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OS가 알려주는 비뇨기암의 모든 것]
부산백병원 비뇨의학과 이찬호 교수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전립선암, 신장암, 방광암 등 비뇨기계 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비뇨기계 종양의 경우 로봇수술 도입 이후 수술 성적이 좋은데다 양성자 및 중입자 치료기의 등장으로 그 어느 때보다 치료환경이 좋은 편이다. 더욱이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등 효과 좋은 항암제들이 나오고 있어 진행성 비뇨기종양의 경우에도 좋은 치료 성적을 기대할만 하다. 이에 코리아헬스로그는 대한비뇨기종양학회와 <KUOS가 알려주는 비뇨기암의 모든 것>이라는 연재를 통해 전립선암, 신장암, 방광암 등에 대한 환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줄 예정이다.
전이신장암(metastatic renal cell carcinoma)은 신장을 넘어 다른 장기로 퍼진 상태로, 예후가 불량한 질환으로 오랫동안 인식돼 왔다. 하지만 지난 십여 년간 표적치료와 면역항암치료의 발전으로 환자의 생존율이 크게 개선되고 있으며, 특히 전이 부위와 치료 접근법에 따라 예후가 현저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전이 부위별 생존율의 차이
전이신장암의 예후는 전이가 발생한 부위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폐 전이는 신장암의 전이가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부분으로 타 장기 전이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예후를 보이는 반면, 골 전이나 간 전이는 불량한 예후와 연관된다. 뇌 전이의 경우 과거에는 매우 제한적인 치료 옵션으로 예후가 극히 불량했으나 최근 방사선 수술(radiosurgery)과 새로운 전신 치료법의 도입으로 상당한 개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소수 전이 병변(oligometastatic lesions)의 경우 전이 부위에 대한 적극적인 국소 치료와 전신 항암 치료의 조합으로 장기 생존이 가능한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전이 부위와 개수, 환자의 전반적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화 된 접근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맞춤치료의 핵심 전략
절제 가능 병변의 수술적 절제
전이 병변이 완전히 절제 가능한 경우 수술적 절제는 여전히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특히 폐나 간의 단일 또는 소수 전이 병변에서 전이 병변의 완전 절제술은 장기 무병 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다. 원발 신장 종양의 근치적 신절제술(radical nephrectomy)과 함께 전이 병변의 완전 절제가 가능한 경우 5년 생존율이 현저히 향상된다.
절제 불가능한 소수 전이 병변의 적극적 방사선 치료
수술적 절제가 어려운 소수 전이 병변에 대해서는 정위방사선치료(stereotactic body radiation therapy, SBRT)나 방사선 수술이 효과적이다. 이러한 고정밀 방사선 치료는 주변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종양에 고선량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수 있어 국소 제어율을 높이고 전신 항암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표적치료와 면역항암치료의 상승효과
현재 전이신장암 치료의 1차 표준 요법은 면역관문억제제와 표적치료제의 병용이다. 니볼루맙과 이필리무맙의 병용, 또는 니볼루맙과 카보잔티닙의 병용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병용요법은 단일 치료에 비해 현저히 향상된 무진행생존기간과 전체생존기간을 보여줬으며, 특히 중등도 및 고위험군 환자에서 더욱 뚜렷한 효과를 나타낸다.
각 치료법의 상승효과는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 활성화와 혈관 신생 억제에 동시에 작용하면서 종양 미세환경을 변화시키고, 치료 저항성을 극복하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기전적 이해를 바탕으로 환자 개개인의 종양 특성과 해당 특성에 더욱 효과를 보이는 약제를 선택하면서 개별화된 치료가 가능해 졌다.
환자 맞춤형 접근의 중요성
전이신장암의 효과적 치료를 위해서는 비뇨의학과, 종양내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들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수술의 적응증 결정, 방사선 치료의 타이밍, 전신 치료의 선택과 순서 등은 각 분야 전문가들의 통합적 판단이 필요하다. 정기적인 평가를 통해 치료 반응을 모니터링하고 치료 전략을 조정하는 것이 환자 예후 개선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전망과 시사점
전이신장암 치료는 이제 '일률적 치료'에서 '개인화된 전략'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됐다. 환자의 전반적 상태, 전이 부위와 개수, 종양의 분자생물학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치료가 표준이 되고 있다.
임상 현장에서는 전이신장암 환자를 접할 때 단순히 '말기 암'으로 인식하기보다는 환자 맞춤형 접근을 통해 환자에게 최적화된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전이신장암 환자들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찬호 교수는 부산대병원에서 전공의, 전임의, 진료교수 수련을 받고 현재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비뇨의학과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비뇨기종양 가운데 신장암, 전립선암, 요로상피암을 주로 다루며, 전이성 및 진행성 비뇨기종양 항암치료는 물론 로봇 및 복강경수술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현재 대한비뇨기종양학회 홍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