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순 의원·신장학회, 복막투석 환자·의료진 대상 공동 설문조사
환자·의료진 복막투석 만족도↑…현 수가론 58% 적자
“재택 복막투석 활성화 위해 인력·수가 지원 필요”

재택 복막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 10명 중 8명은 혈액투석 대비 삶의 질이 좋아졌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 복막투석으로 생활의 편의성 등이 늘어나면서 환자들이 주당 평균 20시간의 추가시간을 경제활동이나 여가생활, 돌봄·부양 등에 활용하고 있었다. 이에 복막투석 재택치료 시범사업을 본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과 대한신장학회는 지난 9월 3일부터 13일까지 복막투석을 시행하고 있는 전국 98개 기관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복막투석 재택관리 시범사업의 실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이번 설문에는 환자 452명, 의사 112명, 간호사 99명이 응답했다.

환자 76% ‘삶의 질 개선’…99% ‘다른 환자에 권유'

우선 혈액투석과 비교했을 때 응답자의 76%가 삶의 질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복막투석으로 인해 삶의 질이 나빠졌다고 응답한 경우는 단 한명도 없었다.

재택 복막투석의 장점으로는 ▲생활, 시간의 편의성이 52%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이 ▲경제(학업)활동 병행 가능(27%) ▲병원 방문 횟수 감소(17%) ▲본인의 돌봄·부양 병행 가능(2%) 등의 순이었다. 이외에 ‘집이라는 편한 공간에서 휴식과 더불어 치료함으로써 심리적 안정이 된다’, ‘음식을 섭취하는데 제한을 많이 받지 않는다’는 답변도 있었다.

반면 복막투석의 어려움으로는 ▲감염 우려(46%)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응급상황 대처(26%) ▲도관관리(10%) ▲경제적 부담(10%) ▲기타(8%) 등의 순이었다.

재택 복막투석을 시작하면서 경제활동이나 학업에 영향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어려워졌다’는 응답은 5%에 불과한 반면 전혀 영향이 없거나(17%), 있지만 유지가 가능하다(78%)는 답변이 95%에 달했다. 특히 이들은 복막투석을 선택함으로써 주 20시간의 추가시간이 생겼으며, 확보한 시간은 45%가 경제활동, 23%가 개인 취미활동(여행 및 외출), 16%가 돌봄·부양, 14%가 가족과의 시간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복막투석이 불가능할 경우 경제활동이나 학업 유지에 월 최대 100시간 정도 지장을 받을 것 같다고 답변한 사람이 34%로 가장 많았다. 최대 200시간 정도가 33%였으며, 200시간 이상도 18%에 달했다.

복막투석을 다른 환자에게 권유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99%가 권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환자들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9년부터 시행해오고 있는 복막투석 재택관리 시범사업에 대해 95%가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가장 만족했던 것은 무엇인지 물은 질문에 ▲간호사와의 소통이 용이했다(77%)가 제일 많이 꼽혔다.

의료진 “환자 치료 효과↑…인력·수가 보완 시급”

의료진 역시 시범사업의 효과를 높게 평가했다. 대다수의 의사들은 복막투석 시범사업이 ‘치료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다’(89%)고 응답했으며 ‘시범사업 참여 이후 복막투석 환자의 삶의 질, 만족도, 치료 지속 의지가 향상됐다’(86%)고 생각했다.

간호사들도 ‘시범사업이 치료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다’(76%)고 답변했으며, ‘시범사업 참여 후 복막투석 환자의 삶의 질, 만족도, 치료 지속의지가 향상되었다고 체감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78%가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구조적 한계가 지적됐다. 현재의 시범사업 수가 수준으로는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시범사업 수가는 복막투석실(센터) 운영에 재정적으로 어떤지’ 물음에 응답자의 58%가 적자라고 답했으며, 현 수가 체계로는 ‘복막투석 환자 수 유지가 어렵다’(56%)고 경고했다.

이에 응답 의사의 76%는 복막투석 환자 수 증가를 위해 월 40만~160만 원 수준의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재택 복막투석, 본사업 전환 요구 압도적

환자 97%, 의사 92%, 간호사 78%가 ‘시범사업을 본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환자들에서 ‘본사업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무려 97%에 달했으며, 94%가 ‘본사업으로 전환된다면 지속 참여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국내 복막투석 치료환경이 위축된다면, 걱정되는 부분은 무엇인지’ 질문에는 ‘복막투석이 어려워 혈액투석으로 전환해야 하는 점’(77%)을 가장 우려했다.

다만 환자들은 본사업 전환 시 반드시 필요한 개선 과제로 ▲의료진과의 소통 확대(58%) ▲원격 관리 강화(43%)를 꼽았다.

간호사들은 복막투석 시범사업을 ‘본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78%), 복막투석 활성화를 위해 ‘인력·수가 지원이 필요하다’(61%)고 답했다. 특히 본사업 전환 시 반드시 개선돼야 할 주제로 ▲전담 간호사 인력 확충(71%) ▲교육·상담 수가 현실화(72%)를 꼽았다.

재택 복막투석 관리에서 간호사 지원 체계가 부족하다고 응답했으며(69%), 주된 요인은 전담 인력 부족이라고 지적했다(87%).

의사의 경우 92%가 현재의 시범사업을 ‘국가 정책으로 본사업 전환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본사업으로 전환되더라도 ‘수가·인프라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37%에 달했다.

올해 12월 재택 복막투석 시범사업 종료를 앞두고 복지부가 본사업 전환과 함께 인력·수가 개선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귀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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