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암 수술 뒤 재발 방지 효과 입증한 약제도 첫 등판

신장암에서 요즘 핫한 최신치료법 2가지가 있다. 바로 폰히펠린다우증후군(Von Hippel-Lindau syndrome, VHL증후군)이라는 유전성암을 치료하는 약제인 '웰리렉(성분명 벨주티판)'이 신장암에서 효과를 입증했다는 것과, 신장암 수술 후 재발 방지 억제 '보조요법'으로 모든 약제들이 실패한 가운데 처음으로 치료 효과를 입증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국내 등판했다는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김인호 교수는 대한종양내과학회 유튜브 채널 'KSMO TV_그암이 알고 싶다'에서 "옛날에 신장암은 치료가 별로 없었는데, 면역항암제가 나오면서 거의 10년 동안 치료 트렌드가 굉장이 많이 바뀌었다"며 "신장암 수술 뒤 재발하지 말라고 항암치료를 안 했었는데 최근 수술하고 (키트루다로) 항암치료를 하는 환자가 있다. 또 최근 신장암에서 굉장히 화제가 되고 있는 치료법이 '웰리렉'"이라고 짚었다.  

신장암에서 요즘 핫한 최신치료법 2가지가 있다. 바로 폰히펠린다우증후군(VHL증후군)이라는 유전성암을 치료하는 약제인 '웰리렉'이 신장암에서 효과를 입증했다는 것과, 신장암 수술 후 재발 방지 억제 '보조요법'으로 모든 약제들이 실패한 가운데 처음으로 치료 효과를 입증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국내 등판했다는 것이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신장암에서 요즘 핫한 최신치료법 2가지가 있다. 바로 폰히펠린다우증후군(VHL증후군)이라는 유전성암을 치료하는 약제인 '웰리렉'이 신장암에서 효과를 입증했다는 것과, 신장암 수술 후 재발 방지 억제 '보조요법'으로 모든 약제들이 실패한 가운데 처음으로 치료 효과를 입증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국내 등판했다는 것이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신장암 수술 뒤 재발 예방요법 약제로 첫 효과 입증한 '키트루다'

신장암에서 요즘 가장 큰 변화는 신장암 수술 뒤 재발 예방을 위한 보조요법 약제로 효과를 입증한 약제가 처음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창곤 교수는 "예전에도 수술하고 나서 신장암 재발 방지를 위해 다양한 약제들에 대해 임상연구들이 진행됐는데, 모든 연구들이 다 실패했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딱 한 가지 약제가 임상연구에서 질병 재발도 줄이고 전체 생존도 늘리는 것이 입증됐는데, 바로 그 약제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라며 키트루다를 1년 동안 3주 주기로 17번 투약하는 연구인 'KEYNOTE-564 연구'로 그 효과를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키트루다의 효과가 입증된 신장암 환자 그룹은 재발 위험도가 높은 환자로 분류되는 고위험군이었다. 성빈센트병원 종양내과 김현호 교수는 "모든 신장암 수술 환자가 포함됐던 연구는 아니다. 그 중에서도 재발 위험도가 조금 높고 병리학적 특성이 좀 좋지 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다"며 이같은 신장암 재발 고위험군에서 효과를 입증한 점에서 키트루다의 의미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키트루다는 신장암에서 수술로 병변을 '완전 절제'한 환자에게 3주 주기로 총 17번 투약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허가됐다. 김창곤 교수는 "신장암은 아주 특수하게 전이돼 있는 환자들도 병변에 대해 수술적 치료를 진행하기도 하는데, 전이 병변에 대해 완전 절제가 이뤄진 환자들이 대상"이라며 "이 연구가 전이 병변에 대해 완전 절제 뒤 재발 방지 목적으로 투약할 수 있다는 게 다른 종양과 다른 특수한 점"이라고 짚었다. 

그렇다면 신장암 수술 후 키트루다를 썼을 때의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5년 무질병 생존율은 키트루다 투여군 60.9%, 위약 투여군 52.2%로 키트루다군의 질병 발생·사망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인호 교수는 "키트루다를 1년간 투약한 사람과 투약을 안 한 사람을 비교한 연구에서 키트루다를 썼을 때 더 오래 산다는 것이 이번에 보고가 됐다"며 키트루다를 수술 후 재발하지 말라고 하는 '신장암 예방주사' 같은 치료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키트루다는 흔히 알려진 세포독성항암제의 부작용만큼 환자를 힘겹게 하지 않는다. 김현호 교수는 "신장암 환자들이 키트루다로 대부분 부작용 없이 잘 치료를 받는 편인 것 같다"면서도 "키트루다의 부작용이 조금 치명적일 때가 있는데, 폐, 심장 같은 주요 장기에 염증을 일으키면서 그 기능의 변화가 초래되는 것이다. 이런 부분들을 잘 모니터링하기 위해 항암치료를 할 때마다 검사도 한다"고 말했다.  

VHL증후군 신약 '웰리렉', 신장암 3차 치료제로 미국서 허가 

신장암에서 또 다른 핫한 약제는 '웰리렉'이다. 웰리렉은 VHL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뇌·척수·눈·신장·췌장·부신·간·폐 등 인체 여러 장기에 악성·양성 종양이 동시 다발적으로 생길 수 있는 '유전성희귀질환' 폰히펠린다우증후군의 약제로 지난 2023년 5월 국내 허가됐다. 그런데 미국에서 이 약은 신장암 치료제로도 허가된 상황이다. 면역항암제·혈관형성억제제를 투약받은 적이 있는 신장암 환자에서 병이 진행할 경우 3차 치료 이상 약제로 허가된 것이다.  

김현호 교수는 "신장암이 발생하는 이유에 VHL 유전자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유전자가 종양의 발생을 막는데, 그 유전자의 기능이 없어지는 게 신장암 발생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또 VHL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신장암만 생기는 게 아니다. 신장암은 혈관이 풍부한 종양이다. 혈관이 많이 생성되는 종양들이 몸 곳곳에 생길 수 있다. 망막에도 생길 수 있고, 뇌, 척수 등의 중추신경계도 생길 수 있는 등 여러 곳에 암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VHL 유전자의 문제로 발생하는 VHL증후군은 가족력이 있거나 몸 속에 혈관과 관련된 종양이 여러 개 있을 때 의심할 수 있고, VHL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를 확인하는 유전자검사로 확진한다. VHL 유전자에 문제가 생기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김창곤 교수는 "VHL 유전자는 비유하면 '안전벨트'인데, 안전벨트가 끊어져 버리면 말썽이 생기는 물질이 있다. 바로 저산소증 유도인자라는 단백질의 활성도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저산소증 유도인자(hypoxia-inducible factor, HIF)는 세포에 대한 산소 공급이 부족 상태에 빠진 경우에 유도되는 단백질이다. 김창곤 교수는 "저산소증 유도인자의 활성도가 높아지면 신장암이 발생하고, VHL증후군 환자들에게 망막종양이나 중추신경계종양 등도 발생하게 된다"며 "특히 HIF2알파는 신장암 발생에 매우 핵심적인 물질이고, 이에 대한 표적치료제가 '웰리렉'"이라고 설명했다.

웰리렉은 VHL증후군 환자 이외에 신장암 환자 대상의 연구에서도 효과를 입증했다. 김현호 교수는 "신장암 환자 수 백 명을 대상으로 연구했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약제에 비해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시키는 효과를 보였다"며 "사실 미국에서는 신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허가된 상태이다. 국내에서는 'VHL 유전자에 이상이 있다'라고 진단된 환자들에게 신장암이 있다면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VHL증후군 문제 병변의 하나로 신장암이 생긴 환자도 현재는 웰리렉을 쓰기 쉽지 않다. 현재 웰리렉이 건강보험 비급여 약제인 데다 워낙 약값이 비싼 까닭이다. 그렇다면 웰리렉의 약값은 어느 정도일까? 한 달 약값이 2,261만원으로, 서민들이 꾸준한 치료를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이다. 김창곤 교수는 "약제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권유를 했는데, 치료를 못하는 환자들이 실상 많은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현실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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