나 조직학적 등급이 3등급 이상인 환자를 말한다.
박경화 교수에 따르면, 재발 고위험군 조기 유방암 환자의 재발률은 조기 유방암 전체 환자군보다 높다. 실제 재발 고위험군 조기 유방암 환자의 재발률은 유방암 종류에 따라 20~40%에 달한다. 유방암 재발은 조기 유방암 환자를 죽기 전까지 치료해야 하는 현실로 내몬다.
박 교수는 “조기 유방암은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재발 고위험군 예후는 그렇지 않은 경우와 차이가 크다"며 "재발하면 거듭된 재발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고 생존율은 낮아지기 때문에 '수술 후 보조요법'이 완치를 목표로 적극적 치료를 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라고 짚었다.
하지만 국내 재발 고위험군 조기 유방암 환자의 치료현실은 밝지 않다. 미국, 유럽 등 유수 암치료 가이드라인에서 재발 고위험군 조기 유방암에서의 보조치료 가치를 인정하면서 글로벌 각국에서 이에 대한 약제들에 급여를 인정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호르몬수용체양성(HR+)·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음성(HER2-) 유방암 재발 고위험군 환자에게 내분비요법과 병용했을 때 재발·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약제로 확인된 첫 CDK4&6억제제 '버제니오(성분명 아베마시클립)'도 아직 국내에선 급여권 밖에 있다.
이미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글로벌 40개국 이상에서는 조기 유방암 환자에게 버제니오에 급여가 적용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아직 비급여권에 있어서 경제력이 여의치 않은 재발 고위험군 조기 유방암 환자는 치료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치료를 포기하는 상황이다.
박경화 교수는 “국내에서도 조기 유방암 고위험군 환자들이 버제니오 보조요법의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급여 적용이 조속히 확대돼 모든 환자들이 소득 수준에 따라 차별받는 게 아닌 동등한 치료 기회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릴리 항암사업부 권미라 전무는 국내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들에게 버제니오의 혜택이 닿을 수 있게 급여 평가에 임하고 있다며 "환자 개개인의 치료 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